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는 베이비 부머
본격적인 식당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간단히 내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로 나는 태어났다. 우리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복을 받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학교 졸업과 동시에 웬만하면 직장에 취직할 수 있었다. 이 때는 정치 민주화와 더불어 직장의 복지와 급여 수준도 대폭 개선되던 시기였다. 요즘 취업 준비생들의 화려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미취업 상태에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너무도 행복한 시기였다.
그리고 베이비부머들의 두 번째 행운은 재산형성시기에 전국적인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산가치 상승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세대이기도 하다. 부채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자산가치가 오르니 어느 정도의 부채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들에게 아파트는 현재의 주거 수단을 넘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가져야 할 담보였다. 이 아파트의 가격은 일시적 하락 구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상승하여 베이비부머들의 든든한 밑천이 되었다.
그러나 60년대 이후 약 40여 년간 급성장하던 한국 경제는 내부에 악성 종양이 있었고 첫 번째 시련이 1997년 외환위기였다. 기업의 부채가 문제였던 때였다. 이때부터 해고라는 단어는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직장생활 초기는 좋았으나 중반 이후에는 다소 위태로운 직장 생활을 하였다.
베이비부머의 더 큰 부담은 돈벌이 문제보다 가정 유지를 위한 비용 지출이 많다는 것이었다. 송호근 교수는 베이비부머를 가교 세대( bridging genetation)로 정의하였다. 부모와 자식 세대의 모든 부양책임을 지며 농업과 IT세대의 소통에 근대의 끝자락에서 현대의 교량 역할 도 하였다고 한다. 부모 봉양, 주거비용, 사교육비. 이는 베이비 부머들이 쉼 없이 달리게 하는 채찍이었고 마다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이제 상당 수의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를 하게 된다. 이들은 미래의 노인빈곤문제와 젊은 사람들의 사회보장비용 부담 증가의 두 가지 문제를 몰고 온다. 은퇴 후 호화롭게 살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갈 정도의 자산을 모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산이 된다 하더라도 나머지 인생 30여 년을 일 없이 살아가는 게 가능하고 바람 직 할까?
베이비부머가 은퇴 후 자신이 오랫동안 해왔던 일의 연장선에서 세컨드 라이프를 찾을 수 있으면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최선이지만 그 수요가 많지 않다. 그리고는 결국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진입장벽 낮은 자영업 창업을 한다. 90% 망한다는 카페, 치킨, 편의점, 식당에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나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