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았습니다

by 오혜원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우리는 늘 시끄러웠어
끝까지 서로를 탓하면서도
단 한 번이라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어

우리는 늘 어려웠어
같이 앉아 밥 한 번 먹는 것보다
차라리 혼자 고독을 즐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었어

그냥
우리는 서로에게 탓만 됐거든
전부 중 일부가 사라져도 꽤 괜찮았거든
외롭긴 했어도 견딜만했거든


우리는 늘 서로에게 상처만 줬다. 인간은 원래부터 다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던 한 생명체이기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건 어렵다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 보다. 삶을 살다 틈이 날 때쯤 주위를 둘러보면 항상 안타까웠다. 왜 저렇게 서로를 갉아먹지 못해서 안달인지, 가만두지 못해서 안달인지. 이해하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대로 두는 편이 더 편할 텐데. 우린 오순도순 모여 밥 한 번 제대로 먹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어쩌다 정말 운 좋은 날엔 같이 밥만 먹기도 했던 것 같다. 그게 끝이다. 우리의 끝은 흩어지는 것이었지만 그건 그거 나름대로 꽤 괜찮았다. 마무리는 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으니까, 서로가 함께 있을 때보단 나았으니까, 공허한 공간이 조금은 외로웠어도 견딜만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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