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D+21
내일은 연말정산 제출일이다. 회사 간 김에 의료비도 제출할 예정. 거기에 육아휴직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팀원들과 점심식사도 할 생각이다. 그래서 준비할 게 많은 오늘은, 바쁘다. 아내와 첫째도 병원 검사가 있어 하루가 짧다.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자료도 출력하고, 각종 별첨들도 모은다. 회사 양식에도 입력해하고, 디자인할 제작물도 있고, 둘째도 돌봐야 하고, 바쁘다 바빠.
30년 만에 일기를 쓰는 듯하다. 나에게 주어진 휴직이라는 기회를 알차게 쓰고 싶기 때문. 일기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뭔가 하게 된다. 난 전날의 일기를 다음날 새벽에 쓴다. 그러다 보니 새벽에 전날이 정리되고, 다음날이 준비되다 보니 일석이조. 하루를 길게 쓰고 꽉 채워 쓰니 매일이 살아있다.
새벽예배를 드리고 오는 길, 무릎이 아프다. 매일 30층 계단 등산을 했는데... 40인 나이를 생각해 쉬어야겠다. 동사무소 다녀오는 길에 채우기로 한다.
일기를 쓴 후 어제 마음에 안 들었던 디자인 재작업에 들어간다. 유튜브를 하면서 프로필 사진과 배너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림도 그리고 캘리도 쓰긴 하지만, 덜 예쁜 데다 가독성 떨어진다는 아내의 뼈 때리는 조언을 받아들여 맥으로 디자인하기로 한다.
프로필과 배너의 첫 작품은 이렇다.
무난하다. 길다. 손 댄 것 같지 않다. 다시 한다.
아, 별로다. 손을 댄 티는 나는데 둘이 조화도 안된다. 가독성도 떨어진다. 요소가 많아 복잡하다. 다시.
가독성이 좋아졌다. 요소는 많아졌지만 나름 귀엽다. 하지만 모바일로 보면 내 얼굴만 보여 보는 이의 비호감을 자아낸다는 아내의 피드백이 귀에 때려 박힌다. 모델은 아들 중심으로 다시 작업하고 둘이 다니는 부자캠핑의 모습이 드러나게 작업한다.
프로필에는 정체성이 더 드러나게, 배너에는 아이의 귀여운 모습으로 눈길을 잡고 의도하는 문구가 드러나게 작업됐다. 가독성은 조금 놓친 대신 아이의 귀여움은 남았다. 사실 아이의 얼굴보다 글자가 잘 보이는 게 싫었다. 캠퍼의 정체성도 나름 살았다. 아내도 만족. 이렇게 가기로 한다. 보람 있다.
디자인을 끝내고 나니 오전이 훌쩍. 오후엔 성장호르몬과 성장판 검사를 하러 간 아내와 첫째 아들. 둘째를 돌보느라 하루가 갔다. 둘째가 엄마를 많이 찾긴 했지만 내 품에서 쌔근쌔근 잘 잠든다. 아빠와도 잘 지내보자 둘째야.
이렇게 나의 하루도 잠든다.
유튜브도 해보고 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사랑이라고들 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