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처세

궁예의 믿음과 왕건의 신뢰

by 이종덕


조직사회에서 참으로 위험한 일중의 하나가 의심 많은 리더에게 발탁되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리더의 의심으로 인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잘못을 모두 다 뒤집어 쓰게 되는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발탁은 되었지만 믿음과는 별개여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요...


후삼국 시대의 궁예는 탁월한 능력과 운도 함께했던 사람이었지만 아무도 믿지 못하는 의심병 때문에, 어줍지 않은 관심법이라는 사람에 대한 잘못된 판단기준 때문에 아내와 자식을 자기 손으로 베고

급기야는 처절하게 몰락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리더입니다.


반면에 그에게 발탁되었다가 끊임없는 의심의 눈초리에 위험을 느껴 2인자의 권한을 다 팽개치고 변방으로 멀리 떠났던 왕건이 결국은 모든 영광과 권한을 거머쥐게 되고

궁예의 잘못된 생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왕건은 부하들을 형제의 의로 대했으며 신뢰했습니다.


이러한 왕건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신뢰는, 진실된 믿음은 나중에 신숭겸이라는 충신이 그를 대신해 목숨까지도 내어놓게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처세가 어쩌면 능력보다는 궁예를 피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