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이 주는 교훈

아빠의 육아휴직 D+20

by 지붕 위 아빠
아내의 모교회에 주일을 섬기러 갔다. 온전한 예배와 신앙생활에 대한 말씀이다. 결국 말씀과 기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었는데 난 기도로만 살아갔다. 균형이 무너졌음을 반성한다. 여러모로 균형이 참 어렵다. 아빠와 남편 사이, 나와 아빠 사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되 좋은 사람,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는 건 불가능한 듯하다.


주일예배 후 벌어진 전쟁


아침부터 바빴다. 한두 달에 한 번쯤은 침구 청소를 하려고 한다. 깨끗하지 못한 침구는 호흡기나 피부질환을 유발한다고 하니 빨거나 턴다. 분주하게 4 가족 침구를 빨고 말리고 털다 보니 어느새 오후 3시.


함께 간식 만들자고 했던 내 약속을 기억한 첫째가 뒤늦게 간식을 만들잔다. 두 아이를 데리고 교회를 오간 데다 집안일까지 하느라 이미 지친 상태. 몇 번을 다음에 하자고 설득했지만 아이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짜증을 머금고 시작한 간식 만들기. 아이도 퉁명스러운 내 태도에 하다 만다. 결국 나 혼자 만들고 치우게 된 초코시럽 호떡. 내 얼굴색이 호떡 색이다.


간식 만들기가 끝나자 아직 덜 끝난 침구 정리와 하지도 못한 분리수거까지 보인다. 분리수거도 두 번 버릴 양이다. 내 마음은 대포동 24호 상태.


결국 아이의 어처구니없는 장난에 내 화는 폭발했다. 어렵게 펼쳐놓은 하얀색 침구에 콜라가 쏟아지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며 콜라를 부은 것. 결국 난 활화산처럼 화를 뿜어냈다.


'공감이 먼저다'라는 가훈이 무색한 우리 집


나의 화의 시작은 누적된 아내에 대한 서운함이었다. 난 표현을 중요시하지만, 아내는 표현을 잘하지 않는다. 난 나 나름대로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인데 아내의 피드백은 없거나 적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왜 이 대접을 받으며 해야 하지' 불만이 가득 찼던 것.


뿜어낸 화는 결국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서운함을 엿가락처럼 뽑아냈고, 그 엿은 서로의 사과로 달콤한 사탕이 됐다. 우리 부부는


아이는 종종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한다. 이번이 내가 기억하는 두 번째 폭발한 날. 부디 이런 날이 줄고, 난 공감부터 하고 화를 줄이는 날이 많아지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