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동바동 부자캠퍼 차박일기 <동해시편>
6살 아들과 캠핑은 분주하다. 아이는 더 분주하다. 그래서 늘 사고의 연속이지만 나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오늘 캠핑도 그랬다. 다만, 아이의 생각과 행동의 흐름을 존중하자는 내 가치관과 철학 덕분에 흔들림은 없었다. 행복하기 그지 없는 오늘이다.
미리 기획하고 준비한 덕에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아이의 기분도 유쾌하다. 난생 처음 동굴에 간다는 생각에 들떴다. 나도 마찬가지. 아이의 처음에 동행한다는 기쁨은 어느 금은보화와도 비할 길이 없다. 오늘의 첫 코스는 본가의 가족들과 20년 넘게 찾았던 전통의 노포, 한우설렁탕이다. 우족탕과 설렁탕만을 뚝심있게 파시는 곳인데 아내와 처음 갔을 때 아내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었다. 한결이가 좋아할 사골국물 베이스니 무리 없었다. 기분 좋게 출발!
코로나 여파였을까. 가게가 폐업했다. 30년 가까이 나의 추억이 사라진 기분이다. 아이도 나도 한동안 멍했다. 이렇게 사라질 곳이 아닌데… 코로나가 망쳐버린 우리의 일상이 슬프다. 동해시의 한우설렁탕은 더이상 없다.
장군시오야끼는 내 본가가 최애하는 음식이다. 해군 제1함대 장병들이 외박 나오면 가장 먼저 찾는 맛집이라 한다. 음식이 맛은 예상 가능하다. 잘 버무린 채소와 고기기름이 많은 대패삼겹 혹은 우삼겹을 함께 굽고 익히는 음식이다. 쌉싸름한 상추쌈과 궁합이 좋다. 맛은 기본맛부터 매운맛까지 3단계가 있는데 기본이 무난하다. 6살 맵린이 아들도 잘 먹는다. 아들은 오늘 동굴이 제일 중요했기에 삼겹살을 동굴 같은 목구멍에 넣으면서도 온통 동굴 타령이다.
한결이와 동굴로 향했다. 동굴은 식당에서 차로 5분. 동굴의 외관과 주변은 개관한 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발전했다. 십수변만에 갔더니 입구도 고급지게, 주변엔 볼거리가 풍성하게 바뀌었다. 동해인으로서 뿌듯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한결이는 내내 너무 좋아했다. 나는 안부딪힌다며. 난 열댓번쯤은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다. 동굴이 낮고 좁아 헬멧이 없으면 많이 위험했다. 안경을 쓴데다 마스크 김까지… 힘든 관람이었지만 아이의 첫 동굴체험에 제가 동행했다는 사실만으로 동굴 같은 깊숙한 행복함을 느꼈다.
곧이어 비오가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주면 좋을 듯한 비주얼을 맞이한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공간. 이곳에서 충분히 즐기고 사진도 영상도 많이 담고 오시길.
동굴 위 체험관에는 동굴과 관련된 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체험관이 있다. 초등학교 이상, 지형과 지리를 어느 정도 아는 아이들이라면 흥미 있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제법 담겨 있다. 동굴 주차장 앞에는 체험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돌리네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인데요. 석회암 지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함몰된 땅이라고 한다. 그냥 땅이 꺼졌나보다 생각했던 지형의 의미를 다시 본다.
원래 오후 일정은 바다전망대에 갔다가 생선구이집에서 저녁을 해결하는 것. 어디 여행이 계획대로 되나요. 아이가 캠핑장, 치즈 뭍은 치킨을 외친다. 별 수 있나요, 아이가 원하는데. 갑니다, 캠핑장. 먹습니다, 치킨.
워낙 유명한 해수욕장답게 추암~ 좋다. 해변은 물론이고, 주변경관, 시설까지도. 시설리뷰는 복귀 전에 한 번 정리해서 올려보려 한다. 아이캠퍼 덕분에 사이트 구성도 20분만에, 모든 설치도 40분만에 끝났다.
이제 치킨과 함께 여행 첫날을 마무리. 내일 만나요!
여행은 변수의 변주, 그 리듬과 음정을 즐기자.
오늘의 깨달음이었습니다.
"이전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첫날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