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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종근 Mar 27. 2022

만드는 데 딱 12년 걸린 앱

진격의 경영 일기 #035

드디어 청춘레슬러의 서비스를 오픈합니다.

완성이 안돼서, UX가 불편해서,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QA Test에서 불합격을 받아서

내부적인 불허로 5번가량의 오픈 일정을 미루며

3/25 금요일, 마지막 검토와 미비점을 갖추고 구글 스토어 등록을 마쳤습니다.

3/27 일요일, 이 글을 막 시작하려는 찰나에 PPD의 TOM에게 구글 측에서 승인이 완료됐다는 DM이 왔습니다.

이제 내일 월요일(3/28) 정말 마지막 점검 후 '출시' 버튼을 누르면 애플리케이션 등록이 완료됩니다.

오늘은 이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잠시 어떻게 만들어진 서비스인가를 최대한 요약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제 막 쓰기 시작하는데 요약한다 한들 머릿속에 이야기가 가득한 것 보면 아마 그래도 길 것 같습니다.


선수 소개합니다!
우리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이름은 '에이전트 레오'입니다.



에이전트 레오(agent REOH)의 Production History


1.

2020년 3월 ~ 2021년 2월 부동산 중개업을 직접 경험하며 태어난 '에이전트 레오'의 아이디어


10년간의 기획자 경력을 잠시 멈추고 강남구 소재의 대형 부동산에 '부동산 중개 보조원'으로 재직하였습니다. (왜 10년간의 기획자 경력을 멈추었는가? 는 기회가 될 때 이야기할게요.)

지역마다 중개사무소마다 '부동산 중개 보조원'의 업무가 다를 수 있겠지만 일단 제 업무의 영역은 법적으로 명시된 업무의 제한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 이번 일기는 현재 부동산 사무소와 기존 부동산 플랫폼 사에게는 경종을 때릴 수도 있는 예민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에이전트 레오가 태어났는가에 대한 진정성 담긴 마음과 정성을 전하기 위해서는 솔직함이 최우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글을 써봅니다.




1. 매물 임장

     부동산 중개 보조원 입사 첫날 제게 하달된 미션은 '100개의 매물 임장'이었습니다. 임장이란 사전적 의미가 따로 있지만 부동산 사무소에서는 매물을 방문하여 '상세한 사진 촬영', '관리인 또는 건물주 전화번호 수집', '이 외 특이사항 수집'이 주요한 할 일입니다. 100개의 매물 임장 미션을 어떤 이는 1주일이 채 안되어 누구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저는 딱 1주일 걸렸던 것 같네요. 매물 임장을 다니다 보면 건물 외관만 봐도 내부가 짐작이 됩니다. 건물 외관만 봐도 준공연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도 가늠이 갑니다. (건물 짓는 데에도 시대별 유행이 있어요.) 그리고 동네마다 건물주들의 특이한 공통점이나 차이점이 보이기도 합니다. 상가 복합형 건물과 사무실 건물, 주거 빌딩의 관리 체계 등도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저는 이후로 1년여간 중개 보조원을 재직하며 강남/서초구 소재의 중개 대상물(매물)을 약 800개 정도 임장 하게 됩니다. 다른 동네는 몰라도 서울 강남구/서초구는 아주 조금은 안다고 말할 수준은 되었습니다.




2. 매물 등록 , DB 정리

    매물 임장을 다녀오면 가장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가장 우선 자사의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일입니다. 이건 부동산 사무소마다 다른데 제가 있던 곳에서는 꽤 공들인 부동산 사무소 웹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임장한 매물을 관리자 페이지 DB에 업로드하면 고객들이 부동산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홈페이지, DB 솔루션을 구축하지 않고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로 매물 DB를 정리하는 영세 부동산이 더 많습니다.

부동산 사무소 매물 DB의 모습 (사무소마다 그 형태는 다양)

    이렇게 온라인에 오픈된 홈페이지의 경우에도 '부동산 광고법'의 법망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기반한 내용으로 매물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오타나 철 지난 정보는 매우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DB에 쌓인 매물은 부동산 사무소의 다른 중개인들과 공유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잘못 적은 정보는 다른 동료 중개원들의 고객 중개에 꽤 크리티컬 한 실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이라 하루에 10~20개 정도 임장을 다녀오고 나면 꼼꼼히 검수하며 매물을 등록하는 과정이 정말 1~2시간 소요되기도 합니다. 다른 업무도 많은데 말이죠. 여기에 다음에 이야기할 부동산 광고 애플리케이션에도 매물을 올리면 그 시간은 임장한 매물 등록 시간 곱하기(X) 사용 중인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됩니다.


    부동산 중개 보조원을 직접 경험하면서 '에이전트 레오' 아이디어의 첫 번째 인스파이어는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대체 마케터야 중개인이야... 업무가 주객전도..."
중개인들이 매물 공부, 시장분석, 법과 제도 학습 등 중개 서비스와 고객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투자할 시간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 실정이구나....




3. 매물 광고

    부동산 홈페이지가 있다 한 들 부동산 사무소 홈페이지의 SEO(검색 최적화)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서 부동산 광고 애플리케이션은 하나씩 사용합니다.

주거가 전문인 부동산은 '직X'이나 '다X' 애플리케이션 또는 둘 모두 사용
상가/사무실(상업용)이 전문인 부동산은 '네X'
주거, 상업 부동산 둘 다 취급하는 곳은 '직X', '다X', '네X' 모두 사용합니다. 물론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말이죠.
위 애플리케이션을 떠나 네이버 부동산은 무조건 사용하는 것이 국룰입니다.

    제가 다니던 부동산 사무소에서는 '네X'와 '다X'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습니다. 우선 임장을 다녀오면 부동산 사무소 홈페이지 DB에 매물들을 등록하고 상업용이면 '네X'에 주거면 '다X'에 올리는 식입니다.


    여기서 이상한 점 느끼지 않으셨나요? 네, 저는 부동산 중개 보조원이었습니다. '부동산 광고법'에서는 타인의 계정, 공인중개사가 아닌 이가 부동산 매물 광고를 업로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개업공인중개사 아이디로 올리는 것이기에 법망에서는 벗어난다는 식입니다. 방금 '에이전트 레오'에 대한 두 번째 인스파이어가 태어났습니다.


왜 중개판에서 이기려면 업무의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지?


<중개인들의 이야기>
먹고살려면 어쩔 수가 없어요... 요새 부동산 앱에 광고 안 올리고 어떻게 고객을 만나요...
광고비는 또 엄청 비싸요. 월 수백만 원은 기본이에요. 어디는 몇천만 원도 쓴다던데...
근데 어설픈 양으로 올리면 돈만 쓰고 전화도 안 와요. 다 똑같은 매물로 광고하는데 이기려면 무조건 물량전이예요. 많이 올려야 전화 올 확률도 높다는 거죠. 많이 올리려면 임장을 많이 돌아야 하고 그걸 어떻게 개업공인중개사 혼자 다합니까. 일단 중개보조원 많이 뽑고 인해전술로 임장 많이 돌게 하고 다 제 이름으로 계정 하나씩 만들어주면 그거로 광고 많이 올리게 하는 거죠. 돈을 많이 써야 기회도 오는 구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 전화가 한 통도 없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정말 안 좋은 방법을 쓰는 분들도 계셔요. 비싼 돈 내고 고객이 없으면 안 되니 고객이 무조건 생기는 매물을 올리면 되겠죠? 바로 낚시매물, 허위매물이에요...


부동산 사무소의 낚시매물(허위매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알기 쉽게 그 맥락을 예시로 적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짧게 요약하다 보니 그 기구한 이유들에 대해서 비약한 부분들이 많긴 하지만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비자들의 부동산 광고 앱 사용률의 증가 → 부동산 중개인들이 영업을 위해 앱 의존도 증가 → 광고비 지출이 높아짐 → 경쟁 고도화 및 손해 절감을 위해 '허위매물', '낚시매물' 전략의 유혹


이런 수순이 꽤 많이 팽배해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제가 같이 일한 중개인 동료들은 선하디 선하고, 고객에게 최고의 매물을 전하기 위해 밤을 새우다시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허위와 낚시매물의 늪에 빠지시는 분들도 있었죠. 앱 플랫폼 없이는 자신의 정성과 실력을 알리기 힘들었고 고객을 만나기도 힘든 실정을 체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이유도 부동산 소비자들은 알리가 만무하였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살았건, 얼마나 정성스럽게 고객을 만나왔건 간에 단두대에 오르는 사람들은 부동산 중개사였습니다.



4. 유선 안내

    열심히 모은 매물을 광고에 올리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전화가 옵니다. 

고객: 안녕하세요. 네X에서 사무실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나(또는 중개인): 네, 고객님 안녕하세요. 매물번호 알려주시겠어요?
고객: 0000000입니다.
나(또는 중개인): 네, 00동에 있는 사무실 말씀하시는 거군요. 확인해보고 연락 다시 드리겠습니다.

-(확인한 결과 건물주가 어제 계약을 마쳤다고 함)-

나(또는 중개인): 안녕하세요. 사장님... 아쉽게도 건물주께서 어제 계약 완료하셨다고 합니다. 조건 알려주시면 제가 더 좋은 매물 소개해드릴게요.
고객: 아.. 네 됐고요. 없는 매물을 왜 올려두셨어요. 다른데 알아볼게요. (뚝)


    실제 경험담입니다. 꽤 자주 생기는 일입니다. 위에서 허위매물, 낚시매물을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허위매물도 종류가 많은데 고의성이 짙은 허위매물이 있는가 하면, 억울형 허위매물도 있습니다. 하루에도 10~20개 이상의 새로운 매물을 취급합니다. 그렇게 열흘만 되어도 100개죠. 건물주, 관리인들이 친절하게 자신의 매물을 보고 간 중개인들에게 일일이 현재 계약 현황을 공유해주시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렇다 보니 만약 매물의 계약 현황을 알려면 자신이 광고에 올린 매물 수만큼 아침마다 전화를 해야 합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결국은 저 전화 대화 예시처럼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물 광고 방식 자체는 고의성 허위매물을 막기도 어렵지만, 매물의 현재 계약 현황을 잡아내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현재 국가차원에서 임차인이 임차 사실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실매물 거래 현황' 신고제도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예산도 예산이지만 참 무겁고 어려운 방식을 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세 번째 에이전트 레오 아이디어의 인스파이어가 태어났습니다.


모든 앱들이 전부 매물 광고 방식인데 다른 방식은 없는 건가?


    제 기억에는 이 인스파이어 단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지금의 에이전트 레오의 기본 구조를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고객은 정답을 원하고 세상에 고객을 위해 100% 완벽한 매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100점 만점에 99점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부동산 중개인들이고 큰 확률로 고객보다는 중개인이 고득점의 매물을 찾아냅니다. 결론적으로는 고객들은 매물을 찾기보다 그 매물을 찾아낼 중개인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냐에 솔루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5. 고객 미팅 및 임장 동행 (매물 안내)

    여기서 임장은 아까 제가 광고와 매물 DB를 구축하기 위해 한 임장과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유가 다르겠죠. 아까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 실시한 사전 임장이라면, 이제는 고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고객과 동행하는 임장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만난 고객과 드디어 미팅을 하게 됩니다. 설레면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준비한 매물 정보들을 프린트하고 고객을 응대합니다. 간단한 인사 후 차를 타고 고객을 보여 줄 매물지로 향합니다. 가는 동안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이전 10년간의 마케팅 및 광고 대행을 하며 거의 모든 업종의 클라이언트와 다양한 직책의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이 점이 제게 큰 이점이 되었습니다. 부동산 중개를 하면서도 만난 손님들은 '잡지사', '와인바', '촬영 스튜디오', '광고 제작사' 등 다양했고 과거 만났던 인물들과 제가 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이끄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대 학생이 원룸을 구할 때, 30대 제 또래가 집을 구할 때도 제가 살아온 경험들이 버무리며 손님과 임장을 위해 동행하는 차 안에서 많은 유대관계를 만들어냅니다. 당시에 친해져서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한 고객들이 있는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당시에 고객들에게 지금 부동산 중개에 대해서 불편함과 불쾌함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던지며 인사이트를 얻어둘 수 있었습니다. 어떤 고객들에게는 실제로 훗날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지금의 에이전트 레오)을 만들 것이라 꿈을 이야기한 적도 있어 지금도 응원해주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어쨌든 임장 → 매물등록 및 DB정리 → 광고 등록 → 유선 안내까지 열심히 반복하다 보면 이렇게 그 전설로만 일컫어지던 '고객님'을 만날 수가 있게 됩니다. 하지만 고객을 만났다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법이란 없습니다. 고객님의 마음은 언제나 수수께끼 같은 법입니다. 고객은 중개인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마음을 숨깁니다. 중개인은 고객이 던져준 실낱같은 단서들로 고객의 마음에 꼭 드는 매물을 소개하기 위해 FBI 못지않는 추리를 펼칩니다.


    자 어김없이 네 번째 '에이전트 레오' 아이디어의 인스파이어가 여기서 나옵니다. 기존의 부동산 광고 앱으로 만난 고객에게는 그 니즈에 대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고객의 마음을 딱!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객 A가 기존 부동산 매물 광고 앱으로 찾아보고 전화준 매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0만원 / 관리비 50만원 / 40평 / 2룸 / 일반 사무실 / 강남구 논현동

    고객에게 이 매물만을 보여준다면 단번에 계약을 할까요? 대게는 아닙니다. 돌아오는 답은 보통

고객 A : "네 직접 보니까 좋네요. 딴 데 좀 더보다 올게요"

일 것입니다.

    

    중개인들은 그래서 고객에게 원하는 매물의 조건을 조금 더 물어보고 미리 매물들을 준비해둡니다.

그리고 처음에 보고 싶다고 한 매물 외에도 여러 건을 더 보여주죠.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중개인: 혹시 찾는 매물 조건 더 알려주시면 다른 물건도 준비해보겠습니다.

고객: 그냥 그것만 보여주세요. 어쨌든 그 사무실 있긴 있다는 거죠?


    그럼 중개인에게 단서라고는 전화가 온 그 매물의 정보뿐입니다.

<고객 A가 기존 부동산 매물 광고 앱으로 찾아보고 전화준 매물>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0만원 / 관리비 50만원 / 40평 / 2룸 / 일반 사무실 / 강남구 논현동

    중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위 조건과 같은 예산과 평수의 논현동 사무실을 몇 개 더 찾아놓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습니다.

예산이 부족하지만 평당가 시세가 싸게 나와서 한번 보고 조금 무리해보려던 참이었을 수도 있음.

반대로 예산은 많아 더 크고 좋은 물건들을 찾지만 해당 물건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작아도 보려던 참.

원래는 압구정동을 가고 싶었으나 논현동에 원하는 찾는 매물과 비슷한 게 있어서 보려던 참.

2룸이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인테리어 예산 절감을 예상하고 보려던 참.

    뭐 다 적어보려고 했지만 이러다간 닥터 스트레인지 마냥 모든 멀티버스 다 다녀올 것 같습니다. 어쨌든 현재 부동산 매물 광고 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해당 매물을 보고 중개인에게 주문해볼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 하나 그 외에 발생하는 실이 너무 많네요. 중개인이 고객의 마음을 훔쳐보지 못하는 것마저 말입니다.


이래서는 고객도 수많은 중개인과 매물에 발품을 팔아야 하고
중개인도 추리소설 쓰다가 시간과 체력만 낭비하기 일쑤입니다.




6. 중개 대상물(매물)의 매도(임대)인과 매수(임차)인 중개 협의

    우여곡절 끝에 고객이 매물을 드디어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끝이 아닙니다. 에누리와 협의의 달인의 성지 대한민국 아닙니까. 고객은 가격과 기타 조건들에 대한 협의를 요청합니다. 보통 협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입주일

가격 협의 (임대료 또는 매수가)

인테리어 공사일에 대한 월세 협의 (렌트프리 또는 핏 아웃 기간이라 불림)

사업자 전대차 계약 가능 여부

주거의 경우 반려견(묘) 키워도 되는 문제

등등 뭐 하나하나 그 내용과 사연들 말하면 주옥같은 에피소드가 한가득입니다. 보통 이 협의 단계까지 가서 무산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 됩니다. 건물주도 호락호락하지 않고 매수(임차) 인도 호락호락하게 양보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수많은 중개사고가 이 시점에 발생합니다. 중개인은 건물주와 매수(임차)인의 중간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주는데 기능은 번역기를 탑재한 카카오톡과도 같습니다. 

   

    건물주의 마음과 언어를 고객이 이해할 수 있게 번역하고 해석하고 또는 사견을 담기도 합니다. 반대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수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 가지 합니다.


    결국 해냈다면 이제 속전속결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든지 변덕스럽기 마련이죠. 빠르게 서로가 응했던 내용을 기준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7. 계약 최종 내용 정리, 계약서 작성 및 사전 계약 안내

    이번에 출시하는 저희 서비스 에이전트 레오에는 이 계약 내용을 최종 정리 및 계약 일정과 장소까지 안내하기 쉽도록 기능을 탑재한 바가 있습니다. 중개인은 계약서를 미리 작성하고 해당 내용을 요약해서 건물주와 고객에게 함께 안내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해당 내용을 이해했고 동의한다는 내용을 받습니다. 이 내역은 가계약의 효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고객이 해당 내용에 동의하여 계약금의 일부까지 입금한다면 법리상 거의 사실증명이 가능할 정도의 효력을 안게 됩니다. 따라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계약서 작성은 본래 공인중개사가 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데로 광고와 생존의 이유로 보조원을 많이 두는 경우 일도 많아지며 계약서를 중개 보조원이 작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주 특별한 특약이나 특이사항이 있지 않는 한 계약서는 보통 부동산 표준 계약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업무는 아닙니다. 그래도 개업공인중개사의 검수 아래 수정된 최종 계약서가 계약 테이블에 놓이게 됩니다. 아주 어리석고 업무태만인 공인중개사가 아닌 이상 중개보조원이 작성한 계약서를 건물주와 고객을 모신 계약 테이블에 두진 않습니다. 혹시나 발생한 계약상의 문제에 대한 책임은 매우 무거우니까요.


    이번 에이전트 레오의 초기 모델에 이 기능을 탑재한 이유도 중개 서비스 과정에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해서입니다. 뭐 자랑이지만 이것도 중개 좀 해본 사람이 아는 내용이지요. 에이전트 레오의 상세기획단계에서는 그동안 받아온 인스파이어와 그것을 기초로 아이데이션 하는 과정에서 에이전트 레오는 부동산 광고 앱이 아닌 고객과 중개인의 부동산 중개 과정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앱이길 바랬습니다.




8. 계약

    드디어 중개 서비스가 종료되는 단계입니다. 

    계약은 필히 책임자 즉, 공인중개사를 대동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직인은 오로지 공인중개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이 계약 테이블이 만들어지기까지 온갖 일이 다 있었습니다. 중개와 협의 단계에서 고객과 건물주의 집안일까지 알게 되기 일쑤이고, 고객의 인생 한탄도 받아주는 일도 허다합니다. 참 고된 일정이 지나 눈물 나는 계약 테이블까지 오게 되면 감개무량합니다.

    

    하지만 방심하기는 이릅니다. 협의 단계에서 분명히 대화가 오가며 정리되었던 이슈들도 다시 변덕을 일으킬 때도 있습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등장한 복병도 많습니다. (계약일까지 마치겠다던 건물 공사가 아직 지연되고 있다 등) 어떤 경우에는 건물주가 임차인의 관상이 마음에 안 든다며 계약을 무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어떤 일로 인해 계약이 무산될지는 신만이 아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사실을 근거로 계약을 해야 하기에 중개인은 알고 있는 모든 사항들을 열거하며 그럼에도 계약을 진행할지 의견을 물어야 합니다.


    그렇게 고된 시간들이 지나 보통 1개월~2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치며 계약이 성사됩니다.




9. 부동산 수수료 청구

    계약을 마쳤으면 이제 그간의 눈물 나는 시간들을 보상받을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가장 중개인들의 가슴을 찢어놓습니다. 온갖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원하는 바를 찾아 헤맨 시간들을 뒤로하고 중개 수수료가 비싸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싸게 해 달라고 으름장까지 놓습니다.


    중개인들의 고충은 월소득입니다. 중개수수료를 표면적으로 보면 중개인들이 고소득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실상은 그렇지 않죠. 부동산 사무소 개업률은 계속 상승 중이고 폐업률은 하락 중입니다. 경쟁자들이 많아지고 있죠. 2021년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 수험생이 40만 명이었습니다. 성인들의 수능이라고도 불립니다. 고 경쟁으로 인해 1인당 수익 파이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럼 많이 버니까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거 아니냐? 그건 또 아닙니다. 아마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취업률과 노후 무직 방지에 대한 준비가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중개사 단체에서 직업을 홍보할 때 중개사가 못 버니까 하지 말라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그 직업도 존속할 수 있는 연유입니다. 그 희망이 많은 착각을 낳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공인중개사 월 유지비용 중 절반이 부동산 광고비일 정도입니다. 공인중개사는 소속 공인중개사, 부동산 중개 보조원 모두 영업직으로 월급이 없습니다. 즉 유지비가 적은 업종 중 하나라고 착각하지만 영세 부동산 사무소 입장에서는 광고비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의 고객을 만나 열심히 중개해서 성공은 고사하고 다음 달 유지비, 생활비를 충당하자는 희망 아래 고객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 고객도 먹고살기 힘든 요즘이죠. 결국은 대게 중개사가 양보하기 일쑤입니다.


    이것이 에이전트 레오의 여섯 번째 인스파이어입니다.


중개를 시작하기 전에 최종 중개 수수료를 협의하고 시작하면 어떨까?


에이전트 레오는 고객이 사전에 자신이 원하는 중개수수료를 명시하고 중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중개사는 자유의지로 그 고객을 케어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훗날 써보실 일이 있다면 알게 되실 거예요.


 이어서 에이전트 레오의 일곱 번째 인스파이어입니다.


"중개수수료 입금해주세요"
이 아쉬운 이야기는 앱이 대신 해주자


정신과 상담의가 있는데 친구가 찾아와서 상담을 받았다고 칩시다.

근데 집에 돌아가는 친구에게 "진료비(상담비)는 내고 가야 돼 친구야"라고 하기 어렵죠?


고객을 응대하고 중개하는 과정에 중개인은 참 진심으로 마음을 담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저처럼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그 친구에게 돈 달라고 하기가 참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대신해주자는 생각이 에이전트 레오에 투영된 게 '중개수수료 납부' 기능입니다.

중개인 대신에 통보 및 안내를 해주고 중개인의 입금계좌로 입금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식입니다.




제가 1년여 중개업에 종사하며 피부로 느낀 불편함과 불쾌함들에서 인스파이어를 얻고 그 솔루션을 찾기 위해 아이데이션을 한 결과가 에이전트 레오의 초기 기획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부동산 소비자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초기 버전이 불편할 수는 있어도 공감은 많이 얻겠다는 예상입니다.



2. 

에이전트 레오 아이디어를 실현한 사람들

JOKER, ERIKA, DITTO, CLAIR, TOM, JENNA


    아마 수많은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못하고 생각의 무덤에 매장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입니다.

에이전트 레오도 그럴 뻔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말이죠.


JOKER

    제 아이디어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은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공감만으로는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는 없습니다. 이 아이디어가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과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의심 없이 가장 먼저 달려들어 실현화시키는데 모든 것을 던진 사람이 '조커'입니다. 조커 하나로 이것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하면 허풍 같으나 과언이 아닙니다. '기획', '디자인', '마케팅', '운영', '회계' 거의 전 분야에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조커가 하필 첫 번째 제 우군이었다는 점은 크나큰 행운입니다. 고마움이 가득해 창업 당시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어 성공한다면 그 성공의 대가는 똑같이 나누고 실패의 대가는 제가 가져간다는 내용을 약속(계약)하였습니다. 조커는 그 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ERIKA

    에리카는 이 아이디어가 애플리케이션이 되는 과정의 첫 점과 방점을 찍은 멤버입니다. 가장 첫 개발자입니다. 저는 이번 창업 직 후 입사한 에리카를 출시 직전까지 바라보면서 가장 진하게 느낀 점은 '이 친구는 진짜 멋진 리더감'이다.라는 점입니다. 외모는 작고 여린 소녀 같은데 '묵직함'이 느껴지는 친구입니다.

언제나 의연함을 지키고, 동료들을 은근히 이끌어가는 매력 또한 있습니다. 문제해결력도 좋고, 이해력도 좋고 공감능력도 좋습니다. 초반 멤버가 혁혁히 성장해 청춘레슬러의 멋진 리더들이 돼주길 바라는 입장에서 가장 첫 개발진 멤버인 에리카가 그런 씨앗이 보이는 동료라는 점이 가장 저를 만족스럽게 합니다. 실력의 성장은 누구나 언제나 노력하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리더 자질은 그 난이도가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성격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런 ERIKA를 얻은 저는 운이 좋습니다.


DITTO

    정말 헌신적이고 열정적이고 학구열이 넘치는 동료입니다. 처음에 ERIKA를 소개해 준 장본인이죠. ERIKA 덕분에 실현화가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 ERIKA를 소개해준 DITTO는 그 씨앗을 심어준 장본인입니다. 백엔드에 취약한 우리 입장에서 DITTO는 밤을 새워 그 해결방법들을 찾아내어주었습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인해 언제나 '할 수 있습니다.' '해결 가능합니다'라는 개발자에게 조금 듣기 어려운 그 대답을 해주어 내부의 기폭제 역할을 해냅니다.


CLAIR

    솔직히 다들 열심히 했다. 고생했다. 하고 싶지만 클레어 입장에서 서운할 말입니다.

예를 들어 1권의 책을 쓴다고 치면 맡은 분량이 혼자서 절반 가량 됩니다. 오버를 보탠 말일지라도 그렇게 표현해주고 싶습니다. 입사하고 두 달 만에 이걸 혼자 다 해냈다는 것은 아마 유래를 찾기도 힘들고 동료들도 클레어의 공헌도에 대해서 제게 하나하나 다 언급할 정도입니다. 출시 당시에 쏟아지던 오류들도 죄다 클레어의 담당 영역인지라 마음의 부담도 엄청 컸을 텐데 표정 한 번 일그러지지 않고 묵묵히 해낸 점이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주니어 개발자 클레어가 이번 과정에서 실력이나 개발자로서의 실무 태도에 있어서도 제법 PRO다운 면모가 생긴 점도 주목할 일입니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찐하게 이겨낸 개발자라서 이제는 어디서 개발자라고 명함 내밀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TOM

    뒤늦게 합류하였지만 정말 적시에 들어와 준 TOM 덕분에 출시가 가능했습니다. 뒤 돌이 켜 보면 TOM이 없었다면 출시가 지금 가능했을까? 강한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다른 멤버들에게 고맙고 존경하는 마음은 그렇다 치고 가능성이라는 부문으로만 본다면 TOM이 없었다면 그냥 '출시 못했습니다.'

    7년 차 프로 개발자로서 실력을 제가 논하기에는 까부는 격이고, 그것보다 선임 개발자로서 실력과 인성이 동료 개발자들을 밀어주고 당겨주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예전 TOM의 이직 사유를 듣던 당시에 언급했던 내용대로 '조직문화'와 '분위기', '동료 간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민감한 TOM인데 청춘레슬러에서는 TOM이 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출시 이후 동료 개발자들과의 개발 직무적인 성장을 위해 생각하는 계획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기대가 됩니다. 물심양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JENNA

    아직 입사 1개월 차가 안된 JENNA이지만 JENNA의 입사 BEFORE & AFTER가 명확합니다. 지금까지 JOKER의 디자인을 따라갔지만 워낙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는 터라 디자인에 집중할 수 없었던 연유로 조금 아쉬움이 남는 UI, UX의 에이전트 레오였습니다. 솔직히 JENNA가 이번 출시에 공헌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안 했습니다. 입사 1개월도 채 안된 JENNA에게 기대를 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부담만 주기 마련이라는 판단에서였죠. 그리고 출시를 앞두고 갓 들어온 JENNA에게 야근을 동반한 작업 또한 기대하면 안 될 노릇이었습니다. 그런데 JENNA는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동료들과 융화하는 대인관계와 청춘레슬러의 성공을 함께 꿈꾸는 진짜 멤버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특히 얼마 전 JENNA가 제게 한 말이 참 가슴에 남습니다.

"JK님! 우리 빨리 성공해요"


에이전트 레오를 실현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들입니다.

해주고 싶은 칭찬도 너무나 많지만 우린 칭찬에 취할 시간이 없습니다.

잘한 것보다 잘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이 더 있는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단계에 왔습니다.




3.

앞으로 가장 기대가 큰 AILEE




    AILEE는 올해 1월 1일에 입사하였습니다. 에일리의 주요 임무는 이전 일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영업 및 고객 관리'가 주요 임무입니다. 지금까지 애플리케이션이 5번에 걸쳐 오픈 일정을 미루게 되었습니다. 당시 처음 계획했던 오픈일 전부터 강남구/서초구 소재의 공인중개사들을 방문하며 사전 홍보와 온라인 영업을 시작했던 바가 있습니다. 듣보잡 에이전트 레오는 가뜩이나 출시 전이라 문전박대 일쑤에 워낙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인지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앱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에일리입니다.


    반복되는 출시일의 연기로 에일리는 영업을 멈춰야 했습니다. 그리고 CS 세팅, 온라인 광고, 앱 QA TEST 외 등등 작은 회사라 담당자가 공백인 모든 업무를 맡아주었습니다. 말 그대로 영업사원이 영업 빼고 다 수행한 셈입니다.


출동 준비 됐어요? 에일리?


    이제 에일리가 출동할 타이밍입니다. 내일이면 출시 버튼이 눌릴 것이고, 우리 서비스는 실제로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그 고객은 온라인 마케팅이 포병부대처럼 우리의 타깃 지역에 포격을 가할 것입니다. 에일리는 스나이퍼처럼 양보다는 질로써 고객 하나하나에 AIM을 잡고 저격을 하게 됩니다.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은 서비스를 가뜩이나 애플리케이션이나 플랫폼 서비스에 어려워하는 세대의 공인중개사님들에게는 에일리가 출동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청춘레슬러 에이전트 레오만의 SO(Sales Operator) 직무 특성과 방식들을 디자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본업무가 아니어도 묵묵히 수행해 준 에일리의 노력들 덕분에 출시 전에 필요한 다양한 준비사항들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래도 에일리의 본업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기다린 시간이 길었던 만큼 에일리에게 기대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4.

에이전트 레오, 12년 만에 만들었습니다.


12년 전 저는 애플리케이션, 부동산과는 전혀 관계없던 학과의 학생이었습니다.

2010년에 페이스북은 싸이월드를 밀어낸 지 오래였고, 인스타그램이 태어난 해입니다.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은 산업혁명이었고 앱 개발이 미래 산업이라고 주창하기 시작하던 시절입니다.


그 당시에 제게 앱 사업은 전무한 영역이면서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나만의 앱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었죠.


2012년 어느 중소기업에 입사하면서 마케팅에 눈을 떴고 이어 미디어 사업에도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2015년 새로 알게 된 세상을 보고 자만에 취해 앱 사업하겠다고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했습니다. 이제 막 엔젤 투자가 꿈틀대던 시기라 작고 큰 공모 대회가 열렸고 아이디어로 상금도 타고 작은 성과들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 하나로 수익화는 고사하고 전혀 비즈니스에 전무한 실력으로는 어려웠습니다.


2015년 대학원 시절 당시 창업 후 투자 및 지원사업에 공모했던 아이디어 'VERSUS'


그 이후 그래도 아이디어와 실행능력 하나랑 패기는 인정받아 마케팅 대행사와 플랫폼 회사의 중책으로 지난 10년을 지내왔습니다.


많이 돌아왔네요.

하고 싶은 것을 두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으로 지난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누구에게는 몇 개월이면 뚝딱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일 수 있겠으나,

저는 딱 12년이 걸렸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도 진하게 품은 꿈은 결국은 이루어지네요.

아직은 부분 적인 성공입니다.

제가 지난 세월 배운 게 있다면 작은 성공에 취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이제 막 서비스 오픈일뿐입니다.


우리는 총 4단계의 개발단계에서 1단계의 60% 정도의 기능만을 시장에 꺼내놓았습니다.

전국을 넘어 글로벌 서비스를 꿈꾸는 우리는 아직 서울의 강남구와 서초구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꺼내놓았습니다.

뜨겁고 강력한 경쟁자들이 주둔하고 있는 시장에서 우리가 돕고자 하는 대한민국 공인중개사와 부동산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차갑기만 합니다.





작은 시작에 자만하지 않고, 동료들의 큰 노력에 아쉬운 결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지난 12년을 잊지 않고 초심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이제 막 시작하는 에이전트 레오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가감 없는 질책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당하겠습니다. 견디겠습니다.


워낙 사고뭉치로 살아와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에이전트 레오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에이전트 레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창업에서 출시까지>

청춘 레슬러 진격의 경영 일기 에피소드 01을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에피소드 02는 초기 시장 진입에 대한 내용으로 써보고자 합니다.


청춘레슬러 '진격의 경영 일기' 에피소드 01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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