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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섭지코지, 올레길 10코스

떠나요~ 제주도 푸른 밤 하늘 아래로 

날짜: 2016년 7월 15~17일(2박 3일)
날씨: 토요일 오전만 태풍 네 파탄의 뒤끝으로 강풍과 산발적인 가랑비가 수시로 내렸다 바로 그침 25~30도
위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코스:제주공항~산방산~섭지코지~정방폭포~올레길 10코스 (송악산 부분)
소개: 말이 필요 없는 곳 트레커들의 낭만 올레길, 한번 가면 다시 가고 싶게 중독되는 곳



2월쯤에 저가항공사인 '제*항공'에서 찜 특가 항공권을 밤 10시 공개한다는 언론의 선전포고가 있었다. 막상 그 시간에는 엄청난 트래픽으로 접속조차 안되어 예매는커녕 꿈도 꾸지 못하고 이튿날 접속하니 이미 몇 천 원짜리 항공권은 다 거덜 났고 그래도 정상운임보다 훨씬 저렴한 3~4만 원짜리 표들이 많이 남았다. 하여 예매를 해두고 몇 달을 그렇게 잊고 지내다 6월 말경부터 슬슬 다가오면서 기대감과 설렘 틈나는 대로 계획을 하고 가볼 곳을 리스트 해두었다.



동생네 식구들이 해외에서 거주하다가 매년 여름방학기간 동안 한국에 들어와서 머물다 개학 때 다시 가는데 올해는 제주도에서 2주간 지낸다고 하여 항공권을 예약하라는 특명을 받고 항공권과 렌터카 섭외만 하고 나는 주말만 가고 식구들은 '제주도 한 달간 살아보기' 가 아닌 2주만 살아보기가 되었다.

자고 먹고는 해결이 되어서 나는 숟가락만 얻으면 되는 수지맞는 시스템이었다. 금요일 저녁이라 공항에는 바글바글 인파로 붐볐고 여기가 김포공항인지 중국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많았다.

태풍 네 파닥이 남기고 간 영향으로 제주도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낮부터 줄줄이 연착으로 밤 막 비행기까지 모조리 연착되었다. 열시 반이면 숙소 도착해서 인근 탐방 조사? 좀 나 갈렸더니 숙소에 12시 도착으로 다 틀렸다.

출발이다~ 비행시간 한 시간은 수도권에서 지하철 타고 나가는 시간과 비슷해서 금방이었다.

제주에 도착하니 펜션이 위치한 곳은 산방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고 해변에서 불과 1.3km밖에 안 떨어진 곳이라 바람이 엄청났다. 그렇다고 소백이나 대청봉 똥 바람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러다 뭐하나 뽑히는 거 아닌가 할 정도의 위력이었다.

실제로는 깜깜했지만 ISO를 올리고 장노출로 찍으니 대충 사물 구분이 될 정도였다.

일출이 5시 30분쯤이라 미리 일어나서 동쪽을 보니 산방산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었고 짙은 해무로 일출 보기에는 그른 거 같아. 포기하고 타입 랩스나 찍었다.


산방산 타임랩스

산방산 해무 타임랩스


방향을 틀어 바닷가 쪽으로 돌려보니 수평선은 보이지 않고 어렴풋하게 해안선은 보였다.

형제바위

펜션 마당의 야자수? 역시 제주의 그림

독체형 펜션으로 장기 투숙객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문 열면 산방산이 눈앞에 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오션뷰~!! 걸어서 해안까지 15분 정도였고 일단 짜증께 이들이 이곳에는 안 보여서 좋았다. 제주시나 서귀포시에도 관광지마다 득실거리고 에티켓 안 지키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눈살이 찌푸러졌다.

단산 158m

새벽녘 펜션 앞

하늘이 환해지고 있어서 폰과 물 하나만 힙색에 넣고서 가장 가까운 용머리를 둘러보러 출발했다.

9시가 되면 무료 관람인데 이른 시간이라 아직 문을 안 열어 겉모습만 구경하고 용머리 쪽으로 가보았었다.

산방산 뒷배경

형제바위 하나는 뒤로 숨었다

짙은 해무에 왼쪽에서 햇살이 살짝 비춰준다.

산방산에 올라가 보려고 하였지만 시간 소요 대비 저렇게 해무가 끼어있어서 끈적거릴 뿐만 아니라 올라가면 보일께 하나도 없기에 해무가 없어지기만 기다렸다가, 결국 다른 데로 가고 말았다.

농어촌에 한가롭게 노는 소들처럼 제주에는 말이 어딜 가나 자주 보였다.

너울성 파도로 용머리는 이틀간 출입 금지됐는데 까치는 자유롭게 구경하고 있었다.

산발적으로 비가 쏟아지곤 하였지만 특이하게 송송 뚫린 보도블록으로 배수가 잘되어 물기는 흔적 없이 사라진다.

용머리 앞쪽은 관리인이 지키고 있고 문을 잠가놓았는데 뒤쪽은 이렇게 휑하니 열려있다, ㅎㅎ
해면이 온통 검은 모래로 딱히 내려가 보고 싶지 않은 비주얼이어서 구경만

내 평생 이렇게 큰 슈퍼 달팽이는 처음 본다. 크기가 검지보다 훨씬 길었다.

뒤돌아보는 용머리 해안

제주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아서 버스로는 이동 불가 차라리 자전거 대여료보다 싼 렌터카나 스쿠터가 요리조리 다니기에는 더 좋을듯하다.

용머리를 구경하고 돌아오는데 해무에 잠겨있던 산방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계획에 산방산은 없었다. 바로 아침 먹고 섭지코지로 이동해야겠기에 산방산에서 섭지코지까지 차로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여서 서둘렀다.

우주선이 위장한듯한 신기한 구름

한라산 당겨보니 영실코스에 구름이 덮쳤다. 그립다 영실코스도 가봐야 하는데 영실은 겨울에 기회 되면 다시 가보기로..

섭지코지 이동 중에 관광지가 있어서 잠깐 들렸는데 성읍 민속마을이 너무 방대하고 오래 걷기 싫어하는 가족들 이끌고 다닐 수 없어서 백 미터쯤 휘~익 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리턴 ㅋ

낙안읍성과는 달리 전부다 전시물들이었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섭지코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내리자마자 일단 한 컷~

어딜 가나 넘쳐나는 짱께이들 시끄러워 죽겠다. 왜 이렇게 떠들어는 지 지나가는데 귓전에다가 대고 쌀라쌀라 ~

저 유리로 된 곳은 레스토랑이던데 전망이 굿인 거 같다.
이렇게 날씨가 평온한 날은 차라리 바닷바람 좋은 이곳이 좋고 다만 태풍이라도 몰려와서 파도가 섬뜩하게 칠 때 저 유리 안에서 감상하며 보고 싶군 ㅎ

섭지코지가 돌출된 해안선 구조로 크게 돌면 원점회귀가 가능한 지형이었다. 그렇지만 빨리 주차장으로 오라고 전화가 울려대서 적당히 보고 다시 백~

이런 계단이 있었네? 당근 내려가 봐야지 ㅎ

멀리서 갯바위에 낚시꾼이 열댓 명 되어 보인다.

드라마틱한 하늘이 멋지다.

저기 줄지어 올라가는 관광객의 과반수가 중국인이다.
일본인들은 구분이 살짝 되는데 요즘은 어딜 가나 일본인은 없고 중국인들은 마치 집 앞 동네 슈퍼 온 듯 옷차림이나 행동거지가 매우 저렴하다. 말을 하지 않으면 구분이 잘 안되는데 중국인들 어딜 가도 연신 떠들고 다닌다.

헨델과 그레텔 그 과자집?

주차장 근처에서 소라를 구워 파는데 팔순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중국어가 유창하시다, 내국인은 그냥 쳐다보고 가는데(날이 더워서 불가에 얼씬도 안 하지) 중국인들은 이런 음식이 관심이 많은 듯 연신 기웃거리며 물어본다.

콘도가 있는 섭지코지 뒤편 괜찮은 한정식 식당을 찾아서 늦은 시간에 점심 먹으려 찾아왔건만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영업하지 않는다네..쉣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제주도 관광 어플을 켜고 이동하니 주위에 '김태희 등대' 가 있다고 어플에서 알려준다. 잠깐 차를 돌려서 구경하고 갈려고 골목길 후비고 들어왔다. 역시 지도 어플 2개 돌리면 대한민국은 못 찾아갈 곳이 없구나 ㅎㅎ

표선 해비치

아이리스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이병#이가 총 맞고 탕탕탕 차가 휘익~ 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라 한다.

지나가는 길에 또 내렸다 정방폭포 보러 ㅎ

여긴 뭐 이제 문주도 중국풍이야?

오 ~ 멋지네

장노출로 한 장~

셔 속 제일 빨리 올려서 물방울을 담으려 했지만 워낙 빨리 쏟아저 내려와서 실패


서귀포시청 주변에 올레시장에 들러 해산물을 사러 들렸다.

귤도 샀는데 귤 농장에서 바로바로 오는 거라 이렇게 연두색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것이 더 신선하고 맛있었다, 오래돼서 샛노랗게 변해버린 귤껍질보다 신선하고 더 달다.

올레시장에 제주도 흑돼지를 꼬치에 끼워 파는 곳이 있었는데 얼마나 유명한지 굽는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기다리는 사람들 줄이 한도 없이 길어 보였다.   한 1분 기다렸는데 굽는 작업시간이 오래 걸려 보이길래 바로 포기했다.

제주에 왔으니 해산물을 먹어줘야 여행에 완성 아니겠나?
가운데 거로 하나 샀다. 역시 산지라 조금 더 저렴한 편이었다.

햐~ 다금바리 벵에돔 맛있겠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역시 제주~♪

해 질 녘도 이렇게 멋있을 수가?

이동거리가 워낙에 길어 마트 들러서 장을 봐서 돌아오니 어둠이 내려앉았다.

즐거운 시간 치어스~!

이튿날 11시 45분 비행기로 돌아가야 한다. 
정말 질릴 때까지 머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황금 같은 시간 헛되이 흘려보낼 수 없어서 일어나자마자 물만 챙겨서 바로 올레길 10코스 중 하이라이트인 송악산 부문을 가보았다.

역시 듣던 대로 멋지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없어서 한가로이 사진도 담고 내 세상이다!

올레길 10코스가 송악산 정상부를 올라갈 수 있는 코스였는데 휴식년제로 2020년까지 탐방 금지라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키는 이 없어 후딱 올라가 볼 수도 있었지만 시간도 촉박하고 해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진행했다.

10 코스만 그런지 올레길 대부분이 그런지 아주 정비가 잘되어 있어서 등산화는커녕 운동화나 심지어 슬립온 같은 신발만 신어도 충분해 보였다.

이렇게 멋질 수가?

전망 좋은 곳에 주막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뷰를 보면서 술 한잔하면 꿀맛일 거 같다.

가격도 착하다. 작년 여름에 금오도 비러 길 같을 때 식당에서 1인분은 안 판 자고 하여 혼자 먹어도 멍게가 2인분 기준으로 25.000원이라 해서 혼자 꾸역꾸역 다 먹었는데..

해식절벽이라 경치 좋고 바람 솔솔 불어와 천국이 따로 없는 거 같다.
가을에 선선할 날씨에 오면 더 좋겠지만 이른 시간이라 햇볕이 뜨겁지만은 않았다.

그림 같은 능선의 올레길 데크로드

곳곳에 벤치와 전망테크, 쓰레기 하나 없이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계단 칸마다 헛디디지 말라고 형광선까지 표기되어 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구도다!!

이건 또 뭐야?
지도에 대장금과 올인 촬영지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수국과 야자나무

오르락내리락 재미나는 길이고 전망도 좋아, 역시 송악산 길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망대 중 최고의 뷰 포인트였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설치한 벤치에 않자 망중한을...

각 구간마다 지역마다 올레길 지킴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들의 손길이 백 점 만점에 백 점이다.

이 세심한 배려 칸칸마다 넘어지지 말라고 계단 끝을 모두 표시하는 성의


데 큰 로드가 끝나더니 돌멩이 하나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비단길이 나왔다. 감동이야!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제주의 풍경, 제주의 향기가... 

마음이 바뀌었어 한라산 미답 코스보다 올레길 핵심구간들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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