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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붕 위 아빠 Mar 04. 2016

[브런치 스냅 #17]

#. 17 엘리베이터

난 산을 참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산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어차피 내려올 걸 뭐하러 힘들게 올라가냐고.


산을 싫어하던 그에게 묻는다. 엘리베이터도 타고 올라가면 언젠가 내려와야 하는데 왜 탈까? 그는 답이 없다.

빌딩들은 알고 보면 사람들이 만든 산이다. 올라가긴 어렵고, 내려올 때는 우당탕 다치기 쉽다. 진급하기도 어렵지만, 내리막길은 한순간이다. 서울에 있는 빌딩산 안에 있는 넥타이 맨 등산객들은 모두 자기만의 등반 중이다.


엘리베이터처럼 쉽게 올라가고 내려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도심 속 산을 즐기러 난 오늘도 계단을 걷고 있다. 천천히 올라가고, 어렵게 내려오련다. 부디 서울의 빌딩산에도 산처럼 녹음이 짙고 숨 쉴만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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