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어디다 두었는지

by 이종덕

핸드폰이나 리모컨, 자동차 키가 자주 없어진다. 이거 찾다가 세월 다 간다.

비밀번호 잊어버려 돈도 못 찾고 인터넷 결재도 못한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진짜로 황당한 일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면서 핸드폰이 어디 있을까 찾는 일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내 나이쯤에 흔히 있는 일이라고 들하고 친구들 말로도

자기들도 종종 그렇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잠깐씩 절망감을 맞보곤 한다.


얼마 전에 필요할 때 쓰려고 상품권 몇 장을 잘 안 입는 양복 주머니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게 감쪽같이 없어진 일이 있었다.

장롱을 샅샅이 뒤지고 모든 기억을 동원해 찾아봐도 찾을 길이 없었고

나중에는 잃어버린 상품권의 존재 보다는 하얗게 지워진 내 기억에 화가 나서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었다.

거의 포기하고 잊힐 무렵 뜻밖에 장소에서 상품권이 발견되었는데

찾았다는 기쁨보다는 도대체 장소를 옮겨놓은 기억이 전혀 없어서 너무나 황당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일을 미루지 말고 즉시즉시 해야 할 것 같다.

이 깜빡거림의 증세는 숨기기 보다는 오픈하고, 챙기기 보다는 덜 어내며,

복잡하기 보다는 단순하라는 시그널이 아닌가 싶다.

나이 들어 눈이 침침함은 큰 것만 보라는 것이고

귀가 어두움은 자잔한 소리는 듣지 말라는 뜻이라 하지 않던가?

매거진의 이전글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