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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Jun 08. 2020

[정의란 무엇인가] 대리인 고용하기/시장과 도덕 편


- 자유시장은 과연 공정한가? 

자유시장 옹호의 두가지 논거는

첫째, 자유지상주의자의 견해다. 자발적 교환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길이며, 자유시장을 간섭하는 법은 개인의 자유침해다.

두 번째, 행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공리주의의 관점으로 자유시장이 전체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원리로 거래 당사자 둘 다 이익을 얻는다고 말한다.

-시장회의론자들은 시장에서의 선택이 늘 자유롭지만은 않다고 반박한다. 또한 재화나 사회적 행위는 돈으로 사고팔 경우 질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1.징집과 고용무엇이 옳은가?

- 징병제도는 미국의 개인주의 전통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따라서 남북전쟁 당시 징집을 원치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대신 보내는 일이 많았다. 이는 부자들의 전쟁, 가난한 자들의 싸움이라는 비난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대리인을 고용할 권리는 그대로 두고, 정부에 300달러를 내면 병역을 면제하는 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인간의 목숨에 가격을 매기는 셈이기에 대리복무에 비해 인기도 덜했다. 실제로 20만명 정도가 법적으로 징집대상자인데, 이중 8만이 면제비용을 지불, 7만여명이 대리복무를 해서 실제 복무한 대상자는 4만여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대리복무제도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 비판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100%자원병 제도 역시 원리적으로는 별 다를바가 없다. 왜냐하면 남북전쟁시에는 부자가 직접 돈을 지금해서 자신의 복무를 대신했다면, 오늘날은 가난한 자들이 돈을 벌기위해 부자들이 낸 세금을 월급으로 받아 복무를 대신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자는 군에 가지 않고 가난한 자들만 군에 입대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자, 그렇다면 다음 세가지의 병역 의무 이행 방법중에 어떤 것이 가장 정당한 방법인지 생각해보자.

1)징병제

2)유급 대리인을 허용하는 징병제

3)시장체제(자원군제도)


2, 지원군 옹호

-자유지상주의자라면 징병제는 개인의 자유를 현격하게 침해하는 행위임으로 당연히 반대할 것이다.

-공리주의자 역시 징병제가 선택권을 제한하여 전체 행복을 감소시킨다는 논리로 징반대할 수 있다. 만약 계약 당사자들끼리 서로 원하여 대리복무를 한다면 양자의 행복이 증가하는 것이기에 반대할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공리주의의 입장에서는 대리복무제가 순수징병제보다는 낫다. 그렇다면 대리복무제와 자원병제 중 자원병제가 노동시장을 통해 더 간단히 모집할 수있고, 강요가 아닌 자발적 판단에서 행해지기에 가장 최상의 선택을 각자가 할 수있음으로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선택할 것이다.

-결국 자유지상주의자나 공리주의자 모두 자원군 제도를 최고의 선택으로 선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두가지 반박이 가능하다


반박1: 공정성과 자유

-대안이 제한적 상황이라면 그다지 선택이 자유로울 수 없다. 노숙자가 과연 좋아서 노숙을 하는 것일까? 오히려 어쩔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기에 자발적 선택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자원군제도 역시 사회의 제반여건이 기회균등의 적절성은 보장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선택의 여지없이 군입대를 가난으로 인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제도는 결국 부당한 것이다. 왜냐하면 보이지 않는 강요와 강압에 떠밀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자원군 계층구성을 보면 저소득,중간소득층 지역의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결국 자원군제도의 예를 확장한다면, 노동시장에서의 선택에는 항상 강제의 위험이 내포될 가능성이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반박2: 시민의 미덕과 공동선

-군 복무 자체가 바로 나라를 위한 시민의 의무이다.그렇다면 시민의 의무를 시장에서 거래하는 행위는 부당하다. 배심원제도에서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당사자는 상당한 불편을 감수하고서 법정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만약 자유시장에 맡겨서 본인 대신 돈이 필요한 사람을 배심원으로 보낼 수 있을까? 또한 공리주의의 입장에서는 계약 당사자간의 이익이 있기에 찬성되어질 수 있는 원리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방법을 인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유급배심원제가 허용되면 돈이필요한 특성계층만 압도적으로 몰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애초에 공정한 정의 집행을 위한 배심원들의 판단이 잘못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결국 자유도 공리도 하닌, 시민의 미덕을 위해서 판단이 되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군복무의 경우도 적용해본다면 군 복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 자체가 시민의 미덕에 어긋난다.

-장 자끄 루소는 시민의 의무를 팔릴 물건으로 전락시키는 행위가 자유의 가치를 오히려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진정 자유로운 국가라면 시민은 모든일을 자기손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결국 모병제라는 시장원리에 의지하면서도 군 복무를 애국심과 혼용해서 개념의 혼동을 초래하기도 한다. 사실 모병제도를 옹호한다면, 굳이 자원군과 용병의 차이를 둘 필요가 없다. 임금이 낮고 질좋은 외인구단을 제3국에서 얼마든지 수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그 만큼 민족적 특성과 미덕에 호소하는 반증이 된다.

- 물론 오늘날 시장원리가 극대화되면서 이라크파병에 외인구단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은 작전시 사망해도 유공자가 되지 못하고, 그저 한 회사의 직원신분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미국의 이름으로 포로들에게 학대를 가할때도 책임소재의 문제가 커진다. 따라서 이러한 용병제에 관해 미국사회에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반대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실정이다.


3. 대가를 받는 임신

-대리모란 돈을 받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해주는 여자다. 만약 불임을 겪고 있는 한 부유한 부부가 한 여자에게 대리모를 부탁하여, 큰 돈을 지불했다면 과연 불임부부는 친부모의 권한이 생기는 걸까? 실제로 대리모인 여성이 아이를 낳고 마음이 변하여 아이를 주지 않기로 했을 때 어느 입장이 정당한 것일까?

1심법원은 불임부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성인들이 합의하여 서로 이익에 맞게 계약을 맺은 것이기에, 자유주의적인든, 공리주의적인든간에 타당한 입장이 된다. 그리고 계약은 곧 계약이라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를 찬성하기에는 무언가 망설임이 생긴다. 첫째, 대리모는 돈을 받고 아이를 넘겨주는 상황에 대해 약속할 당시 충분한 관련정보를 인지하고 있었는가? 둘째, 양쪽이 합의를 자유롭게 했더라도 아이를 사고 파는 것, 여성의 출산능력을 상품화하는 행위자체가 과연 정당하냐는 의문이 생긴다.

물론 1심법원의 판사는 어느 쪽도 정보적으로 부당하게 유리한 입장이 아니였기에 공정한 거래라 보았고, 대리출산의 판매대상은 아이가 아니라 임신이라는 서비스에 대한 지불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이는 실제로 아버지의 정자를 통해 태어났으니 말이다. 또한 남자가 정자를 팔 수 있듯이 여자도 자신의 생식능력을 팔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그러나 상급법원은 이러한 판결을 뒤엎었다. 왜냐하면 그 계약이 전적으로 자발적이지 않았고, 아기를 파는 행위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일단 아기가 태어난 직후면 어머니는 정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돈이 필요하여 1만달러를 벌수 있다는 유혹 앞에 임신전에 충분한 정보를 인지했다고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난이라는 특성이 강요된 선택을 만들어 낸다. 또한 문명화된 사회에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아이에 대한 판매 행위가 확실하며 이는 금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 대리 출산 계약과 정의

- 대리출산 계약에 찬성하는 입장은 자유지상주의자들과 공리주의자들이다. 먼저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이 계약이 자발적으로 합의하여 맺은 계약임을 강조한다.계약의 자유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말이다. 또한 공리주의는 전체 행복이 커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불임부부는 아기라는 공리가, 대리모는 큰 수입이라는 공리를 증진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한 두가지 반박이 가능하다.

반박1: 문제가 있는 합의

- 그러나 이와 같은 계약과 동의의 이면에는 불충분한 정보가 개입되어 있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은 어떤 선택을 하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한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압력을 받는 상황, 재정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과연 자발성이 가능한 것인가? 결국 강요에 의한 선택이 된다.

반박2: 아기나 임신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행위는 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비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재화나 사회적 행위의 가치는 우리가 마음대로 부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상품화 시킬수는 없듯이 인간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이지,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존중과 사용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이 필요한데 먼저 존중이란 그 사람의 가치를 그를 이용했을때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업적 대리출산처럼 여성의 몸을 공장처럼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대상화는 부모의 본문을 박탈하는 것이며 여성의 노동을 소외된 노동으로 전락시킨다.

또한 공리주의적 쾌락에도 문제가 있다.모든 것을 공리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아이,임신, 부모 노릇처럼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 대상에는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높은 기준이란 무엇일까? 한가지 답은 칸트의 견해로써, 인간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어서 물건취급을 하면 안되며 존엄성을 가진 목적의 존재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하나의 시각은 그것이 추구하는 목적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신이라는 사회적 행위가 지향해야 하는 목적, 어머니와 아이의 감정적 유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이론을 들 수 있다.


외주임신

-오늘날에는 유전자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대리모는 자신의 자궁만으로 빌려주면 되고, 불임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수정하여 삽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발전이 도덕적 문제의 해결을 가져다 주는가? 얼핏보면 그럴 것 같지만, 결국 본질적인 문제는 변함이 없다. 대리모의 몸을 통해 품어지는 아기와의 관계는 여전히 대상화 시킬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문제는 오늘날 대리모를 구하는 가격이 비싸져 인도와 같은 외주임신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여성들은 15년이상 일해야 벌 돈은 대리모역할을 통해 벌 수 있기에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고, 불임부부 역시 자국보다 인도대리모가 가격이 훨씬 저렴하여 이득을 얻는다. 결국 가난이라는 문제가 선택을 강요하는, 그리고 여성의 몸을 여전히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태는 변함이 없기에 논란이 해결될 수는 없는 것이다.*결국 인도의 대리출산이나 남북전쟁당시의 대리복무제는 공통점이 있다결국 자유시장에서 우리의 선택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있는가아마도 세상에는 시장이 존중하지 않는돈으로 살 수 없는 미덕과 고귀한 재화가 존재할 것이다



*유튜브 해설강의는 아래링크 클릭

https://youtu.be/tkgFuIq1I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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