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 D+33, 34
휴직 34일 차, 왜?라는 질문으로 이 기간이 정리된다. 육아휴직은 왜 열심히 일해야 하는가? 에서 시작됐고, 육아휴직 중 모든 행동은 왜? 의 답이었다. 새벽기도는 왜 기도를 안 하는가? 에서 시작된 반성문 같은 행위였고, 계단 타기는 심박수가 왜 이 모양 이 꼴이지? 에서 시작됐고, MFK의 공부는 저 버튼은, 저 편집은 왜 저렇게 해야 하는가? 에서 시작됐다. 한 달 만에 답을 찾은 것도 있고, 또 다른 질문이 시작된 것들도 있다.
내 커리어에서 카피라이터라는 직함을 달고 일했던 기간은 1년 남짓. 그런데 아직도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좋아한다. 그들을 설득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판 처음 보는 고객이라는 사람을 구매하게끔 설득하는 사람.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런 일, 그런 사람, 그런 삶을 여전히 동경한다.
난 나의 글이 그랬으면 좋겠다. 나의 글이 그런 그릇이 되려면 그 주재료인 사람, 삶이 달라져야겠다. 그래서 휴직을 했고, 나라는 사람, 나의 삶이 다시 보인다. 한 달 동안 나의 글을 위해 삶을, 사람을, 말을 바꾸는 중이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육아 서적, 육아 관련 다큐를 탐독했다. 그 책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했던 내용은 아빠의 불편한 유년기 경험이 아이와 이어지지 않게 아빠에서 끊어야 한다는 것과 아이에 대한 공감이 제일 중요한다는 것이었다. 난 2가지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달 허그맘에서 했던 놀이 검사에서도 그렇고 난 매번 급했다.
난 어릴 적 아버지의 불같은 성격에 맞았던 기억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아버지가 화가 나시면 뺨은 물론 방문을 잠그고 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벌벌 떨면서 아버지에게 빌었던 기억. 나에게 유독 엄하셨고, 그래서인지 여전히 아버지는 나에게 어려운 분이다. 그래서 난 아이가 생긴다면 때리는 체벌은 하지 않겠다 다짐했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내 모습은 똑같았다. 내가 지치거나 피곤한 상황에서 아이가 나를 힘들게 하면 우리 아버지처럼 화를 내는 나의 모습을 지난 한 달간 너무 명확히 직면했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 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아빠가 불같이 화내고 한결이를 서운하게 해서 미안해. 진심으로 사과할게."
"나도 아빠 말 잘 안 듣고 화나게 해서 미안해요."
둘은 한참을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결혼할 때부터 늘 열심히 말해왔던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진심을 다해 말하고 있다. 이런 말들은 피드백이 참 중요한데, 무뚝뚝한 아내에게 피드백을 가르치는 중이다. 덕분에 우리 가정엔 미고사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중이다. 한 달 만에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행복에너지가 제대로 돌고 있다.
이젠 글을 영상으로도 풀어보려고 한다. 편집의 원리를 몰라 고민했던 지난 몇 년을 뒤로하고, 나의 생각, 우리의 이야기, 가족의 삶을 잘 이야기해보고 싶다. 부디 남은 4개월 동안 익숙해지고, 잘할 수 있길 바라본다.
영상으로 삶을 풀어내는 법을 연습중입니다. 구독, 좋아요, 알람설정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