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김태리는 왜 이리도 어려 보이나
우리 동네 가장 통행량이 많은 도로 옆 인도에서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하는 한 사람이 있다. 코로나 시국에도 거의 매일 마스크를 쓰고 걷는 그는, 지나가는 거의 모든 차량을 고개를 돌려가며 호기심 있게 쳐다보곤 한다.
마스크 정책이 완화되고 그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봤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당연히 나보다 젊을 것이라고, 많아봤자 20대 중후반으로 보였던 그는 대략 40은 훨씬 넘은 나같은 중년의 아저씨였다.
얼굴을 다 보지 못한 탓도 있지만 그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에 나는 당연히 그가 젊은 사람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김태리는 삼십대 초반이라 한다. 하지만 그 연기를 보고 있자면 영락없는 고등학생 그 자체이다. 얼굴이 동안이라 그런 줄 알았건만 계속 보다 보니 표정과 몸짓이 솔직하고 매사에 호기심 많은 영락없는 십대 소녀다.
동안과 젊음을 동경하는 우리들은 그리고 나는, 얼굴보다는 내 표정, 몸짓, 그리고 마음가짐이 젊은 사람들의 그것과 비슷한지 한 번 스스로 고민 해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