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 까미가 죽은 지도 벌써 5년이 지났군요. 아마 요맘때인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나는 까미가 죽던날 저녁 그 녀석과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 힘들어 보인다... 오늘 밤에 가거라 그리고 나한테 몇 대 얻어맞았던 일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마라" 이렇게 말하며 마지막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녀석은 슬픈 듯이 나를 빤히 쳐다보며 희미하게 꼬리를 두어 번 흔들어 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죽어있었고 작은 상자에 넣어 아파트 뒷동산에 묻어주었습니다.
그 후로 한동안 애써 안그런 척하려 해도 현관을 드나들 때마다 있는 것 같고, 퇴근 후 반기던 녀석이 없으니 허전하고, 여전히 냄새도 나고, 아침 토스트를 구우며 식빵귀퉁이를 조금씩 떼어주던 생각이나서 주책 맞게 눈물이 한 방울 찔끔 나오기도 했습니다.
회사 근처에 보신탕 잘 하는 집이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친구가 찾아왔기에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한 그릇 했습니다.
초고추장에 들깨가루와 참기름을 넣고 잘 저어 섞어서 부추 무침과 함께 고기를 찍어먹으면 정말 환상의 맛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보신탕을 먹고 집에 들어가면 현관에서 까미 녀석이 매서운 눈초리로 째려 보는 것 만 같아서 쫌 그랬었는데...
그건 그렇고 이번 공휴일에는 까미 무덤을 한번 가봐야겠네요.
보신탕 먹고 들어와서 죽은 애완견을 그리워하는 난 도대체 뭐하는 놈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