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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Dec 23. 2021

[오늘, 자본을 읽다]3-화폐가 자본으로 전화


 약탈과 사기, 그리고 자본의 등장


부자란 단지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많은 부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다름 사람에 비해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첫 번째, 남의 부를 빼앗는 방법 - 전쟁이 있으나 이는 지속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내가 남의 것을 강제로 빼앗으며 다시 빼앗길 가능성이 언제나 있음.

두 번째, 교환- 가격의 차이를 이용하는 것, 수요와 공급의 차이로 가격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건을 옮겨 차액을 남기는 방법-15세기 대항해시대의 사례, 그러나 이 또한 점차 물건의 양이 많아지면서 수요와 공급이 차이가 줄어들어 가격 차이가 소멸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인간의 몸속에 담긴 '시간'이라는 무한히 지속되는 부의 원천을 찾게 된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사람 몸속에 담긴 이 시간을 가져오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존 '약탈과 교환'의 방법이 남겨준 부의 지속의 조건이 있는데 첫째가 약탈당하는 사람이 약탈당하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약탈이 교환의 형태를 띄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환에서 가격 차이가 계속 유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체제가 바로 '자본주의'다. 약탈과 교환을 변증법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인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자본 유통과 그 모순] 


교환에서 벌어지는 부의 수수께끼

 

 "교환은 성질상 동일한 크기의 두 가치 사이에 성립하는 대등한 계약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왜냐하면 받는 것만큼을 주기 때문이다.(제1권:240)"


교환이라는 것은 원래 같은 양의 가치를 주고받는 것이다. 

한편 여기서 가치는 고전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인간 노동량(인간의 몸속에 담긴 시간, 무한히 지속되는 부의 원천)에 의해 결정되는데, 모든 사람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노동량은 24시간으로 동일하다. 즉 모든 사람이 하루에 만들어 낼 수 있는 부의 크기는 같다. 

 이 두 가지를 종합하면 모든 사람은 동일한 양의 부를 갖고 있으며, 교환은 오로지 동일한 양의 가치를 서로 주고받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왜 부자와 빈자가 발생할까? 

부가 인간의 노동이고, 교환으로 빈부 차이가 생긴다면 교환 과정에서 한 사람의 노동이 다른 사람의 수중으로 옮겨져야만 한다. 즉 그 외에는 부의 격차가 벌어질 원리가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누가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자본 유통의 등장 


 교환은 원래 두 개의 사용가치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상품교환) 

그리고 화폐의 등장하여 상품과 상품의 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한 매개체가 된다. 

즉 상품교환은 

 

 상품(1)- 화폐- 상품(2) 


의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다.

여기서 100원의 가치를 갖는 상품 1이 있다면 이 상품은 100원의 화폐와 교환이 될 것이고, 이 화폐는 다시 상품 2로 교환된다. 여기서 가치의 크기는 변하지 않는다. 그저 나에게 쓸모없는 상품을 쓸모 있는 상품으로 바꾸는, 즉 교환하는 목적일 뿐이다. 사용가치가 교환의 목적인 셈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교환이 아닌 다른 교환이 일어난다. 가치의 크기가 변하는 교환인데 상품교환은 두 번의 교환으로 이뤄진다. 

 상품 1-화폐 

 화폐- 상품 2 

전자를 판매라고 부르고, 후자를 구매라고 부른다. 

그런데 교환은 결코 혼자 할 수가 없는 행위이다. 반드시 상대가 필요하기에 나의 '상품 1-화폐'는 상대방의 '화폐-상품 1'과 결합한다. 즉 상품교환에서 새로운 형태의 교환이 파생되는데 

화폐-상품-화폐 

의 관계이다. 한편 화폐 유통에 있어서 반드시 양이 변동해야 하는데(안 그러면 무의미한 행위) 교환을 통해 양이 변동한다면 그것은 화폐가 아닌 '자본'이 된다.


 자본 유통의 모순과 유통의 배후 


화폐 유통은 가치가 변동하는 자본 유통으로만 성립할 수 있다. 

화폐(100원)- 상품-화폐(140원)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화폐의 가치가 늘어난 것일까? 


 "자본은 유통에서 발생할 수도 없고, 또 마찬가지로 유통에서 발생하지 않을 수도 없다. 자본은 유통에서 발생해야 하는 동시에 유통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 


"잉여가치는 유통에서 발생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그것이 만들어지려면 유통 내에서는 볼 수 없는 무엇인가가 유통의 배후에서 일어나야만 한다."


잉여가치란 늘어난 가치액을 말하는데, 위의 사례에서 100에서 140으로 증가한 차액, 40원이 잉여가치다. 

교환에서 가치가 늘어날 수 없다면 유통의 영역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유통 자체에도 발생할 수 없기에 

유통의 배후에 있는 '생산 영역'에서 찾아야 한다. 상품을 시장에서 판매, 구매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생산 영역이 존재하는 것이다. 판매가 되기 전에는 생산이 이루어져야 하고, 구매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아직 소비되는 과정이 남아있다.



[노동력의 구매와 판매]


문제의 상품, 노동력


 유통의 배후가 생산 영역이었고, 가치를 늘리는 상품이 생산요소라는 것을 알았다. 화폐-상품-화폐의 과정에서 가치를 늘리는 상품이 바로 '노동력'이다. 가치는 오로지 인간의 노동에 의해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화폐- 상품------------> 상품-화폐

             소비=생산


결국 자본 유통은 노동력의 매매로 이루어기에 사실상


화폐(100원)- 노동력(100원->140원)-화폐(140원) 


의 형태를 취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


첫째, 시장에서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살 수 있는가?

둘째, 그 노동력의 가치가 어떻게 100원에서 140원으로 변하는가?


첫 번째 문제,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시장에서 존재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첫 번째 조건은 자유롭게 처분할 자유가 있는가, 둘째 노동력의 소유자는 다른 생산수단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이전까지 노동력은 원래 상품이 아니었다. 노동력은 인간의 육체와 분리될 수 없었기에 그 이전까지는 농노제처럼 영주에게 예속되거나 주인의 노예였다. 그러나 농노해방과 노예해방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예속된 조건을 해결해 준 셈이다. 그리고 두 번째 조건으로 노동자가 노동력 외에 다른 소유가 있다면, 즉 생산수단이 있다면 자신이 자본가가 되지, 노동력을 팔리 없기에 노동자는 오로지 자신의 노동력만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두 번째 문제, 노동력의 가치가 어떻게 바뀌는가? 

그것은 구매할 때의 상품이 판매할 때의 상품과 다르기 때문이다.  구매와 판매의 중간에 있는 생산과정에서 이 노동력이란 상품이 바뀌는 것이다. 상품의 교환가치는 생산에 들어간 가치량, 즉 생산을 위한 필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 노동력의 가치는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유통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이 물품의 생산.. 에 필요한 노동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노동력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은.... 일정 총액의 생활수단의 가치로 귀착된다. "


이것이 흔히 '생계비'라고 부르는 것이다. 노동력 상품은 생계비에 해당하는 가치를 갖는다. 일단 구매된 노동력은 생산에 소비된다. 그리고 다른 물적 요소인 생산수단과 결합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낸다. 판매되는 상품은 구매된 노동력이 아니라, 노동력이 만들어낸 바로 이 상품인 것이다. 이 상품의 가치도 역시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 

(한편 노동력과 결합된 생산요소의 가치는 이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다. 가치는 인간의 노동만으로 측정된다. )

결국 자본 유통에는 두 개의 상품이 존재한다.

구매될 때의 상품은 노동력이며, 다른 하나는 노동력이 만들어 낸 판매되는 상품인 것이다. 

두 상품의 가치는 모두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서 노동력이 어떻게 해서 구매된 가치보다 더 많이 소비되었는지가 중요한데 이는 뒤에서 다룬다. 그저 여기에서는 100원이 140원이 되는 까닭으로 두 개의 상품으로 분리된 자본 유통의 구조 때문이라는 점만 확인하면 된다. 


노동력 매매의 반자본주의적 신용거래


 원래 교환은 주고받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노동력 매매에서는 외상거래가 발생한다. 즉 노동력의 구매와 소비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먼저 지급하고 그 대가를 월급으로 나중에 받게 된다. 여기서 임금체불이라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신용대부는 자본주의의 교환 원리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교환의 원리인 자유와 평등에서 두 교환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는 용납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노동력의 매매는 교환의 원리를 어기고 있는 셈이다. 이 신용대부는 노동력의 구매와 소비가 시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공간적으로도 분리된다. 노동자들은 노동력의 판매 결정을 하고 나면 구매자인 자본가가 지시하는 장소에서 가서 시키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장소가 바로 생산 영역, 자본가의 사업장이다. 여기서 100원에 구매된 노동력이 140원어치 소비가 되는 것이다. 


"노동력의 소비과정은 동시에 상품의 생산과정이기도 하며 또한 잉여가치의 생산과정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화폐 소유자와 노동력의 소유자가 함께 들어가는 비밀스러운 생산의 장소......로 이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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