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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보면 사랑할수 밖에 없는 섬    "사량도"

산이 "작다고 무시하면 안돼"     




너무나 아름다워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사량도"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인  삼일절이였다. 근교 산만 다니다가 원정 산행에 재미를 들어서 여기저기 호기심이 많던 중, 주변  친목산악회분들로부터 "사량도" "사량도" 하며  여기저기 사람들이 언급하며 입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거기가 멋있어? 우리도 가보자! 쏠 메이트와 의기 투합하여 안내산악회에서 사량도 가는 곳을 찾아보았다. 이때는 안내산악회의 개념을 몰랐던 시절이었다. 먼 거리이고 조식까지 제공해서인지 가격도 꽤 비쌌다 예약하고 블로그들을 보며 미리 머릿속에 경로도 알아두고 그림엽서 같은 사진들을 보며 그곳으로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려왔다, 2주일이라는 기간이 그렇게 설레며 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무박이라는 일정으로 늦은 밤에 서울을 출발하여 5시간을 달려 새벽녘이 돼서야 경남 통영의 어둠 속 어느 부둣가에 밤새 달리던 버스가 멈추어 섰다. 모두들 내려서 2층 식당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여기가 어디야?통영의 해안가에서..

비몽사몽 간에 잠이 덜 깨서 여기가 어딘가 둘러보았는데 깜깜한 바다 외에는 보이지가 않았다. 식당으로 올라가니 이미 상차림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얼핏 봐도 80인분이 넘어 보이는데, 메뉴는 북어 맑은탕 전골이다.


그런데 우리는 버스 한 대였다, 버스 한 대는 기껏 해봐야 45인승인데 왜 이리 많치?, 하는데 이때 다른 산악회가 우루루 한 팀 더 들어오고 있었다, 연합이었던 거였구나. 배를 단독으로 운행하려면 최소 승선 인원이 돼야 하니 다른 산악회랑 연합으로 움직이는 것였었다. 식당이 200석은 족히 되는 규모였다. 초면인 사람들과 눈 인사만 하고 2열 횡대로 서로 마주 보고 밥을 먹었다. 처음에는 멋쩍었는데 담소도 나누며 금세  친근해졌다. 식사 시간이 길어봐야 40분인데 다 먹고 멀뚱하니 할게 없었는데 그 자리에서 자라고 한다 '응?, 여기서? 어이가 없었다' 새벽 첫배가 6시에 뜬다고 하니 그때까지 할 것 없으니 남은 두 시간반쯤을 잠이나 자두라고 하는 것이다. 졸린  상태로 산행 시 위험할 수 있으니까. 밥 방금 먹고 그 자리에서 80명이 넘는 인원이 모두 누워서 시체놀이를 하었다.


식당이라 쓰고 유스호스텔이라 읽는다!

때가 3월이니 춥다고 한켠에서는 석유난로인데 연통이 구불구불하게 되어 그 연통으로 화염이 방사되는 대형 난로가 웅웅 거리며 돌아가고 있어서 난 그 난로 앞에 자리 잡고 식당 주인이 내주는 이불까지 덮고 그렇게 2시간 남짓 선잠이 들었다. 난로 앞 명당 자리라 좋기는하였는데 단점은 잠자는 도중한쪽만 열기를 쬐니 뜨거워서 자주 뒤집어줘야 했지만 바깥 새벽 기온이 쌀쌀하여 명당자리를 뺏길 수 없었다. 추우니 사람들이 난로 근처로 이불 들고 슬그머니 모여들고 있었다. 이불은 한정되어 있어서 어떤 이는 방석으로 이불을 신하여 덮고 있었다.


잠 잘 자라고 식당 주인은 불도 꺼주고 깨끗하게 세탁해둔 이불, 베개도 꺼내 주고 식당이 졸지에 단체 유스호스텔이 되어 버렸다. 식당이 워낙 대형이라 단체손님 계약으로 운영되는 듯하였다. 그렇게 잠이 들락 말락 거리던 중 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식당의 형광등이 켜지며 기상이다, 버스 타고 삼천포항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깰꼄 식당 셀프 자판기에서 피를 한잔 뽑아 들고 바닷가 먼저 나가 었다. 찝지름한 바다내음이 후각을 자극했다.

 

가슴 설레는 섬 여행하러 이제 출발이다!

선착장에는 우리를 태우고 사량도로 들어갈 유람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배를 보자 설레었던 가슴이 쿵쾅쿵쾅 흥분된다. 커다란 차도선을 타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배가 작아서 배 타는 맛이 더 좋았다.






설레는 배를 타고 사량도를 향하여


선내에는 터미널  대합실처럼 앞을 보고 않는 좌석이 달려있었고 우린 자리 잡고 선장님 아내로 추정돼 보이는 중년 부인의 관광 안내 방송을 들었고 이어 산악회에서는 개념도를 나눠주며  산악회 대장님의 설명을 하는데 위험한 구간이 많다고 많은 겁을 주며 좀 많이 부풀려 주의를 주는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탈출구간이 두 곳인데 이곳을 몃시,몃시까지 통과 못하면 탈출하여야 배를 탈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우리는 둘이서 지도를 보며 속닥속닥 거렸다. 원래 종주코스가 옥녀봉 지나 하산인데 우린 직진하여서 고동산을 하나 더 오르기로 하였다 언제 여길 또 와보겠어 온 김에 뿌리를 뽑자 하는 생각이었다. 이 또한 모든 것은 배지 때문이었다 트랭글 배지 (지금 와서 이야기지만 트랭글 앱이 개발되어 사용 초기에는 산행지가 결정되면 배지가 몃개 있냐 산행지가 선정되는 기준의 척도로 될 만큼 중요하였다. 정상 70미터 인접 시 '따르릉' 하는 배지음 말에게 당근을  주는 것과 비슷하였고, 죽을 힘으로 헐떡거리고 올라갈 때 따르릉 리며 배지가 수신되면 그 소리는 그야말로 힘이 불끈 나는 박카스 같은 존재였)


선실에만 있으면 지루해서 돌아다녔는데 안개비 때문에 다시 선실로 들어갔다



설명을 듣고 40분쯤 지났을까...? 사량도 내지란 곳에 도착하였다.

하늘은 려서 시계가 멀지 않아서  보이지 않았고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강수량이 적어서 따로 우비나, 판초까지는 불필요하였, 물기가 스며들지 않은 발수 코팅된 재킷이나 고어텍스 재킷이면 충분하였다.


산행 출발이다!



우리는 내지에서 들머리로 지도상 서쪽에서 동쪽으로 능선 타고 지리산, 불모산, 가마봉, 연지봉, 옥녀봉으로 종주하고 '대항'이라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다시 섬을 나간다고 하였다.


산이 워낙 위험구간이 많아서 두 산악회 대장들이 서로  나눠서 한 사람은 선두에 서서 리딩을 맡고 한 사람은 후미를 맡고 서로 무전 주파수를 맞춰 대열 간격을 조절하며 이끌어갔다.


섬 산이 늘 그렇듯  고도가 해수면 시작이라 해발고도 제로부터 시작하고 큰 국립공원처럼 몃백미터에서 몃킬로씩 걸어들어가는 진입로가 없이 들머리에서 바로 위로 꺾어 올리는 급경사가 바로 시작되니 80명 줄 세워 올라가고 있었는데 우리는 산을 하나 더 타기로 하였으니 시간이 촉박하다. 대열 중간에서 시작했는데 길 폭이 조금 넓다 싶면 바로 바로 추월하여 선두 대장님을 까지 따라잡았다. 구간마다 아찔한 장소들이 있었고 평행대 지나가듯 팔을 벌리고 아슬아슬 지나가는 곳, 기어 오르는 곳, 밧줄 잡고 오르락내리락, 그나마 다행인 건 바위가 모두 주상절리 육각형 모양이로 뾰족한 계단식으로 홈이 있어서 잡고 오르 내리기가 수월하였다.

 

한참을 가다가가 중간그룹과 시간이 벌어지면 쉬다, 가다 하여 불모산이라는 곳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심장이 쫄깃함을 느꼈고 다리가 후들거리는걸 처음 겪였다. 삼각형 모양의 바위인데 바위 사이가 한 발짝 정도 홈이 생겨 그 사이로 몇 미터 아래 바닥이 보이는 곳으로 건너 기어오르는데 릿지화를 신고 있어서 어느 정도 바위는 접착력이 우월한데 여긴 바위에 경사각이 크고 거기에 비가 내려 미끄럽고 어디 홀드로 손을 잡을 곳이 없어서 앞으로 전진이 안돼 다시 뒤돌아 내려올라고 하는데 건너온 바위를 다시 되돌아 가기가 어려웠다, 우아~~ 나 어떻게 좀 잡아줘 봐!


움직이질 못하겠어 옴짝달싹 못하게 생겼다. 바위가 너무 미끌미끌해서 움직였다간 아래로 추락할 것 같은 느

낌이었다 바위에 웅크려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일단 배낭을 풀러서 건너편에 보내고 가까스로 그 아찔했던 구간을 내려와서, 원래 이리 올라가요? 하고 대장님께 물으니 간혹 이쪽으로 올라 가기는 하는데 비 온 날은 우회로가 있어서 돌아간다고. 미리 올라가기 전에 알려주시지...

안전한 게 상책이라고 그제서야 우회로로 돌아갔다.





왼쪽 돌출된 바위 옆으로 돌아오는 길이 있는데 꼭 저리 올라가는 사람 있기! 없기!


오른쪽 아래는 아무것도 안전장치가 없어서 그냥 아차 하면 가는거야!
이런 목책 난간은 일부만 설치되어 있었고 나머지는 안전시설물 없이 모두 자연 그대로 내츄럴하게 방치되어 위험한 구간이 꽤 많았다
모양은 계단! 방식은 사다리! ㅎㅎ
얼마나 그리웠던가 사량도 주봉인 지리망산  이곳에서 지리산이 보이고 지리산에서도 이곳이 보인다고 한다 날씨 맑은날만
현 위치 가마봉 가자~ 옥녀봉으로
한국의산하, 산림청은 100대 명산으로 지정했는데 블렉야크는 섬이라는 이유로 100대 명산 리스트에서 배제시킴
동백 꽃이 좀 다르게 생겼다?



 바닥에서 쪼그리고 않아서 값싼 싸구려 커피지만 어느 멋진 카페에서 고급진 블렌딩 커피보다 더 맛있었고 앞으로 펼쳐지는 대자연이 최고의 뷰 였다
옥녀봉 출렁다리 사량도의 명물이다 난 체중이 가벼워 그다지 출렁거리지 않던데 무거운 사람들이 여럿이 지나갈때는  다리가  마구 흔들렸다
발을 반보씩만 딛을수 있다 워낙 계단이 좁아서



여보 나 무서워~


계단을 내려가도 있었는데 앞서 가던 아주머니가 계단이 미글 미끌 거리니까 겁을 먹고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다 "저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왼쪽으로 잡고 서 계세요, 그 아주머니는 울상이었고 먼저 내려단 아저씨를 향해 외쳤다 "여보! 나 무서워서 못 내려가겠어" "그냥 난간 꼭 잡고 내려와" 아래서 아저씨는 보다 못해서 다시 올라가서 부인을 대리고 내려왔다.


우리는 옥녀봉을 지나 고봉산을 가기 위해 도로에서 들머리를 찾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결국 들머리를 못 찾고 선착장으로 가는 중에 고봉산  들머리를 발견했다. 그때는 출항시간을 30분 남겨둔 상태로 이미 포기상태여서 그냥 지나쳤다.


선착장으로 오니 많은 분들이 주민들이 파는 해산물 등을 모두 사 버린 상태라 값이 쌌다고 하는데 구경도 못했다

배를 타고 다시 삼천포항으로 오니 버스 타고 10여분 가더니 2층인지 3층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횟집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천명이 넘게 와도 수용 가능하다고 하는데, 산악회 일행들이 어디로 들어간지 못 찾아서

xxx산악회 어디로 갔어요? 하고 여쭤보니 저 끝 방이라고  그쪽으로 가보니 룸 하나에 수십 명씩 들어가는 곳이었다. 이제껏 식당을 통틀어 이렇게 큰 곳은 처음 본다. 상차림이 되어 있었고 회가 나오기 시작한다.


버스에서 회를 드실 분만 일인당 만오천 원씩 걷었는데 회 실컷 먹고 남을  정도였다.

다른 분들은 알콜이 들어가니 자리가 길어져서 나는 먹을 만큼 먹었기에 아래층이 수산물 어판장이라 좋아하는 멍게 좀 사러 내려가니 통영 멍게가 봄부터 5월까지가 제철이라 양도 많고 싱싱해서 배낭 D팩 안 에 내용물을 봉지에 옴겨담고 멍게를 D팩에 담아 서울까지 가저갔다. 멍 게살 때 물까지 같이 담아줘서 물 무게가 무거워 배낭이 한손으로 들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집으로 가저와 동생 내 식구들까지 모두 나눠먹었다.


그렇게 사량도의 추억을 남긴 체... 2년이 지난 지금 11월에 사량도 상도와 하도를 잇는 사량 대교가 5년 5개월 만에 완공되어 개통되었다고 한다.

하도는 칠현산인데 이곳도 상도 못지 않게 절경이라고 한다.

올 겨울이나 내년 초에 기회가 생기면 다시  찾아가봐야겠다









출렁 출렁 출렁대는 ~
이 광경을 보며 우리는 다짐했다. 날씨 좋을때 꼭 다시 오자 언젠가 그날이 다시 오겠지..


철 계단에 빗물로 많이 미끄러웠고 장갑은 물에 다 젖어서 찝찝했다
이 철계단 없었을때 불과 몃개월전에 밧줄 잡고 하강 했다고 한다 , 길이와 경사가  엄청나다
다리 흔들며  좋아하는 나, 바다라  태풍에도 견디고 몃,백명이 동시에 지나가도 하중을 견디게 설게 했다고

 


 

뒤에 지나온길이 한폭으로 보인다 출렁다리까지


일인당 만오천원씩 내고 회는 정말 실컷 먹었다. 일반 횟집들은 종잇장 처럼 얇게 떠서 접시가 까는데 이집은 그런 플레이팅 따위는 필요없이 숭덩숭덩 짤라서 수북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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