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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Oct 09. 2018

혼술족에게 추천하는 영화

박요나 권장영화 심야식당1


<혼자 술 마시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영화>
 
심야식당. 2015. 일본. 마츠오카 조지 감독.

코바야시 카오루(마스터), 오다기리 죠 주연
 
도쿄 신주쿠의 어느 뒷골목, 고된 하루를 보내고 몸과 마음이 허기에 지쳐 잠시 쉴 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늦은 밤에만 문을 여는 식당이 있다. 그곳의 마스터는 무뚝뚝하고 메뉴는 된장국 정식 하나밖에 없지만, 많은 단골들은 매일 그곳을 찾아와서 외로운 일상을 함께 나눈다. 사람들은 그 곳을 <심야식당>이라고 부른다.


영화 <심야식당>은 아베 야로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마쓰오카 조지 감독이 2009년 TBS의 드라마로 제작해 대히트를 한 작품을 다시 영화화했다.
드라마 <심야식당>을 이미 본 바 있는 국내 애청자들에게는 익숙한 요리인 ‘문어모양 비엔나볶음’, ‘달달한 계란말이’등에 맥주 한잔을 곁들여 마시며 이 식당의 단골들은 오늘 하루의 이야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훈기 도는 식당 안에 가득 풀어 놓는다.

고독한 미식가의 단골 식당
일본사림들이 좋아하는 달달한 계란말이


일본식 스파게티 요리인 ‘나폴리탄’을 함께 먹다가 사랑에 빠졌지만 남자보다 돈이 더 중요했던 여자는 철판의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사랑이 식어 떠나버리고, 너무 배가 고파서 밥 한 끼 값을 빚진 소녀가 허겁지겁 먹는 마밥은 소녀를 위해 뚝배기에 새 밥을 짓는 마스터의 따뜻한 마음을 잘 보여주면서, 소녀가 용기를 얻고 새 삶을 살아나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상처 받은 사람들이 함께 따뜻한 카레라이스를 먹으면서 서로에게 치유가 되어주는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와 닿는 심야식당은 영화 구석구석마다 일본 서민들의 삶의 모습과 배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장면에서 흘러가는 도쿄의 밤거리 풍경과 함께 나즈막히 노래하는 스즈키 츠나요시(鈴木常吉)의 ‘추억(思ひで)’ 역시 뭉클한 감명에 빠지게 하는 주제가이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도 자꾸 발걸음이 머뭇거려져 어디로든 마음 닿는 대로 가고 싶은 날에 익숙한 누군가가 말없이 나를 맞아 주는 낡은 문 안에 따뜻하고 그리운 냄새가 가득 배어 있는 곳을 찾는 사람에게 영화 <심야식당>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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