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도망 다니기

by 이종덕

책 읽고 글 쓰는 일이 참 좋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일기를 꼬박꼬박 썼고 연애시절엔 편지도 많이 썼습니다.

문제는 어떤 글이든 쓰고 나서 읽어보면 차마 다시 읽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잘 쓰려고, 멋있게 쓰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한 번에 쭉 써버리고 다시 읽어보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트위터를 참 열심히 했습니다. 140 자라는 한정된 범위에서 미사 어귀도 필요 없고 그때 그때의 스쳐가는 생각이 모여지는 것이 참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악플이 되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정치적이지도 않고 내 삶에 일부인 평범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어느 결엔가 트위터는 정치, 종교의 싸움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3년이 넘는 나의 생각의 단편들이 모인 소중한 기억들을 버렸습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는 아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니까 하는 마음에 그곳에 사진도 올리고 지인들과 소식을 주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제가 하기에 달렸기는 하지만 사생활의 노출이라는 피하고 싶은 상황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블로그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공감하고 동감하는 소소한 일상의 장이 악의적인 댓글로 인해 망가지는 현상이 마음 아픕니다.


얼마 전...

브런치마저도 악성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 이분은 내생 각과 다르구나, 내가 좀 더 신중해야겠구나 하는 범위를 넘어선 수준이었지요.

"그럴 수도 있지"하고 애써 넘겨버렸지만 나도 모르게 글을 쓰는 일에 머뭇거리고, 썼다가 삭제를 해버리는.. 글쓰기가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sns를 활용하는 누구라도 어차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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