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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종근 Feb 14. 2022

오미크론 확진 '청춘레슬러'

진격의 경영 일기 #029

전 직원 6명 중 4명이 오미크론 양성 판정을 받는 기염을 토하며 전 인원 격리에 들어가며 재택근무 같은 병가 1주일을 지나가는 중입니다.



< 청춘레슬러 오미크론 격리 대사건의 히스토리>


2/7 조커가 으슬으슬 몸살 기운을 보이며 기력이 매우 저하됨. 출시일을 앞두고 시간이 없어 근무시간 꽉 채워 퇴근

2/8 조커의 상태가 더 안 좋아져 자가진단키트 검사 실시, 전 직원 모두 실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조커 '양성' >> 바로 PCR 검사받으러 출발, 전 직원 자가진단키트 '음성'

곧바로 재택근무로 전환, 귀가 조치

2/9 남은 직원 전체 PCR 검사, 클레어 이상 징후 시작

2/10 클레어 '양성' 판정, 에리카 이상 징후 시작
2/11 에리카 '양성' 판정

2/14 JK(나) '양성' 판정


그나마 에일리와 디토는 별문제 없이 지나갔습니다.

2/7 몸살 기운을 보일 때 바로 조커를 격리하지 않았던 점이 화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희 청춘레슬러의 확진 멤버들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로 격리에 들어간 점은 잘한 것 같습니다.

오미크론이 중증 환자가 적다는 통계 역시도 맞는 말 같습니다.

아무렴 백신을 맞은 상태라 돌파 감염이라 해도 가벼운 몸살 정도로 하루 이틀 고생하면 다들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에리카가 그나마 기침으로 며칠 고생 중이라 걱정입니다.



문제는 출시일 D-2

출시일을 D-2 남겨놓은 지금 개발의 완성, QA 진행 등이 모두 멈춰버린 상황입니다.

재택근무 전환하여 했으면 됐지 않았냐 싶지만 아무리 중증이 아니더라도 확진으로 인해 기침, 발열, 피로감 등에 대한 증상이 있었던 마당에 제대로 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재택근무에 대한 ROLE 등을 제대로 세워놓지도 못한 제 탓도 큽니다.


격리 1~2일 차 생각이 많았습니다.

왜 하필 출시를 코 앞에 두고 이런 일이 갈 길을 막는가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저를 잠식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런 와중에 곰곰이 개발하기도 전에 제가 세워두었던 출시 목표 기간에 대한 내용을 검토해보니 작업 리소스와 개발 인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시장에 대한 빠른 진입, 잠재 경쟁자들의 선점이 두려워 무리한 일정을 세웠던 것이 아닌가 자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시작하기 전 하늘이 주신 기회

우리 개발진은 제가 설정한 출시 목표일에 맞추려다 보니 물리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부분들을 열거했고 저 또한 부분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출시한 후에 바로 개선, 보완하자는 식으로 말이죠.

이 알게 모르게 제가 공표하고 노래 노래하던 Manifesto에 어긋나던 판단들을 하늘이 막아준 것 같습니다.

오늘 월요일 다들 건강이 호전되어 Zoom 회의로 영상으로나마 얼굴을 마주하고 주간회의를 실시할 수 있었습니다. 회의 간 미비된 부분들과 실행 방안들이 오갔습니다.

저는 이렇게 된 마당에 무리하게 출시일을 맞추느라 예상 가능한 불량품을 출시하는 과오를 남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3월 1일, 14일 정도의 제작기간을 더 추가하여 미비된 부분을 충분히 해결하여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어설프게 시작할 뻔한 것을 하늘이 막고 도움을 준 것이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격리로 배운 것들


1. 우리는 재택근무체제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익히 듣고 보고 알고 있던 재택근무의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입니다.

청춘레슬러는 기본적인 사내 규칙과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재택근무에 대한 체계 마련은 둘째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기본 시스템을 모두 마련하지도 못한 채 전 직원 재택근무라는 미션이 내려졌고 우리는 이를 매끄럽지 못하게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개별 재택근무 체계와 코로나 등 국가재난으로 인한 전체 재택근무에 대한 롤이 시급해졌습니다.


2. 특히 수뇌부가 아프면 안 되는 이유

우리 직원 동료들이 아프다면 목표치를 낮추고, 늦추며 오직 동료들의 완쾌만을 걱정하고 바랄 일입니다.

하지만 저와 조커가 아프고 나니 모든 게 마비가 되어 버렸습니다.

동료들도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마당에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할 수뇌부가 모두 감감무소식이 되니 더더욱이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아마 탄탄한 시스템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꽤 많은 부분의 의사결정이 조커와 저 둘 중에 한 명을 의지하는 형태라 둘 모두 아프거나 부재하면 업무 체증이 매우 심각해진다는 점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수뇌부의 더 특별한 건강관리, 위생관리가 1순위 예방 체계이겠고,

수뇌부의 부재 시 의사결정 라인 및 기조를 시급히 체계를 세워야겠습니다.





새 동료 TOM이

청춘레슬러호에 승선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기쁜 일도 있습니다

백엔드 개발 담당자 TOM이 오늘 근로계약을 마쳤습니다.

TOM은 예전 프런트엔드 개발자를 채용하던 당시 (Clair가 입사)에도 입사지원을 하였던 분입니다.

당시에는 아쉽게도 다른 회사로 입사를 하였으나, 간지 얼마 안 되어 잘못 선택하였다고 판단하였나 봅니다.

백엔드 개발 담당자를 최근에 모집 중이었는데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TOM은 사실 백엔드 개발자는 아닙니다. 프런트 엔드 능력치가 더 우수한 동료입니다.

하지만 백엔드 관련해서도 경험들이 있다 보니 더 나은 백엔드 개발자를 등용할 때까지는 기존의 프런트 엔드 개발자 에리카, 에일리, 디토에게 프런트를 맡기고, 백엔드를 돌봐주기로 했습니다.

프런트에서도 에리카, 에일리, 디토에게 엄청난 아이템이 되어 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계약을 위해 이번 코로나 재택근무로 인해 대면하기 어려워

TOM과 저는 전화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습니다.

계약 전임에도 업무에 대한 흐름, 롤 등에 대해서 관심과 질문이 많았던 TOM입니다.

저는 나름 성실히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안내를 도왔습니다.

TOM도 그런 제가 꽤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다행입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오늘 유선과 메일을 통해 TOM과 계약을 마쳤습니다.

이제 공식적인 우리 청춘레슬러의 동료가 되었습니다.

날로 멋진 동료들이 함께 하는 청춘레슬러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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