#왜 때문에 측면이죠?
한 살 터울인 언니가 결혼을 한 이후로 부모님이 자꾸 아련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문제는 각도. 왜 늘 측면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거지? 기분 탓일 거다.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차라리 말을 하라고!
#그냥 측면에서 부탁해요
엄마랑 저녁에 영상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은경아, 그래도 무슨 계획이 있긴 한 거지?”라며 입을 떼었다. 할 말이 있으면 언젠가 정면에서 하지 않을까, 올 테면 와보셔라 커몬! 하고 내심 기다렸는데 막상 이 말을 들으니 그냥 측면 시선이 훨씬 나았다. 앞으로는 시선 처리로 좀 부탁드립니다.
#엄마 아빠도 결국 커플이었다
2n년 모태솔로였던 내 후배는 너무 외로운 나머지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는 솔로 아니어서 좋겠다.”
어머님도 울고, 후배도 울고,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도 모두 울었다. 엄마 아빠도 결국 커플이었어.
#혼자를 포기할 수 없죠
“작가님은 결혼 안 하세요?”
“네.”
“여자 친구분하고 오래 사귀셨잖아요?”
“그래도 혼자를 포기할 수는 없죠.”
크으. 이 사람 좀 멋있어. 혼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사람.
#내 안목을 믿지 마라
정리 정돈 전문가 도미니크 로로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을 끼고 살면서 그 물건을 산 죄인으로 살지 말라고. 아니다 싶으면 그냥 버리라고. 지금 우리 집이 마음에 안 드는 물건 투성이인 것을 봤을 때 내 눈깔은 믿으면 안 된다. 사람 함부로 집에 들이는 거 아냐.
#사랑은 복잡한 것
조카를 보면 결혼이 하고 싶다가도, 하루 정도 지나면 얼른 집에 가고 싶다. 사랑은 이토록 복잡 미묘한 것. 사랑이 낳은 사랑은 더더더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