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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Oct 12. 2017

아이를 키우는 세상의 부모들에게 vol.4

청년경찰

4. 청년경찰


김주한 감독의 영화 ‘청년경찰 (Midnight Runners, 2017)’은 경찰대학을 다니는 동기 두 명이 휴가를 나왔다가 우연히 목격한 여고생 납치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영화속에서 강하늘과 박서준은 20세 청춘소년들을 리얼하게 연기한다. 그들은 말의 어두마다 ‘존나’와 ‘식빵’을 섞어 쓰며, 시간이 나면 피씨방으로 ‘오버워치’ 게임을 하러 가고, 어디를 가면 이쁜 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은 중고등을 넘은 아들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말과 욕의 구분이 없다. 그냥 쓴다. 꼭 나쁜 아이라서 욕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엄마는 오만 원짜리 화폐에 앉아계셔야겠다.

남자들은 기분이 좋을수록 욕을 많이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욕은 모두 학교와 학원에서 배운다. 동네 나쁜 형들이 으슥한 공터에서 담배 심부름을 시키면서 욕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났다.

아이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욕도 배우고 담배도 배우고 술도 배운다. 공부 못하는 아이라고 해서 술 담배를 먼저 배우지도 않는다. 내 아들이 이런 짓을 하다니, 하늘이 무너지고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나 세상이 끝날 것 같은 기분도 20세가 되면 끝이다. 아들은 아들의 길로 간다.


군대는 드럽게 가기 싫어하는 놈이 피시방만 가면 총을 쏴대고 팀킬을 하고 니편내편 없이 마구 죽여 대는 것도 또 하나 남자의 특성이다.

남자들은 원시의 생물이었을 때부터 부족을 지키고 여자생물을 얻어 종족번식을 하기 위해서 늘 상대방과 싸워야 했다. 먹이를 얻기 위해서라면 자신보다 더 큰 야생동물도 죽여야 했다. 남자들의 유전자 속에는 이러한 전사의 피가 여전히 흐르고 있다.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를 가장 큰 라이벌로 느낀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타고 날 때부터 남자는 혼자인 것이다. 혼자 세상과 싸우는 고독한 승부사. 그렇게 오늘도 수많은 승부사들은 피시방 화면과 싸우며 고독하게 세상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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