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학생들이 교내에서 편집, 발행하는 校誌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던 상자에서 국민학교 때 교지(校誌)가 나왔습니다.
낡은 책 속에 내가 쓴 동시가 실려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엄마 곗날
5학년 6반 이 종덕
따가운 햇살이 어깨에 떨어지고
길고 지루한 오후가 다 지나갔습니다.
이제 햇님이 담장을 넘어가면 어둑어둑해지겠요.
계모임 나간 엄마는 오시질 않고
심심하고 배가 고파옵니다.
찬장을 열어보니 양재기에 삶은 감자 두 알
엄마가 빵사올지도 몰라.. 그냥 참습니다.
엄마 왜 이렇게 안 오지?
툇마루에 앉아 대문 쪽만 바라봅니다.
엄마 오셨습니다.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계주가 곗돈을 가지고 도망갔답니다.
그냥
찬장에서 감자를 꺼내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