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새총

by 이종덕

1960년대 중반 내가 어렸을 때 무슨 제대로 된 장난감이 있었겠는가?

기껏해야 다마라고 부르던 유리구슬과 종이로 접은 딱지 그리고 끈을 감아 던져 돌리던 나무 팽이가 전부였다.

겨울이 되면 Y자로 된 나뭇가지를 구해 고무줄 새총을 만들어 그때만 해도 변두리 나뭇가지에 새까맣게 앉아있는 참새를 잡는 재미가 쏠쏠했다.


고무줄 새총.

뒤로 많이 당기면 당길수록 멀리 나가고 세게 나간다.


뒤로 물러섬.

멀리 뛰기를 할 때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봐야 얼마 못 뛴다.

뒤로 물러서 달리다가 탄력을 받아 뛰어야 훨씬 멀리 뛸 수 있다.


참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늘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회사를 다녔다.

잘 나갈 때도 있었고 중요한 보직을 맡아 승승장구도 해보았다.

높은 곳은 바람이 세기 마련이어서 시기와 질투도 받아보았고 그로 인해 한직으로 밀려 낙담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잘 극복을 해왔던 것 같고 무사 무탈하게 지금까지 잘 온 것은 중요한일에 쏟아 부었던 노력을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일에도 똑같이 해왔기 때문이라고 자부한다.


이제는 나이로 보나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볼 때 피크는 지났다.

내 친구들은 이미 퇴직하여 2라운드를 뛰기 시작한 지 오래다. 100세 시대라고도 하고 인생 이모작이라는 말도 생겼다.

누군가 말했다.

환갑은 세 번째 스므살이라고.


이번 주말에는 아파트 뒷산에 올라가 새총을 만들만한 나뭇가지를 구해봐야겠다. 칼로 잘 다듬어 고무줄 새총을 만들어 봐야겠다.


멋지고 힘찬 나의 후반전을 계획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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