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쑤시개

by 이종덕

의자에 앉으려는데 뭔가가 따끔하게 허벅지를 쑤신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꺼내보니 이쑤시개였다.


사실 바지 주머니뿐만이 아니다. 양복 웃도리, 운동복 바지.. 주머니마다 이쑤시개가 들어있다.

자동차, 사무실 손 닿는 곳마다 이쑤시개 천지다.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올 때면 의례히 이쑤시개를 서너 개 뽑아 저장을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게 어디서 많이 본 생소하지 않은 느낌이다.

옛날에 아버지가 그러셨다. 그래서 어머니가 아버지 양복을 드라이 맡길 때마다 호주머니를 뒤지며 잔소리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버지뿐 만이 아니다. 영감들은 다 그랬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이빨 틈새는 벌어지고 뭔가가 끼면 답답해서 못 견디겠고... 뭘 찾으려면 통 기억이 나질 않고. 이게 다 늙어가는 과정이고 통과의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 눈을 피해서 이를 쑤셨고 방귀도 밖에 나가서 뀌었었다.


소지품을 찾지 못해 허둥대는 일이 하도 잦아져서 요즘은 사위가 사준 파우치에 모든 것을 다 때려 넣고 다닌다.

핸드폰, 지갑, 자동차 키, 명함지갑... 그곳엔 이쑤시개도 몇 개 자리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