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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옥 Aug 13. 2023

사랑은 온전해지는 일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사랑이란 궁극적으로 우리가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이기적인 우리가 다음과 같은 놀라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사랑 속에 있을 때입니다. '나는 사랑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살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너를 살게 함으로써 나 역시 살 가치가 있게 되기 위해서.' 신이 있다면 그가 우리를 사랑하겠지만, 신이 없다면 우리가 서로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것. 이것이 인간의 연약함이자 위대함이라는 것. 그러므로 사랑에 관한 한, 언제나 이렇게 말할 수밖에요. 곁에 있어줄게, 우리가 온전해지기 위해서."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내가 만약 널 만나지 않아 가족이라는 걸 만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열심히 살지는 않았을 거야."


그 말을 들었을 때 쉽게 흘러버렸다. 아니, 가장으로서 책임과 노력은 당연한 몫이라 생각했다. 가정을 이뤘기에 일한다는 남편은 휴일을 반납하면서 열심이었다.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말했다. 남편에 비해 난 직장 생활이 힘들 때면 자주 투정을 부렸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말했다.


"그만둬도 돼. 내가 먹어 살릴 테니까. 집에서 쉬어."


남편의 대답은 위로였다. 덕분에 다시 출근할 힘을 얻곤 했다.




그와 함께 살면서 시시때때로 흔들렸던 나약함도 단단해졌고, 파도처럼 일렁이던 불안도 평온해졌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평온함의 밑바탕은 그가 함께 있다는 든든함이었다. 외부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안으로 집중할 수 있음도 남편 덕택이었다. 결여를 타박하지 않고 관심을 보내준 그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겼다. 자존감을 찾게 도움을 준 것도 응원 덕분이었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이 나를 치켜세워주었다. 용기를 얻어 희망을 품었고 목표가 생겼다.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제보다 조금 나은 내가 되었다. 결핍이 사랑으로 채워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직장에서 리더가 되었다. 가치 있는 삶에 목표를 두고 집중할 수 있는 힘도 생겼다. 사랑으로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말이 맞았다. 사랑은 삶을 잘 살기 위한 강력한 동력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남편은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주 말한다. 그가 행복하다고 말하고 나면 그를 위해서라도 더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일은 그런 것이다. 그를 위해서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사랑이다. 혼자라면 대강 먹을 밥상도 함께라 정성을 기울이는 게 사랑이다.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정성을 들여 성장하려는 욕망도 사랑이다. 같이 있음으로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도 사랑이다. 그를 위해 편안한 환경을 꾸며 주고 싶음도 사랑이다. 부족함에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려고 애쓰는 일도 사랑이다. 오래 함께 하기 위해 건강을 챙기는 일도 사랑이다. 그를 위해 가장 하기 싫었던 운동을 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홀로 있을 때가 아니라 함께 있을 때, 나는 더 온전해진다." 작가의 글처럼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 결여를 채우며 위로받고 온전해 가는 중이다. 그와 함께라 가능한 일이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노력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기고, 사랑하는 사람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자주 웃는다. 작가의 말처럼 "살기 위해 사랑한다"라는 말은 그래서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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