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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athan Woo Jan 07. 2023

디지털 트윈

Part 3: 디지털 트윈의 성공을 위해


Summary

기존의 M&S는 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Build)에서 활용이 되어 왔지만, 디지털 트윈은 Operate(운영)하고 Enhance(업그레이드)하는 범위까지 확장했다고 볼 수 있음  

GE의 Predix 플랫폼 기반 제트엔진 고장진단(예지보전)이나, 싱가폴의 Virtual Singapore 플랫폼은 각각 운영과 업그레이드에 대한 디지털트윈 예시를 보인다고 할 수 있음  

디지털 트윈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지속적인 도전과제인 디지털 트윈 모델링 및 표준화 관점에서의 연구 뿐만 아니라, '실제와의 연결(Reflectiveness)'을 위한 IoT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트윈에 인공지능을 융합한 What-If 극복이 필요함


과거의 M&S은 주로 단편적인 목적으로 수행하고 수행한 이후에는 폐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제조 분야에서 새로운 공장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레이아웃들에 대한 생산량이나 물류 흐름을 예측하기 위해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수행해보고 가장 좋은 레이아웃을 선택하는 업무는 지금도 자주 활용이 되고 있다. 또는, 새로운 설비를 투입하거나 공법이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시뮬레이션을 통한 의사 결정은 유효한 접근 방법으로 널리 활용이 되고 있다. 이러한 기존의 M&S에서 만들어진 모델은 대부분 한 번 사용(시뮬레이션) 후 폐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일부 3D 데이터나 핵심 로직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모델 자체가 재활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GE의 Predix를 이용한 제트엔진에 대한 디지털 트윈 모델은 이러한 단기적인 유스케이스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발전시켰다. 즉, GE의 디지털 트윈 사례는 객체를 Build 또는 Create 하는 단계만 활용되던 M&S를 Operate(운영)하고 Enhance(업그레이드)하는 범위까지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 Operate(운영)과 Enhance(업그레이드) 단계에서 디지털 트윈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핵심이 되는 요소가 바로 Reflectiveness이다.


앞서 언급한 GE의 여객기 제트엔진 사례는 설비보전 분야에서 일종의 예지보전(Prognostic mainten-ance)이라고 할 수 있다. 설비보전의 가장 낮은 단계는 Reactive maintenance(사후 정비)로 설비의 고장이 발생하면 정비를 하는 경우이다. 다음 단계로 Preventive maintenance (예방정비)가 있는데 예방정비는 설비에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고장이 예상되는 부분들에 대해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예지 보전은 단순히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에서 발전하여 설비와 설비 주변 환경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고장 확률이 높은 부분에 대해 선별적으로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GE Predix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제트엔진 디지털 트윈 시나리오는 예지보전의 한 사례로 실제 항공기의 제트엔진에 센서를 부착하여 제트엔진의 실시간 데이터를 가상의 모델(디지털 트윈)로 전달하여 실제와 동일한 조건에서 가상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개발되었다. 여기에서 핵심이 되는 기술 요소는 앞서 말씀드린 모델에 필요한 6가지 요소 중 Reflectiveness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오늘날 IoT라고 하는 사물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다. 


M&S의 많은 연구자들은 과거부터 Reflectiveness 요소를 M&S에 핵심적인 부분으로 인지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기술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물리적/시간적 갭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GE는 발전된 무선 통신 및 센서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항공기의 제트엔진 예지보전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M&S의 발전된 유스케이스를 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교통 정보 (왼쪽), windy.com의 기상정보 (오른쪽)


우리 실생활에도 이러한 디지털 트윈 개념이 잘 녹아 있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다. 운전자들은 새로운 곳으로 가려하거나 또는 교통 정체가 극심한 상황에서 내비게이션이 제시하는 경로를 탐색하곤 한다. 이때 모델에 해당하는 것이 건물과 도로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GIS 데이터이고 Reflectiveness에 의해 모델에 더해지는 정보가 실시간 교통정보이다. 즉, 운전자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도로정보와 결합하여 최단경로가 아닌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최적경로를 제안하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윈디(windy.com)와 같은 기상정보 플랫폼은 지구의 모든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자체 시뮬레이션 기능을 통해 가까운 미래의 기상 정보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경우에도 모델에 해당하는 것이 지구 전체를 포함하는 지도와 각종 GIS 데이터들이고, Reflectiveness에 의해 모델에 더해지는 정보가 각종 기상 데이터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현재 실시간 기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장 약 10일간의 다양한 기상 정보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는 각각 명확한 문제에 대한 대응방법이 필요할 부분에 공학기술이 적절히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제트엔진은 높은 고도에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가동되고 있는 매우 복잡한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무선통신과 IoT 기술을 이용하여 제트엔진의 실시간 운영정보를 획득한 후 이를 디지털 트윈이라 할 수 있는 가상 모델로 전달하여 시뮬레이션 통해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 오류 또는 고장을 예측하여 선제 대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정보라는 공공 데이터를 이용하여 많은 사람의 교통 시간을 단축시키고 교통을 분산시킴으로써 도시 교통의 혼잡을 다소 해소시켜줄 수 있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여러 산업 분야에서는 아직도 디지털 트윈의 개념을 호도하여 단순히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급급한 경우를 다수 볼 수 있다. 과거의 M&S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가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먼저 정의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필지가 경험해온 M&S의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한 디지털 트윈이 되기 위한 도전 과제들을 정리하면서 글을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Reflectiveness를 포함하여 진정한 디지털 트윈이 되기 위한 조건은 앞서 설명한 6가지 요소의 관점과 함께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 도전 과제들이 있다.  


IoT for Reflectiveness  

우선, 디지털 트윈이 되기 위해서는 물리 객체의 데이터가 모델로 전달되어 유효한 시뮬레이션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실시간 교통정보와 같이 국가 규모의 대형 SOC 사업을 통해 구축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연결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조업에서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제조업에서 현장 데이터 수집은 POP(Point of Production)으로 시작되어 생산관리 업무를 포괄하는 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으로 발전되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바코드, RFID 등 산업용 센서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을 해서 경제적 논리만 제외하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현장 데이터 수집 영역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 물론 제조기업은 경제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기술적 요건을 만족하는 IoT 기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비싼 도입 비용으로 인해 IoT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기업의 M&S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디지털 트윈에 대한 Reflectiveness 조건을 막고 있는 요소는 데이터 표준화 부분이다. 복잡한 제조 시스템을 모사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조 데이터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많은 제조기업의 경우 전사 데이터가 표준화되어 있는 경우는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 요즘 웬만한 기업들은 대부분 ERP를 도입하고 있어 제조 데이터도 전사 표준화가 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능적인 관점의 로컬 영역에서는 표준화가 되어 있더라도 디지털 트윈과 같이 제조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적 요소가 하나로 통합되어야 하는 경우에 대한 준비는 미흡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각되고 있는 정보화 개념이 MDM(Master Data Management)라고 할 수 있다.    

POP(생산시점관리)는 생산계획 및 작업지시에 따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현장에서 발생되는 각종 생산 데이터(예를 들어, 계획대비 실적, 재고, 재공, 불출, 불량정보, 설비가동/비가동 정보, 라인별 공정별 생산현황정보 등)를 실시간으로 집계, 분석,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리고, MDM은 기업의 데이터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관리 방식을 제공하여 데이터가 기업의 모든 부문에서 사용될 수 있게 해주는 방식 및/또는 기술로, MDM을 통해 기업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유지하고,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고객 관계 관리(CRM),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전사적 성과 관리(EPM) 등 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한다.      


모델링 자동화 for Correspondence and Cohesion  

효율성 측면에서 M&S의 걸림돌 중 하나는 대부분의 경우 모델링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고속 시뮬레이션의 필요성과도 유사한 개념이지만, 시뮬레이션의 속도보다는 모델링을 하는데 시간뿐만 아니라 인력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를 단축시키고 사람의 수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일부 상용 소프트웨어에서 모델링 편의성을 지원하기 위한 기능들이 개발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모델링 자체에 대한 혁신 연구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상호운용성 for Sigularity and Traceability  

모델 개발 환경이 달라지면 모델을 표현하는 포맷도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한 대상에 대한 모델일지라도 개발 환경에 따라 호환되지 못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의 한 분야인 DES의 경우 Plant simulationS(SIEMENS), QUEST(Dassault Systemes), AnyLogic(AnyLogic)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있는데 이들의 모델 데이터 구조는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서로 호환되지 못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델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델 표준화를 통해 서로 다른 개발 환경에서 만들어진 모델들이 상호 교환 가능하게 된다면 디지털 트윈의 개념이 더 충실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속 시뮬레이션 for Cued Availability  

비용요소만 무시될 수 있다면, 어떠한 경우에도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정상적으로 모델링이 되었다는 전제하에 시뮬레이션을 해본다라는 것이 의사결정을 방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이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을 하더라도 만약 시뮬레이션 결과를 모든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확인하게 된다면 시뮬레이션의 의미는 퇴색된다.    

따라서, 시뮬레이션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고속화 기술이 필요하다. 오늘날 디지털 트윈 개발 툴로 사용되고 있는 M&S 소프트웨어들은 개발 및 운영 환경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모사하고자 하는 대상이 복잡해질수록 시뮬레이션 시간은 증가하게 되고 여기에 IoT를 통해 실세계의 데이터를 연동하고 보다 정교한 모델링을 위해 다양한 제약조건들을 고려하다 보면 시뮬레이션 시간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예측하고자 하는 대상의 조건에 따라 충분한 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What-If의 극복  

디지털 트윈 시대에서가 될지, 아니면 디지털 트윈 다음에 등장하는 시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M&S의 기본 사상이자 가장 근본적인 한계점은 What-If이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라는 것은 단순하지만 매우 훌륭한 통찰이었다. 하지만, What-If를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조건을 지정하고 결과 분석을 통해 사람이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된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중요한 통찰이 있을 수 있지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데이터의 변동성이 커지게 될수록 사람의 판단에 의존적인 What-If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얘기는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미지인식과 알파고로 잘 알려진 심층인공신경망 기술과 오래전에 등장했지만 기술적 한계가 있었던 강화학습이라는 방법의 융합을 통해 알파고 제로나 알파스타, 그리고 로봇 컨트롤, 자율주행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M&S와 접목을 하게 되면 모델을 환경으로 심층인공신경망을 가진 에이전트가 수천~수만 번 이상을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학습을 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사람의 What-If를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알파고라면 바둑판과 바둑게임규칙이 모델이 되고, 알파스타의 경우에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모델이 된다. 그리고, 자율주행의 경우에는 실제 도로를 돌아다니는 테스트카와 주변 환경 자체가 모델이 되어 심층인공신경망을 학습시키게 된다. 이를 제조업의 M&S에 대입해보면 기존의 What-If 시뮬레이션을 위한 디지털 트윈이 일종의 학습 환경이 되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심층강화학습

필자가 디지털 트윈이라는 시리즈를 작성하게 된 이유는 사실 마지막 도전과제인 What-If의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필자는 오랜 기간 M&S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What-If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해오고 결실도 있었지만 결국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한다는 것 만은 극복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알파고가 세상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사람의 판단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 두뇌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고의 등장 이후로 심층인공신경망이라는 기술이 일부 소수 연구자의 전유물이 아닌 수 많은 연구자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등장을 한 이후 M&S와 심층인공신경망의 결합을 통해 What-If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한 얘기는 다른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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