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하지 않기

by 이종덕

지난 주말 광릉수목원에 바람을 쐬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에 어울리지 않게 생선구이집이 많더군요. 점심 때도 되고 해서 생선구이를 먹는데 자반고등어, 조기, 청어, 갈치 등 여러 가지 생선을 원래 모양 그대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 주었습니다.

맛있게 먹고 나오는 길에 주인에게 어쩌면 생선을 이렇게 잘 구었느냐고 비결을 물으니 앞과 뒤 딱 두 번 이상을 뒤집지 않는답니다. 생선은 자주 뒤집으면 먹을게 없답니다.


투명한 얼음을 얻으려면 물을 천천히 얼려야 합니다. 급랭을 시키면 얼음은 뿌옇고 불투명합니다.

천천히 얼리면 공기방울과 불순물을 밀어내면서 얼기 때문에 단단하고 맑은 얼음을 얻을 수 있지만 빨리 얼리면 이것들이 미쳐 빠져나가지 못하고 얼음 안에 가두어진 채로 얼기 때문에 푸석 푸석하고 투명하지 못한 얼음이 되는 것입니다.


비이커에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려 보세요 휘젓지 않아도 은은하게 퍼져나갑니다.

혜민스님의 말처럼 프라이팬에 눌어붙은 찌꺼기는 억지로 박박 긁어내지 않아도 물에 담가놓으면 저절로 다 떨어집니다.


천천히 조급하지 않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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