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이런걸까?

by 이종덕

어느 아줌마가 춤을 배워 캬바레에 처음 갔습니다.

처음 춤을 추는 자리라 자꾸만 상대방 발을 밟고 스텝도 꼬이고 실수를 합니다.

"긴장하셨어요?"라고 파트너가 물었습니다. 이 아줌마 "네 30포기 했어요"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마누라와 나는 서로 긴장하고 조심할 사이는 분명히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딴소리를 합니다.

우리가 얘기하는걸 옆에서 보면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다고 딸이 낄낄거립니다.

게다가 청소기 돌리며, 드라이하며 얘기를 하니 제대로 들릴 리가 없지요. 그러니 자꾸 목소리가 높아지고 남들이 보면 싸우는 줄 아는 겁니다.

이게 물론 귀의 기능상에 문제도 있지만 상대방의 말을 피차 건성으로 듣는다는데 더 큰 원인이 있을 겁니다.


눈을 마주치고 두손을 꼭 잡고 소근 소근... 숨소리까지도 사랑스럽게 들린 적이 있었지요 아주 아주 옛날에...

하지만 이제는 마누라의 얘기는 온통 다 바가지로만 들리니 문제가 심각한 것이지요.


소설가 박범신 씨는 참 좋은 사람이에요 아니 참 좋은 남편인가 봐요 참 좋은 말을 했군요.

옮겨봅니다.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아내의 "아내"가 되어 아내가 그랬듯 평생 더운 밥 지어주고 싶다.
(박범신)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아내의 "아내"가 되어 아내가 그랬듯 평생 바가지를 긁고 싶다.
(이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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