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의 식당 창업기-8

8. 주방장 아군인가 적군인가.

by 빈그릇

식당 사장이 주방장에 대해 이야기하면 필시 좋지 않은 이야기가 중심이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 식당은 음식을 먹는 곳이고 그 음식을 책임지는 사람이 주방장이다. 사실상 식당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이 중요한 사람과 사장과의 관계가 그리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주방장 입장에서는 돈을 자기가 벌어주는데 대우를 덜해준다고 생각하고, 사장 입장에서는 음식을 개선할 게 많은데 노력 않고 늘 불만만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이 있다고 모든 식당이 주방장 없이 운영할 수는 없다. 규모가 큰 식당을 경영하거나, 나처럼 대파한 번 썰어보지 못했던 사람이 식당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주방장을 고용해야 한다. 사장과 주방장은 서로를 존중해주는 공생관계여야 한다. 이런 공생관계는 문제가 발생될 때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나의 경우는 잠시 근무했던 사람 말고 비교적 오래 근무했던 주방장은 둘이었다. 둘의 공통적인 문제는 술이었다. 술 안 마셨을 때는 별문제 없으나, 취해 있을 때는 실수가 잦았다. 그때마다 따로 불러 강하게 질책하면 조금 나아지다 또다시 절제 못하는 과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술은 남성성, 우정과 같은 젊음의 호기 등으로 포장되어 어느 정도의 실수를 관용하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 또한 알코올 중독이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술을 거의 매일 마시기도 하였다. 일에 지장 줄 정도의 음주는 정신적인 문제이다. 알코올 중독은 삶에 대한 두려움과 중독자 내면의 깊은 결핍감이라 한다. 나는 그들의 음주 문제로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았다.


주방장의 음주와 실수 문제를 지인에 말해본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제정신인 주방장이면 벌써 자기 식당 차려서 부자 됐지 남의 식당에서 주방일 하겠냐? 원래 그래!”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그들을 인내하는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었고 균열의 틈은 점점 넓어졌고 그들을 떠나보내게 되었다. 그들의 공백은 식당 운영에 전혀 문제 되지 않았고 음식을 더 많이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중에 나는 새로운 든든한 주방장을 얻었다. 그는 요리하기를 좋아하고 관련 공부도 좀 하였다. 그는 술에 젖어 있지 않고 젊다. 작은 반항은 하지만 나중에는 지시를 따른다. 그는 내가 잔소리하고 짜증내도도 그만두지 않고 버틴다. 그는 이곳에서 10년이고 20년이고 오래도록 계속 일하기로 했다.


그는 내 아들이다.

작가의 이전글베이비부머의 식당 창업기-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