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
“한 3백 명 정도는 오지 않겠냐?”
식당 개업을 앞두고 걱정하고 있는 내게 식당으로 크게 성공 한 친구의 말다. 이 친구에게 나도 식당을 하고 싶다는 말을 처음으로 하자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하고 말을 돌렸다. 그 후 다시 도움 요청했을 때 “넌 식당 하지 말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친구는 알고 있었다. 내가 결국엔 식당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나 또한 알고 있었다. 그가 왜 나의 식당 창업을 말리는지를. 친구의 성공에 이르기까지는 너무도 많은 곡절과 눈물이 있었음을 보아왔다. 한마디로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내가 직장 생활하며 주말과 저녁시간에 쉬며 즐길 때 친구는 식당일이 바빠 그럴 수 없었고, 간혹 시간이 나도 그 시간을 즐길 줄도 몰랐다.
밥 먹는 곳인 식당. 매일 가기도 하도 안 간다 하더라도 집에서 먹는 밥의 연장선으로 생각해 우리에게 참 익숙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친숙한 곳인 식당을 생계수단으로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세계였다.
식당업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식당의 모습은 계산대에서 돈 주고받는 단면으로 비친다. 어떤 이는 항상 사람이 북적이는 국밥 집에서 식사 중인 손님의 수 그리고 이 정도면 몇 회전쯤 하겠다 라는 추측을 한다. 그리고 식사 단가를 곱하여 식당 사장의 수입을 계산해 본다.
"야 이 정도면 한 달에 한 5천은 벌겠다. 아냐한 1억은 될걸?"
그리곤 사람들은 “나도 이런 거나 해볼까?”라고 말한다. 이것은 회사원이 “나도 이 회사 사장이나 해볼까?”라는 말과 같다. 쉬워 보이는 국밥 하나에도 그 국밥 집 사장의 삶이 들어 있고, 맛있는 국밥은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의 결과이다. 식당일의 8할은 주방 뒤쪽에서 이루어진다. 밥 먹고 가는 손님들은 주방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르고 하루하루의 돈벌이만 계산한다.
친구는 성공하기까지 그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식당 자영업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흥분하며 말하지도 않았다. 손님 맞을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손님으로부터 맛을 심판받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하루 세끼나 먹는 밥 중 한 끼를 내 식당에 잠깐 들려서 먹는 그 한 손님이 얼마나 감사한지 도..
나의 식당은 내 고향 근처이긴 하나 친구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시작됐다. 개업 일엔 내가 아는 사람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이유는 뭔가 막연히 불안했고 좀 안정되고 내가 시간 여유가 좀 더 있을 때 지인들을 초대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손님들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
첫날 약 90명의 손님이 왔다. 요란한 홍보와 개업식은 안 했지만 시작일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주위에서 보내온 화분 몇 개 세워놓고 2013년 10월 어느 날 이렇게 나의 세컨드라이프는 닻을 올렸다.
그날 저녁 석양은 유난히 붉었고 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