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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무는곳 흔들리는 억새물결

 전북 장수 장안산 1,237m

날짜: 2016년 6월 11일
날씨: 17~27도 (15시경 비 예보 7mm)
코스: 무룡고개(902m)~영취산1,075m(왕복)~무룡고개~장안산 1,237m~중봉~하봉~연주마을 9,24km 4시간
소개: 무룡고개는 해발고도가 높은 지점이라 다른산보다 훨씬 수월하다, 영취산을 30분이면 왕복으로 다녀오고 다시 내려와서 반대 방향으로 가면 장안산이다, 부드러운 육산으로 밧줄 하나 없는 편안한 오솔길이다. 정상부는 억새가 몇개 남아 있었지만 가을처럼 황금물결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계곡은 덕산계곡이 있다.




가문에 '종가'가 있듯 산에도 '종산'이 있다.
백두,한라,지리,설악,오대,덕유,치악, 그리고 장안산이 우리나라 8대 종산이라고 합니다. 
종산은 풍수지리학상 수맥과 산맥의 조화가 크게 이루어진 산을 말합니다.

7개 산을 다 가보아서 이제 백두산만 가면 그랜드슬램이 완성되는데 백두산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 백두산 북파코스는 산에 차로 정상까지 올라가기에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그냥 유원지로 생각된다. 덕유산 곤돌라 타고 가서 향적봉 정상석에서 폼 잡는 그런 의미 같아서 싫다, 나중에 가게 된다면 서파코스로 가고 싶다. 산꾼이라면~ 두 다리로 걸어서!

우측: 여자 대장님 포스가 다르다, 여자 대장님은 세 손가락에 꼽힐정도로 드믈었다. 거칠은 남자들을 통솔하려면 이날도 산행시간을 너무 많이 줘서 불만들이 많았다. ㅋㅋ


버스가 무룡고개 들머리까지 굽이굽이 올라가서 해발 902m에서 산행 시작~
지리산 성삼재처럼 주차장 해발고도가 엄청 높다.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서 팬티까지 풀세트로 옷한벌을 준비 해와서 버스에 두고 내렸다. 비를 만나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면 갈아입으려고, 혹시나? 몰라 배낭안에는 우산과 우의까지 준비하였다. 

금요일 저녁 기상청 예보에는 15시 전후부터 4,3mm 라고 하였지만, 토요일 당일 아침에 다시 확인하니 7,2mm 로 바뀌어 있었다. 하여튼 이노무 구라청 오락가락ㅋ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네, 산행지까지 오는 경로의 고속도로 소통상태는 매우 양호로 3시간 만에 전북 장수군에 도착하였다. 역시 올때 갈때 소요시간은 같은 통행량일때 기사님의 다년간 노하우로 결정된다.

내비게이션이 사람의 우회로까지 찾아주질 않는것 같다. 귀경시에도 전북에서 갔는데 7시 40분 서울도착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산행시간은 6시간 준다, 아무리 봐도 너무 긴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하산후 2시간이 남아버렸다... 빈둥빈둥 시간 때우기 어려웠다. 

날머리에 다른 산처럼 관광단지 등이 조성되어 있으면 뭐 볼거리 먹을거리라고 있겠지만 한적한 시골 국도변에
휑~ 하니 뭔 펜션 하나와 계곡 위쪽으로 식당 하나가 전부였었다.

시간 보내고 놀꺼리가 없다.

분명 주차장에 버스가 3대가 이미 와 있었지만 장안산에는 그다지 산객을 보지 못하였다, 아마도 육십령부터 무룡고개로 백두대간 마루금이 통과하는 구간이라 날머리에 미리 와 있는것 같았다. 


영취산을 올라갔다 다시 무룡고개로 내려가는데 대간 뛰는 아줌마들 훨훨 날아다니면서 급경사 내리막을 막 뛰어 내려간다. 저 사람들은 무릎 연골이 터미네이터인가? 배낭에는 백두대간 시그널을 주렁주렁 달고서...

영취산 올라가는 들머리 입구 매점이 있어서 간단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영취산 정상까지 약 400미터가량 되는데 울창한 숲으로 햇빛이 완벽 차단되었다. 기온이 높았는데도 엄청 시원하다. 

영취산으로 육십령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 "육십령" 이라는 단어가 심쿵~!했다. 
초보 때 육구종주 지지리 고생해서 몇 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기억은 머릿속에 한편의 동영상으로 영구저장되어 있다. 아주 생생하게
avi 포맷으로 ... 어려웠을 때 일은 기억에서 잊히지가 않는 것 같다.

영취산 올라가는 계단부터 느낌이 다른 산이랑 달랐다. 우거진 숲 속과 잡목들로 오지 산 같은 느낌?

영취산 정상의 널찍한 공터

'백두대간' 살짝 설레게 하는 단어다. 100명산이 끝나면 명산은 아닌데 유명한 '스테디셀러' 인 산행지들 섭렵한 다음에 대간을 해볼까 생각 중... 북진이 좋을지 남진이 좋을지는 주변에 대간에 맛 들여 발 빼지 못하고 중독된 꾼들이 득실거리니 설문 조사를 해봐야겠다. ㅎㅋ

영취산은 봄에 진달래 대단위 군락이라 언젠가 제대로 코스 걸으며 다시 와야겠다.

지도가 틀리다 계곡길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영취산 올라갔다 내려와서 다시 장안산으로 반대 방향으로 고~~

하늘의 구름이 수상하다, 검은색으로 변했다가 이내 다시 솜사탕 같은 흰색 뭉게구름으로 바뀌기도 하고 뭔지 평온해 보이지 않았다.

파란 선이 산악회에서 알려준 코스 , 나는 중봉에서 빨간 화살표 따라 진행


여기서 나는 오후에 비가 예보를 빗나가서 많은 강수량이 내릴 시 대안을 생각했다. 결론은 빨리 하산하자...!!
산악회에서 알려준 개념도는 중봉에서 우틀 해서 계곡 따라 연주 마을을 가는 방식이고 내 대안은 하봉으로 직진해서 능선 따라 연주 마을을 내려가면 거리상 시간상 훨씬 짧았다. 장안산은 해발고도가 높고 산이 커서 계곡물이 불어나면 피할 수 없다 계곡 물길을 몇 번 건너다녀야 한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왔으면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었을 거 같았다.


처음에 올라간 계단 이외는 계단이 없이 흙길 등로이고 경사도 또한 완만해서 이미 무룡고개가 해발고도가 높아서 오솔길 수준이었다.

길도 좋고, 공기도 좋고 오가는 산객도 없어서 힐링 그 자체이다. 깔딱 고개도 거의 없었다.

노랑 씀바귀  꽃말이 애처롭다. 비밀스런사랑, 순박함, 헌신

흰색 씀바귀

대부분 길은 이렇게 정겨운 낭만 길이다.

갑자기 숲이 열리더니 초원지대가 나타나면서 조망이 뻥! 트였다. 딱 좋은 장소에 데크전망대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밤에 별을 보고 싶은데... 주변에 광해가 될만한 시가지나 주거지역들이 안 보여서 별 관측하기로 딱이다 주변은 첩첩산중이었다.

느낌 좋다. 빵빵 터지는 조망

맞은편 백운산  정상부는 구름에 휩싸여있다. 
높이 차이가 41미터인데 장안산 정상에서 봐도 체감상 더 높아 보였다.

오른쪽 봉우리 철골구조물이 보이는 곳이 장안산 주봉

바람이 불어오는 전망대 풍경이 너무 좋아서 영상으로 담아서 남기고 싶다...

전망데크의 규모는 꽤 컸다. 족히 100명은 앉아서 밥 먹을 것 같다.


비가 언제 내릴지 모르기에 서둘렸다. 비가 오기 전에 정상에서 인증하고 밥까지 먹으면 소나기가 내리던 비가 내리던 상관없다.

꿀풀


억새
영남알프스 신불산 느낌이다. 무룡고개에서 금방이라 억새 군락지까지만 구경하고 내려가도 지나는 길에 좋을 것 같았다.

'백운산' 저곳도 가야할 100명산 리스트에 들어가는구나 ...

걸어온 길... 


빨리 지나가기 아까운 이쁜 오솔길이었다.

등로에 이름 모를 버섯 십중팔구는 독버섯이겠지?

이건 뭐지...? 약 10미터 간격으로 계속 꽂혀 있다.


등산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려나 보다. 이 좋은 길을 거의 다 계단으로 만들려고 하는군, 리본의 내용은 대부분 계단. 또는 야자수 매트 깔기 야자수 매트는 더 좋다, 흙이 유실되지도 않고 걷기도 좋아서, 하지만 경사로마다 계단을 설치하는 건 산을 더 망가트리는 건데...

지차체들이 예산이 남아돌아... 올해 국가부채는 1284조로 갈수록 늘어만 가는데 이런 불필요한 곳에 계단 공사한답시고 돋을 쏟아붓는구나... 그냥 야자 매트 깔고 줄만 몃 개 해놔도 이 정도 경사는 괜찮다고! 

아까 머물렀던 전망데크 조금 밖에 안 온듯한데 사진으로 보니 까마득하네

이건 또 뭐야 ㅎ 일인용 비박데크  딱! 일인용이었다 잘 하면 두동까지 된다.

어디선가? 내가 좋아하는 섬휘파람새 소리가 난다, 소리따라 계속 가다보니 머리 위에 나무인것 같은데 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고광나무

장안산 주봉이 보인다.

억새는 바람에 말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지리산 돼지령을 보는듯하였다. 첩첩산중으로 민가도 안 보이고 쭉쮹 트이는 풍광이 힐링의 순간이다.

이곳은 성삼재에서 노고단 대피소 바로 전 마지막 언덕 부분 올라가는 느낌

옆에 목에 수건 두르신 분 혼자 오셨는데 줄곧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동행했다.
지난 3일 연휴 내내 100명산 연달아 찍어셨다고 한다. 저는 토요일 하루 가고 일요일은 쉬어야 해요 ㅋㅋ 주말에 두탕뛰기 힘들더라구요.. 이분도 계곡 쪽으로 안 가고 비 쏟아지기 전에 하산하신다고 하였다. 내가 갈림길에서 산악회에서 알려준 방향이 아닌 곳으로 길 찾는 거 보더니 자기도 그 코스로 가고 싶다며 계속 따라오신다 부담되게 시리... 
뒤에서 쪼면 걸음이 급해지는데 사진도 마음껏 못 찍고..   ㅋㅋ 나는 미리 받아둔 트랙으로 지도를 보며 방향을 계속 알려드렸다.

아담한 데크에 의자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터지는 조망! 위치가 너무 좋다.

한 송이 쥐오줌풀이 그림을 만들어 준다...

뭐지? 갈림길을 상세하게 표시해놨다.


계단이 싫은 사람은 우회하라는 말인가? 난 그냥 올라간다 직진!

뭐야? 이 윙윙 소리는? 왕파리들이 어마어마하다 사진에도 담겼다. 땀닦던 수건으로 휘이~ 훠이 휘저으며 올라갔다.
정상에 너른 공터에서 산객들이 음식물 먹고 여기저기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서 이 부분만 파리들이 들끓고 있었다. 음식물 잔해가 흙 위에도 보였다. 

헬리포트 겸 장안산 주봉 정상석

100대 명산 49번째~

이 뭉클한 문구는 뭐야.. ㅎㄷㄷ 100km 행군!!

뭘 감시하는 거지? ㅎ
연주마을 하산길은 철탑과 이정표 사잇길로 내려간다~

한참을 가는데 기어코 하늘이 시커멓게 급변하더니 와다다다 소리가 들린다. 희한한 건 소리는 분명 소나기 퍼 붇는데?
옷은 안 젖는다. 하늘을 나뭇잎들이 덮고 있어서 배낭 레인커버 씌울 필요도 없다. 그냥 가다 보니 또 그쳤다.
그쳤다 개였다. 반복하는데 옷은 안 젖어서 비가 많이 쏟아지기 전에 점심을 먹을 자리를 찾아야겠다.

정상을 지나서 한참을 밥자리를 찾으며 내려갔다. 지나가는 동선에 겹치지 않은 장소 가다 보니 바위가 그런곳이 한군데 딱 있었다.
언제 비가 쏟아질줄 몰라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짐 다 챙겼다. 비야! 이제 올 테면 와라 난 밥 다 먹었다. ㅎㅎ

밥먹는 내내 새소리들이 합창으로 울어댄다. 새벽녘도 아닌데 한낮에 이렇게 새소리가 끊임없다니..
그만큼 동물들 서식이 많이 하는거 같다. 

장안산은 걷는 내내 새소리는 끊임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섬휘파람새도 계속 들려왔다.

볼륨을 키우고 눈을 감고 들어보세요 힐링의 명상으로 빠져듭니다....레드썬.!

날머리가 보인다. 나는 마지막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날머리에 화장실 하나 있고 한적한 시골 국도변이었다. 200미터 정도 우측으로 도로 따라가니 연주 마을 주차장이 보인다. 버스도 2대가 서 있었다.

풀숲에서 한가로이 풀 뜯고 있는 양 나를 보더니 갑자기 얼음 땡! 하고 씹던 풀잎은 입에 물고 ㅋㅋ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근처 펜션에서 만들어둔 원두막 같다. 운치 작렬이다

후미가 오기까지 선두는 남은 시간 뭐 있나 발 담그기 이지 뭐.... ㅋ 날도 더운데

발도 하도 오래 담궈서 띵띵 불겠어서 물기 닦고 신발 신고 슬슬 계곡 상류쪽 방향으로 뭐가 있나 산책을 하던중 위쪽에서 내려오시던 여성 한분이 어머~ 오랫만이네요 하며 알아봐주신다.ㅋ 유명인사 났네
1년전에 지리산 서북능선 성삼재 에서 바래봉 갔었을때 옆자리에 타셨던 분이 1년만에 반갑게 인사를 하시는것이다.

참.. 세상은 넓고도 좁구나 그때는 다른 산악회였는데... 산꾼은 산에서 만난다더니 그 분은 100명산 하시는분이라 행선지가 나와 겹친것이였다. 이날도 아침에 신사역에 버스타러 나가니 지나가시다 어이구~ 어디가? 하고 만난다, 예~ 장안산 갑니다. 어디가세요? 난 조령가 예~ 잘 다녀오세요~~~ ㅎㅎ 양재역가면 눈인사 하시는분들 매주 다니면 그분이 그분이였다. ㅎ 대부분 산꾼들은 산보고 이리갔다 저리갔다. 산찾아 다니니까...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배낭은 버스에 던저두고 발 담그고 놀다 보니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버스에 있는 보조 배터리 팩을 가지러 갔다. 발 담그던 맨발로 바닥에 돌들이 많아서 살금살금~바닥을 보며 오던 중!

다시 계곡으로 돌아오던 길에 시껍! 어이쿠 깜짝이야 가슴이 철렁했다. ㅎㄷㄷㄷㄷ

뱀이 꼼짝않하고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옆에 계시던 아저씨가 나뭇가리로 쿡쿡 건드리니 죽은척하고 얼음 땡이다.
다행히 독사는 아니라고 한다. 휴~~ 너무 깜짝 놀랐다. 하마터면 맨발로 밟을 뻔 했으니까...!!

서울로 상경시간 4시 30분인데 4시에 대부분 사람들이 모였고 빨리 올라가자고 성화다. 짧은 거리를 6시간이면 과분하다고 웅성웅성 그래~ 차 막히기 전에 빨리 가는 것이 좋지 베테랑 기사님은 서울까지 3시간 40분 만에 서울에 데려다주셨다. 안성 부근에 정체가 일부분 있지만 않았으면 3시간에 끊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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