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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Jun 03. 2020

[교회 학생들을 위한 편지]1-기대거나 혹은 매달리거나

기대거나 혹은 매달리거나 

안녕,안녕~~~^^ 

올 한 해 여러분의 뒤에서 늘 기도하고, 이것저것 도와줄 조종일 선생님이야, 

올 한해 고등부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되어서, 

정작 그동안 해오던 찬양인도는 못하게 된 점이 아쉽구만,^^ 

왜냐하면 

그나마 여러분 모두의 얼굴 한 명 한 명을 다 살피면서, 

주님을 함께 찬양할 수 있는 자리였으니깐, 

그치만, 광고시간이라도 여러분의 얼굴을 볼 수 있기에, 

혹은 2월부터 여러분이 아침에 교회오는 입구에서, 혹은 집에갈 때 

잠깐 잠깐 씩이라도 인사할 시간은 있기에 다행이야,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것은, 

아무래도 주일날 모두를 대할 수 있는 시간은 분명 부족하기에 

나 혼자라도 여러분을 상대로 떠들다보면, 언젠가, 혹은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고, 표시를 해줌으로써 대화가 될 수 있을테니깐,^^ 

ㅋㅋ 종종 게을러서 못볼때도 있겠지만, 

또 혹은 나 혼자 쓸쓸하여 자주 보낼수도 있겠지만, 

이래저래 한 선생님의 인간적인 모습이겠거니, 하면서 이해해 주길^^ㅋㅋ 


참! 다들 새로운 학년, 새로운 반,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익숙해지지는 않았겠지? 

혹은 그것이 불편해서, 

요즘 교회나오는 기쁨이 크게 줄은 사람은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구만^^ 

그래서 다음달 있을 수련회는 '함께'라는 주제와 함께, 무엇보다 올 한해 함께 할 

반 친구들, 선생님들과 친해지는 것에 역점을 둘 생각이야, 

물론 '하나님안에서' 라는 전제를 잊어서는 안되겠지? 

우리모임 중에 주의 성령님이 임하셔서 우리를 더욱 새롭게 하시기를~~~ 



오늘 무엇보다 여러분에게 하고픈 말은 

여러분의 선생님들께 마음놓고, 매달리고, 기대라는 것이야~~ 

세상을 살다보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관계잖아, 

너희들도 학교생활을 해봐서 알겠지만.... 


예전에, 선생님 고등학교 2학년때일이야. 

친했지만, 아주 친하지도 않은, 왜 그런 친구 한둘씩은 있지? 

학교서 보면 함께 놀기도 하지만, 베프는 아니고, 일부러 시간내서 따로 만나지는 않는... 

그런데 그 친구가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살하고 말았지, 

자기집 아파트에서 뛰어내린거야. 

그 친구가 남긴 유서에는 성적비관과 장래에 대한 불안함이 가득 써있었대.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었지, 진짜 그 친구가 세상을 포기한 이유를... 

아마, 너희들도, 혹은 너희 친구들도 자살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하는 날들이 있을꺼야. 아무리 자살이 죄라 할지라도, 크리스찬인 우리들도 순간적으로나마, 

'아 죽고싶다...' 이런 생각이 들때가 왜 가끔은 있잖아. 

내 친구도 그렇고, 

이 세상에 목숨을 끊은 모든 사람들의 결정적인 자살 원인은 바로 관계 때문이야, 

집이 어려워서, 성적이 나빠서, 집단따돌림때문이던,,,, 

모든 자살 원인은 겉표면적인 것에 불과해, (유서에 본인이 뭐라고 썼더라도 말이야)

근본적으로 그 일을 

발생시킨 원인은  

그 사람에겐 이세상에서 기댈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도 없었기 때문이야. 

만약 자신의 그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사람, 

진정한 친구  단 한사람이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자신의 목숨을 포기할 필요가 있었을까? 


내 친구가 죽은 소식을 학교에서 듣자마자, 

그 친구와의 모든 일들이 정말 순식간 눈앞에 지나가고, 눈물이 정말 쏟아지더구나. 

그 때 처음 알았어, 눈물을 심하게 흘리면, 진짜 콧물도 같이 나오는구나,,,,,

수업시간이었는데, 그냥 엉엉 울었지...

무엇보다 이 세상에 남아있는 내가 느낀 것은 일종의 죄책감이었어, 

내가 살릴수 있지 않았을까,,,, 혹은,

내가 그 친구에게, 진짜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 친구가 죽기 일주일전에 나를 희롱하듯 물었었지, 

'도대체 교회는 왜 다니는 거냐?' 

비꼬듯이 묻는 그의 질문에 되려 장난을 치며,

 핀잔만 주었던 기억이 왜 그리 후회로 남던지... 

그 친구에겐 마지막 희망이었을 수도 있었는데.... 


심한 곱슬머리였던 그 친구가 기말고사후 삭발을 했을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그 친구가 자기 혼자 스티커 사진을 찍어

친구 몇몇에게 돌렸을 때도 알아봐 주었어야 하는데,,,,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난 마지막 날, 함께 축구했을 때 알아봐주었어야 했는데... 


그 때 나는 크게 깨달았지, 

이 세상에 단 한사람,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아픔을 나눌 수 없다면,

이 세상을 정말 떠날 수 있겠구나라고,,, 자기 생명을 포기할 수 있겠구나라고...

물론 우리 크리스찬은 하나님이 계시기에,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셨기에 결코 스스로 목숨을 선택할 수가 없단다. 

그리고 주님이 계시기에 죽을 이유는 당연히 없고 말야, 

크리스찬이 자살한다는 것은 

주님의 살아계심을 순간 잊어버린 것이지, 

나를 위해 중보하시는 그의 아들 예수님 역시도... (그러나 이렇게 자살에 대한 기독교 안의 정답?을 알고 있다고 해도 현실의 삶 속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저 답변은 그렇게 강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어)


이렇게 길게 얘기하는 것은,, 

바로 내가 너희에게 그 한 사람이라도 되고 싶다는 거야. 

혹은 너희도 온전한 크리스찬이 되어서, 누군가에게 그 한사람이 되어준다면, 

너 한사람 때문에,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 삶이겠니, 

그리고 지금 너희의 교회 담임선생님들이 

바로 그 한사람이 되어주려고 작정하신 분들이야. 

지금은 비록 서먹하고, 혹은 일년내내 그럴수도 있지만,

그것은 서로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일 뿐이야. 

왜 세상을 살면서, 낯선 공간, 새로운 학교, 새로운 반에 놓였을때, 

서로 경계하면 참 친해지기 힘들지만, 

어느 한쪽이 '나는 값싼 사람이야,^^ 언제든 난 너에게 오픈되어 있으니, 

언제든 나에게 기대' 라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도 마음이 놓이겠지?^^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분이 바로 예수님이잖아, 

언제든 자신에게 기대라고 미리 두팔벌려주고 계시는 분, 

그런데 늘 두 팔만 벌린채 서있어서 벌쭘하기도 가장 벌쭘하실꺼야. 

우리가 안겨야 하는데, 우리는 늘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버팅기거나, 어뚱한 사람품에 안겨있거나 말야^^ 


그 다음으로 바로 여러분 앞에 있는 선생님들이야. 

비록 선생님들이 여러분과 세대차이가 나서, 

괜스레 그 차이를 더 부각시키려 하지만 말고, 

한번 선생님들을 믿어보렴 

이미 그 분들은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거든, 

그렇다면, 그냥 푸념을 늘어놓아도 좋아하실꺼야. 

선생님들께 편하게 매달리고, 기대어 가길~~ 


정말 한국의 청소년으로써 살아가는 거 힘들거든, 

사교육현장에 있는 나 역시 더욱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구,,,, 

올 한 해 이제 시작이당^^ 

일주일에 한번, 잠깐 갔다오는 교회가 아니라, 

이 시간에 사랑하는 선생님과 친구들,,동역자들을 만나, 힘을 얻고, 

주님을 더욱 의지하여, 

남은 6일도 주안에서 충실히 살아보자라고 외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해 


무언가 이 사회에 큰 사람이 되려고만 하지 말고, 

강박관념에 시달릴필요 없어, 

하나님 뜻대로 잔잔하게 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일이니까말야. 

너희 한사람 한사람 

무엇을 잘하고 ,어떠해서 이쁘고 잘생긴 것이 아니라, 

그저 너희 한사람,한사람, 

존재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나에게 큰 기쁨인지 모른당.^^ 

이번 한주 다들 기쁘게 살아내고!!! 주일날 보자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혹시나 나와 대화하고 싶거든 010-0000-0000으로 연락하길~!! 

아님, 이메일로라도~~~ 

참!! 종종 편지뿐만이 아니라, 

여러분 논술적 사고에도 도움이 되도록, 이것저것 낙서를 많이많이 보내줄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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