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by 이종덕

송금해야 할 일이 있어 인터넷뱅킹을 하려는데 공인인증번호가 자꾸 에러가 납니다.

세 번 실패.. 이제 두 번 만에 찾아내지 못하면 일이 복잡해집니다.

천신만고 끝에 네 번째 성공, 산 넘어 산이라고 비밀번호가 가물가물 합니다.

신용카드, 통장, 각종 SNS 계정 심지어는 아파트 현관 출입문 번호까지... 도저히 다 외울 수가 없습니다.

진작에 다 통일시켜 놨어야 하는 건데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고 성장해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기에는 너무 힘이 듭니다.

ID와 비밀번호, 이거 없이는 집에 들어가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외우기 좋으라고 생년월일이나 전화번호를 비밀번호로 쓰려하면 그것도 안 됩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세상입니다.


이사를 오면 제일 먼저 현관 번호키부터 바꿔야 합니다.

얼마 전

그날은 낮술도 했고 그래서인지 저녁 회식 때 발동이 걸려 만취했습니다.

그래도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가는데 이사한걸 잊어버리고 살던 집으로 가서 위풍당당하게 번호키를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난 아무리 취해도 집도 잘 찾아오고 비밀번호도 안 까먹어" 스스로 칭찬을 하면서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얘기는 못하겠지만 난 그날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아무리 젊은 부부지만 방 놔두고 왜 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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