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오늘 퇴사를 한다. 3년 전 코로나가 막 터지기 직전에 입사했던 한국인 동료 직원인데,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공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직 어리고 올라갈 곳이 더 많은 위치에 있기에, 올라갈 기회가 보이면 바로 잡아야 하는 게 당연한 건데..
한편으로는 조금만 더 버텨보면 이곳에서도 더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긴, 그 기회를 기대하면서 8년째 도굴 중인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후배들이 마음이 급해질 수도 있을 거 같다.
퇴사를 하게 되면 이메일이 온다. 본인들이 떠나기 전 가까운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돌린다. 아쉬움보다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는 그 편지를 읽다 보면 내가 대신 설레어진다.
나에게는 언제 그 순간이 찾아오려나..
퇴사의 쾌감을 느껴 본 지 오래다. 첫 퇴사는 12월 31일이었다. 새해를 새롭게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제대날 위병소를 나올 때만큼이나 기뻤던 그날, 밤새 친구들과 놀다가 다음날 새해 일출을 보러 떠났다.
물론 그때 그 쾌감은 일주일도 가지 않았고.. 무작정 버스에서 내렸던 나는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4개월이라는 시간을 방황했었다.
그때의 방황이 두려워서일까? 퇴사의 짜릿함을 다시 맛보고 싶다가도 움츠려진다.
월요일 아침 주간 실적 회의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퇴사가 또 마려워진다. 참고 참고 또 참다 보면 요실금보다 더 무서운 병이 생겨버린다.
하지만 난 그 병마와 오늘도 싸워야 한다.
아직 받아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