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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흔들리는 억새: 영남알프스 재약산 1,189m

1년전 남겨둔 그곳 추억 찾아서...

날짜: 2016년 10월 14~15 (무박 2일)
날씨: 9.3~22.3도 (새벽은 쌀쌀함, 티+플리스+자켓)
위치: 울산시 울주군과 경남 밀양시 단장면에 속해있음
코스: 배내고개~능동산~샘물상회~재약산(사자봉)~수미봉~고사리분교지점~사자평~죽전마을 17, 83km
소개: 영남알프스의 산군중에 100대 명산이 3개나 속해있다. 가지산, 신불산, 재약산, 그중 재약산 코스의 풍경은 사자봉을 오르기 직전 억새능선이 가장 멋있는 것 같다. 배내고개에서 능동산까지 계단으로 오르다가 능동산부터 재약산까지는 비교적 평탄하고 걷기 좋은 길이고 사자봉부터 수미봉을 거처 사자평까지 내려가는 길은 계단의 연속이었다.






정확하게 만 1년이 흘렀네요. 작년 2015년 10월 16일 이맘때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때 가지산 들머리 삼양 슈퍼부터 걷기 시작하여 샘물 상회를 경유할 시점이 이미 11시간을 걸어왔고 18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지칠 때로 지쳐서 또한 8시까지 죽전마을 숙소를 가야 저녁 배식을 받을수 있어서 재약산을 포기하고 바로 죽전마을로 향하고 재약산에 미련을 남겨둔체 영알을 그렇게 떠나왔었다.

가을이 다가와 올해도 어김없이 억새는 피어오르고 산행 공지가 올라와서 남겨둔 재약산 인증을 하기 위해 금요일 밤에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떠나기전 날씨를 보니 구름한점 없는 쾌청한 날씨라서 조망도 좋고 멋진 풍경 사진이 담을수 있을꺼 같은 기대를 하였다.

서울에서 11시에 출발하고 휴게소 두번 들려서 산악회 버스가 배내고개에 새벽 3시반에 산객들을 내려줬다. 주변에 건물들이 없어서 렌턴없이는 구분이 되지않게 어두웠다.
배내고개를 시작으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방향으로 가는 A 팀과, 능동산, 재약산, 죽전마을로 가는 B팀으로 나누어졌다.

나는 B 팀으로 갈꺼고 작년에 와보아서 길을 알고 있었기에, 길을 잘 모르시는 다른 분들이 어려워하시길래 고사리분교 지점에서 좌측으로 가다 죽전마을로 가는 우측길만 잘 찾는것만 주의하면 알바할 구간은 없다고 알려드렸다.  고사리분교에서 마냥 길따라 내려가면 표충사 방향으로 가게되니 주의하시라고 알려드리는데 갑자기 그럼 B팀 대장님하면 되겠네 하는거 아닌가?

졸지에  어르신들을 이끄는 산행대장이 되어 버렸다. 하기야 밤길 혼자 걷는것보다 여럿이 같이 걷는것이 덜 무서우니까 길잡이로 앞에 나섰다. 나의 타고난? 방향감각과 정확한 현 위치를 알려와주는 'GPS 앱' 트랭글'군과 '램블러'양이 나를 도와주니까! 

영남 알프스 하늘억새길 이 코스만 돌면 알짜배기인 것 같다. 시간이 되고 체력이 되면  영알 태극종주 코스인 석골사 출발점에서 억산, 운문산까지  돌아서 가지산을 거쳐 배내고개까지 오는 코스를 타면 좋긴 하지만, 여의치 않을때는 알짜 코스인 하늘억새길만 보면 억새의 하이라이트는 모두 해당되는것 같다.

배내고개부터 능동산까지는 쭈욱~ 계단으로 이어진다. 그나마 계단 높이가 낮아서 편하였다.

삼각대 받치고 장노출로 담아야는데 줄줄이 사탕으로 나를 따라오는 인원들 때문에 ㅠㅠ 진득하니 멈춰서서 사진을 담을수가 없어서 그냥 대충 걸어가면서 스냅으로 후려갈긴다.ㅋ 만족스러운 노출이 안돼서 별이 많이 담기지 않았다.

배내고개서 능동산까지는 40분 소요되었다. A코스로 산행 시간을 맞추고 11시간을 줬기 때문에 절대 서두를 필요가 없게됬다.B코스는 경로당 속도로 기어가듯 가도 5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이다. 주변 경관이 어두워 보이는 것은 없지만 아주 살방살방 천천히 진행을 하였다.

능동산 도착 어둠 속에서 정상석이 나를 반겨준다, 작년에도 오더니 또 왔느냐고...

낭만이 좔좔 흐르는 시 한 소절 감상하고...

태풍 차바가 울산지역에 퍼 붙고 많은 재산피해를 냈는데, 정작 능동산 샘터는 수량이 부족해서 졸졸졸 실줄기 같이 가는 물줄기만 나오고 있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물맛은 나쁘지 않은것 같다.

능동산에서 샘물상회까지 능동2봉으로 가는 능선길이 지도상에 표시는 있었는데 너무나  잘 뚫린 파쇠석이 깔린 임도길을 따라 밤길을 걷다 보니 능선을 타는 갈림길 들머리 포인트를 놓쳤다. 어차피 직진해도 샘물상회는 나오지만 임도길이 재미없자. 덤프트럭도 들어올 기세로 길을 완전 고속도로 수준으로 뚫어놨다. 이런 길을 20분 정도를 걸으니  지루하셨는지, 이런 길 말고 흙길 없냐고 불만들이셨다.

샘물상회에 도착을 할 즈음 뒤돌아보니 어느새 뒤쪽이 동쪽이라 등 뒤에서 여명이 시작되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5시 57분이 지나고 있었다. 곧 일출이 시작될 텐데 재약산 정상에서 볼수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샘물상회서 놀다보니 시간이 뚝딱 흘러버렸다.

너무 우리가 일찍와서 아직 영업을 안 하는가 보다라고 웅성대는 순간! 샘물상회안에서 불이 켜졌다. 이어서 주인장께서 나오셔서 막걸리와 두부를 순식간에 내오셨다.

 

샘물상회는 산객들의 주막겸 식당겸 쉬어가는 장소인데 직접 담근 막걸리와 손두부 맛이 좋다. 
양도 푸짐하여서 술안주로 3~4명이 먹기 적당하였다.

남들은 샘물상회서 쉬는 동안 나는 커피 한잔 마시고 밖으로 나와 여명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약주 드시는 분들은 천천히 오시라 하고 나머지 인원을 모아서 다시 길을 나섰다. 하늘이 순식간에 빨간색으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오늘의 일출시간은 6시 30분 일출을 보기 위에 필요한 건 스피드! 재약산까지 외길이니 알바할 염려 없어서 뒷 분들은 알아서 오시겠지 하고 나 혼자 먼저 쨌다 =3==3

 

이런! 벌써 노른자가 쏘옥! 올라와 버렸다.

서둘러서 등로에서 벗어나 조망이 트이는 바위를 찾아서 높은 지점으로 올라섰다.

당겨봄~

저 위에 재약산 정상석까지 뻥 뚫린 게 억새능선에 접어든 것 같네

저쪽은 가지산인가?

 

정면에 신불산, 간월산이 제일  높게 보인다.

가지산 방향도 뚜렷하게 잘 보인다.

응? 엄마찾아 삼만리 아니었어? ㅋ

재약산 억세 능선 그림같은 풍경이다.

 

어둠 속에서 깨어난 산들 실루엣으로 그림하나 만들어주는구나

이런 길은 낭만 길이라고 부른다.. 크 바람 좋고 조망 좋고..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 부딪치는 소리 들으며...


마치 소백산 능선길 분위기가 난다.

붉은 태양이 떠 올라 어두웠던 억새능선에 노랗게 물들여 간다.

재약산 사자봉(천황봉, 일제시대의 명칭이라 한국의 산하에서는 사자봉이라 칭함)

영남알프스 산세가 너무 멋지다.

사방이 터지는 정상에 올라오니 아래에서는 바람한점 없더니만 이곳은 바람이 꽤 쎄다! 자켓을 다시 꺼내 입었다.

남겨두고 갔던 100대 명산 60좌째 인증~ 찰칵!!

억새는 간월재, 신불재가 쭉쭉 뻗은 길이 더 멋지지만 조망은 가지산과, 재약산이 더 멋있는것 같아 보였다.

조망권과 보이는 풍경의 순위를 가지산 1위, 재약산 2위, 신불산 3위로 매겨본다.

정상석 뒷부분

 

재약산에서 수미봉 방향으로 가는길

 

맞은편 11시 방향에 수미봉이 보인다. 1,215m에서 990m까지 나무 계단길로 고도를 내렸다가 천왕재를 지나 수미봉 1,132m로 다시 올려친다.

천왕재에 백패커들 텐트가 여러 동이 보인다.

 

 

내려가는 길이 계단이라 나쁘지만 대신 이런 풍경이 위로를 해준다.

 

 

한없이 내려간다 아득하게~~

 한 없이 내려가는 계단길 이런 계단은 반갑다.

 

 

 

 

백패커들의 성지인 간월재에서 다툼이 일어나서 야영을 못하게 한다고 하여 천왕재에서 주무셨던 분들이 말씀하신다.  간월재는 너무 쉽게 올라올수 있는 장소라 그런지 기본적인 매너가 실종된 백패커들이 소수 있어서 새벽까지 음주와 고성방가로 시끄럽다는 불만들이 많은것 같다.

 

그림 같은 억새길....

바람이 꽤 많이 불고 있어서 밤새 바람 불어 시끄럽거나 춥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밤에는 바람 한점 없이 고요하고 춥지도 않았다고 한다.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 아직 7시 반밖에 안되었다 오후 3시까지만 들머리로 가면 되기에 앞으로 장장 7시간이나 남았다.   시간 좀 버리고 가고 간식도 먹고 쉬어간다. 보따리 풀어서 냠냠!

오래 앉아있으니 써늘해서 수미봉으로 다시 출발한다.

제2 낭만길

 

걸어왔던 재약산을 뒤돌아본다.

멀리 능동산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건물이 보인다. 작년에 체력이 고갈되어서 저거 타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수미봉 근처에 5성급 스카이 라운지가 데크가 하나 있었다. 아까본 천왕재보다 나는 이런 곳에서 야영이 더 좋더라는.. 물론 밤새 플라이 펄럭이는 바람소리는 각오해야겠지만...

수미봉도 블약 인증 봉우리라 일단 두군데 다 인증샷 남겨본다, 수미봉이나 사자봉 둘중 하나만 인증하여도 됨

이곳에 야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시간이 늦어서 미리 접은듯?

멀리 노란색 억새밭 사자평 습지가 보이고 그 뒤 산 넘어가 날머리인 죽전마을이다.

 

여기는 계단에 초록색 발포고무가 깔려있었는데 미끄럽지 않고 푹신푹신 충격을 잡아줘서 계단 길이 즐거웠다. 60~70세 연세가 있는 다른 분들도 좋아라 하셨다.

 

 

작년에 잠시 300미터를 알바했던 고사리분교지점 삼거리다, 수미봉에서 내려와서 좌측으로 다시 산을 올라가는듯하다, 우측으로 사자평 전망대를 지나자마자 죽전마을 데크길을 잘 공사를 해놨네

사자평 억새 습지 


사자평 전망데크에서 자리 깔고 눕는다 다들 거국적으로 우루루~
억새 일렁이는 바람 소리에 잠은 오지 않고 누워서 하늘만 멀뚱멀뚱 바라본다. 버스에서 내려오느라 수면시간이 부족한건 맞는데 왜? 잠이 안오는걸까? 나만 그런게 아니고 옆에 누우신 분들도 모두 이구동성이다. 30분가량 쉬었다가 죽전마을에 가서 점심이나 먹자는 의견으로 다시 주섬주섬 보따리 챙겨서 죽전마을로 향하었다.

저 사자평 관리초소 방향으로 쭈욱~ 내려가면 표충사 방향으로 가버린다. 이 부분만 주의하면 나머지는 외길이라 신경쓸거 없어서 좋다.

일렁이는 억새 물결 사이로 어느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어온다.

 

 

어? 작년에 없던 이정표가 생겼다!
잘 만들어 놨어

작년에 없던 데크로드도 만들어져 있었다. 사자평 습지 구간만 데크길이고 습지지역이라 물이 고일 거 대비해서 지상에서 높이를  띄워서 만들었네.

낭만길3

억새 사잇길로 쓱 밤길은 길이 구분이 잘 안되겠다.

습지 구간 전망데크 2번째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어서 이 데크에서 야영하면 다 털릴꺼 같다.ㅋ 밤새 달그락달그락 먹이 찾아 야행성 동물들 ...

뒤돌아본 재약산 수미봉

 

이 이정표가 작년에 있었는지 밤길에 지나가서 기억이 안나네?....

급경사 S자 구간을 사정없이 내려꽃으면 마지막에 펜션 옆 날머리로 나오게 된다. 후미 기다리는 동안 지하수로 추정되는 수돗물도 찾아서 씻었다.

전방의 영축산

죽전마을 펜션 민박밀집지역

 

파래소 유스호스텔 방향으로 내려간다. 버스 주차한 곳 찾아서...

하류인데도 계곡물이 크리스털처럼 맑다!

일단 근처 매점에서 사발면 하나 먹고 남는 시간에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처음에는 약간 발이 시려웠지만 계속 담그고 있으니 버틸만하였다.

이제 영알의 신군중에 영축산과, 운문산 그리고 신불산 공룡능선을 타보고 싶어졌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올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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