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생활 7년, 기록을 결심하다
2014년 4월 마지막 날 스위스에 왔으니, 2021년 12월인 지금 이곳 생활도 7년이 훌쩍 넘었다.
어쩌다보니 스위스인 청년과 연이 닿아 부부가 되었고, 한국인 특유의 동글납작한 머리 모양 때문에 '감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티격태격 즐겁게(?) 잘 살고 있다.
매일 쓰는 일기 외에도 스위스에서 사는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픈 생각은 항상 있었으나, 두려움과 게으름이 앞서 차일피일 미루곤 했다. 그런데 올해 초, 새 일기장을 사며 2022년이 되기 전에 꼭 온라인으로 글을 남겨보자는 결심이 서서 이렇게 첫 글을 쓴다.
오늘로 그 문을 열었으니, 이제 스위스와 스위스 사람들 이야기, 국제 커플로 사는 이야기 등을 깨알같이, 소소하게, 부지런히 적어보기로 한다.
흔히들 남는 건 '사진'이라 말하지만, 내겐 남는 건 '글'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같이 일기를 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곳 이야기를 글로 남기는 일도 진즉 시작했어야 했지만, 그동안 마땅한 플랫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괜찮은 도구라는 판단 하에 이제는 정말 글을 남긴다. 7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스위스와 스위스 사람들에 대해 이제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자신감도 힘을 보탰다.
먼 훗날, 여기 써놓은 글을 보면서 추억을 곱씹고, 그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다면 인생의 의미가 남다를 듯 하다.
혹시나 나의 글이 다른 분들께 읽히게 된다면, 스위스와 한국, 또는 다른 나라의 삶을 비교해보며 재미를 찾고, 하이디와 알프스 외엔 베일에 싸인 스위스라는 나라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게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스위스 연방공화국, 칸톤 취리히 빈터투어에 사는 한국인, 머리가 커서 슬픈(?) 감자,
내 삶의 궤적이 이곳에 오랫동안 새겨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