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전야

손흥민 급 아빠는 못 되어도

by 하루종일

날짜: 2023년 4월 30일 일요일

날씨: 비 온 뒤 갬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식 전날. 다니던 바버샵에 데리고 갔었다. 아들은 팔에 문신이 가득하지만 상당히 섬세하고 친절한 바버 아저씨를 마음에 들어 했다. 사각대는 면도날 느낌도 좋다고 했다. 무엇보다 포마드를 바르니 축구 선수 스타일이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아들은 월드컵 때부터 동네 축구 교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한동안 아들의 관심사는 손흥민 선수가 세계에서 몇 번째로 잘하는지였다. 하지만 여느 아빠들처럼 내가 가르치고 싶었던 건 손 선수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였다.


“원래는 세계 1,000등이었어. 그런데 아빠랑 같이 맨날 연습하다 보니까 1등이 됐어”


내 바람과는 다르게 아들은 맨날 연습했다는 것 대신 ‘1등’에 꽂혔다. 메시가 1등 아니었냐, 그럼 김민재는 몇 등이냐부터, 아빠는 회사에서 몇 등이냐까지…


육아 휴직 전 날이 되었다. 아들이 입학 전날 바버샵에 가 첫 면도날 이발을 경험한 것처럼 나도 첫 육아휴직 일기를 남긴다. 매일 쓰다 보면 나도 손흥민 급 아빠는 못 되어도, 아들의 첫 목표인 반 대표 오른쪽 공격수 급 아빠는 될 수 있겠지.


확실한 건 아들내미 머리카락은 두 달 동안 더벅머리로 성장했다. 그냥 쓰기만 해도 자라기는 한다. 아들도 1학년, 나도 1학년이다. 얼마나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조마조마한 육아휴직 전야.


아빠는 1학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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