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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Dec 06. 2020

[글쓰기 연습] '정의란 무엇인가'를 활용한 사례연습1

대학입시공정성 논쟁

*한국에서 몇 년 전 베스트셀러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는

샌델이 속한 ‘공동체주의’와 더불어 노직의 ‘자유지상주의’ 벤담의 ‘공리주의’, 칸트와 롤즈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공정으로서의 정의’가 소개되었었다. 

그 특성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노직의 자유지상주의- 오직 개인 선택의 자유와 재산권보호의 중요성이 우선함. 

벤담의 공리주의- 옳고 그름은 ‘행복과 고통’ 여부에 달려있으며, 최대한 개개인의 행복이 모두 더해져 가장 큰 값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이 정의다.

칸트의 정언명령’- 옳고 그름의 판단은 이미 인간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다. 인간을 목적 그 자체로 대하고자 하는 명령을 따르고자 함이 중요하다. 결과보다는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그 동기와 과정이 중요하다.

롤즈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칸트의 윤리를 바탕으로 모든 인간이 존엄한 권리가 있는 만큼 실질적 기회의 평등, 즉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잘못된 기준은 바로잡고자 한다.

샌델의 공동체주의(목적론적 윤리)’- 인간은 자신이 속한 ‘연고(공동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추구하는 본래 목적이 무엇인지를 고찰하고 그 (공동체의 본래)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이 바로 정의다.      


[논제최근 한국사회에 있었던 여러 가지 논쟁들이 있었는데 아래 이슈들 중 하나를 골라서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등장하는 논리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슈의 쟁점들을 분석하고 본인 견해를 논하시오. (1200-1500)     


 이슈1: 조국 법무부장관 딸의 입시문제(한국의 대학입시제도의 공정성을 논하기)

 이슈2: 퀴어퍼레이드에 대한 갈등과 동성혼 찬반 문제 


*참고로 아래의 답변은 '조국사태'에 대한 정치적 판단이나 의견개진이 아닙니다. 한국의 교육공정성 문제에 대한 이슈가 폭발하게 된 계기였던 만큼 이슈사례로 제시했을 뿐 실제 이 사안이 잘못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따지는 글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이슈1: 조국 법무부장관 딸의 입시문제(한국의 대학입시제도의 공정성을 논하기)     

 작년 조국법무부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딸의 대학입시부정 의혹에 대한 이슈는 한국의 대학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한국사회에 있어서 대학입시는 단순히 학업성취에 대한 평가제도를 넘어서 자본주의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에서 신분상승을 위한 유일한 사다리와도 같다. 기득권층에게는 자기 권력의 공고화를 위한 신분 유지장치이자 대물림을 수단이라면 기득권이 되고자 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은 자기 자녀입시를 통해 기득권이 되고자 하는 신분의 사다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입시제도에 공정성 논란이 생기면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고 첨예한 가치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 한국의 입시제도는 수시모집제도와 정시모집제도로 양분할 수 있는데, 수시가 논술과 같은 글쓰기나 학생부교과전형과 같은 내신관리, ‘학생부종합전형’같은 자소서와 적성관련 스펙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구분되고, 정시는 수능이라는 객관식 문제풀이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조국 딸 입시에 대한 논란이 생긴 가장 큰 이유는 ‘학생부종합전형’같은 정성평가방법의 평가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다 보니 스펙을 쌓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부모 혜택을 통한 특혜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상대적이고 모호한 기준을 기득권이 아닌 서민 자녀들이 충족하기에는 어렵다는 비판과 함께 객관식 문제 풀이인 정시야말로 가장 공정하다는 국민 여론이 강력하게 재기 되었고,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여 정시 비중을 앞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 약속한 바 있다. 

 만약 최대다수 최대행복의 벤담의 원칙에 따라 국민다수가 정시 시험제도를 바라고 그로 인해 행복이 증가된다면, 그리고 입시 불공정성으로 인한 고통이 감소 될 수만 있다면 정시야말로 바람직한 시험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리주의를 단순히 적용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여기서 ‘최대다수’는 수험생과 수험생 부모 모두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민 모두를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모호함이다. 시험제도가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입시와 연관된 국민들은 당사자로서 관심을 갖고 사태의 공정성 여부를 열심히 따져볼 수 있다. 그러나 입시와 관련이 없거나 먼 미래, 혹은 지나간 국민들에게는 중요한 관심에서 멀어져 사안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도 하지 못하고 언론이나 대중의 쏠림현상에 편승하여 부정확한 의사표명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두 번째, 설령 다수 국민이 원하는 공정한 방법이라고 동의해도 소수의 교육전문가가 반대한다면 이는 고려해볼 여지가 충분하다. 즉, 아무리 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환자의 질환을 갖고 별문제가 아닐 거라고 확신한다고 해도 의사 한 명이 심각한 질병이라고 판단하면 그 판단이 옳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듯이 교육분야 또한 전문성을 요한다는 점이다. 소수견해라 하더라도 교육전문가들이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정시만이 아닌 수시제도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다수 국민이 정시만으로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해도 이는 중요한 고려 사안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현 입시제도가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동네에서 성장한 학생들, 혹은 장애가 있어서 공부에 집중하는 어려운 학생들 등을 위해 좀 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각종 입시제도로 보완을 하고 있다. 사회배려자전형, 서해5도특별전형, 지역균형선발 등등이 그렇다. 만약 자유지상주의처럼 자기 책임론을 바탕으로 자신이 공부한 만큼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이런 특별전형들이 다수의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역차별을 가져다준다는 비판을 할 수도 있다. 분명 일반 학생들보다 수능과 같은 객관적 성적점수가 낮게 나왔음에도 특별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기에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이 역시 롤즈의 ‘공정으로서의 정의’의 입장에서 다시 반박될 수 있다. 분명 결과적인 수능성적이나 교과성적에 있어서 특별전형에 포함된 학생들의 점수가 더 낮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애초에 이 전형이 생긴 이유는 경쟁의 출발선이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고 돈에 얽매이지 않고 교육서비스를 구매할 때 그들은 이런 혜택에서 벗어나 있었다. 서해5도특별전형이나 농어촌 전형처럼 도시에서 벗어난 시골마을에 자란 학생들은 강남 대치동 같은 교육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최신 정보에서 밀리고 강한 교육열이 없는 부모나 지역환경에서 똑같은 학업성취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롤즈의 입장에서는 형식적 기회의 평등이 아닌 실질적 기회의 평등의 관점에서 그 동안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보다 불리한 출발선에서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에게 그만큼의 부족함을 소급하여 보상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즉 제도적으로 교육환경에서 열악한 학생들에게 충분한 미래적 전망을 보장하는 제도로써 특별전형이 존재하는 것이고, 최종적으로 점수는 일반 학생들보다 낮을지라도 그 정도의 점수라면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했을거라 판단한 보상책이 되는 것이다. 

 결국 다수 국민이 정시, 수능만으로 대학입시제도를 공정하다고 생각한들 교육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미래 한국교육을 위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판단할 여지가 다분하며, 정시 결과만으로 대학입학을 결정하여 특별전형을 비판하는 것 또한 공정의 원리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기득권의 권력을 이용해서 이미 유리한 학업성취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찬스등을 이용해 그 이상의 특별혜택을 누리는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하기에 기득권 계층의 비리를 감시하고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은 시급하다. 따라서 정시를 비롯한 수시제도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인재를 발견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학생들은 보상해주고, 유리한 위치에 앞서 있는 학생들의 특혜는 견제함으로써 공정한 경쟁과 노력을 통한 정당한 결과의 보상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이상적인 입지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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