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에 발 담그고 낮술 마시기

by 이종덕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됩니다.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낮에는 땀을 많이 흘리니 몸이 지칩니다.


땡땡이...

내가 나온 고등학교는 후문 쪽 담장이 허술했습니다. 이따금씩 친구들과 담장을 넘어서 땡땡이를 치곤 했는데 책가방을 담장 밖으로 먼저 던지고 월담을 하여 땡땡이를 치는 일은 스릴과 함께 일탈의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다른 친구들 보충수업받는 시간에 중국집에 방하나 잡아 놓고 야끼만두에 동해 고량주 마시며 몰래 담배도 한 모금씩 피우는 모험이 뭐가 그리 좋았는지...

뭐든지 몰래 하는 것이, 하지 말라는 걸 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훨씬 재미있기는 하지요.


얼마 전

외부에서 볼 일을 보고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땡땡이의 유혹이 찾아왔습니다.

우선 선수를 모집하고 더위를 피해 낮술을 먹을 수 있는 시원한 장소를 물색하여 시냇물에 평상이 있는 곳에서 닭백숙과 소맥으로 낮술을 푸기 시작했습니다.

평상 옆에는 작은 폭포가 물을 쏟아내고 발 밑으로는 냇물이 흘러 잠시 더위를 잊고 일탈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였습니다.

벨트 풀고, 양말 벗고 몸과 마음을 완전히 무장해제시킨 채 잡담과 음주로 오후 한때를 보냈습니다.

새삼 조상들의 더위 피하는 방법이 참 낭만적이고 절묘했음을 느끼기도 했지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예나 지금이나 땡땡이의 재미는 그대로입니다.


불량학생은 불량 직장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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