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이 외지인 남자에게 이름을 준다는 것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마사이족 공동체의 정당한 일원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땅을 받을 수 있으며, 소를 키울 수 있고, 권리를 보호 받을 수 있고, 마사이족 여자와 결혼할 수 있다.
빨리 친해지려는 목적으로 "저 마사이 이름도 받았어요!" 라고 했을 때, 놀란 표정으로 얼굴이 진지해 졌던 나이로비 관광버스 운전기사 아저씨의 얼굴이 여전히 생생하다. 공교롭게도 내가 마사이 이름을 받은 그 지역 출신이었던 운전기사 아저씨는, 마사이족의 이름은 아무에게나 그냥 주는것이 아니며, 이름을 준다는건 위와 같이 굉장히 진지하고 중요한 권리를 허락해 준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
아저씨가 이 얘기를 해주셨을 때 우린 KICC라는 나이로비 컨벤션 센터의 엄숙한 분위기의 로비에 서 있었고, 우리 위에는 케냐의 자랑인 세렝게티 물소떼의 대이동 사진이 거대하게 걸려있었다. 아저씨의 진지한 얼굴은 우리를 둘러싼 배경과 함께, 이 새롭게 시작된 케냐 사업이 운명 속에 예비된 것이라고 얘기해 주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