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에 붙은 밥알 하나도 무겁게 느껴진다는 복중 더위입니다.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루고 땀을 쏟고, 찬 음료를 자꾸 먹게 되니 자연히 컨디션도 나쁘고 입맛도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더워서 꼼짝 않고 집에서만 지낸 지난 주말 내가 입맛을 잃고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니 마누라가 신경을 쓰는 눈치입니다.
아직 2-3년 더 부려 먹어야 할 텐데 비실 비실하니 걱정이 되었겠지요.
여름에 입맛을 돋우는 반찬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적당히 마른 대구포를 쪽쪽 찢어서 고추장에 찍어 밥을 찬물에 말아 함께 먹으면 짭쪼름하고 시원해 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는 한 끼가 될 수 있습니다.
무 짠지나 오이지를 납작 납작하게 썰어 얼음물에 띄워 먹으면 국물도 시원하고 아삭아삭하고 짭짤한 맛이 염분을 보충해 주고 입맛을 돋게 합니다.
아무래도 여름 반찬은 짭짤하고 가벼운 것이 속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입맛을 돌게 하는 것 같습니다.
주말 이른 저녁을 먹는데 마누라가 노각을 먹음직스럽게 무쳐 놓았습니다.
식은 밥에 노각무침을 듬뿍 올리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함께 넣어 비벼먹었습니다. 복중에 이런 별미가 없더군요.
아삭아삭 씹히는 노각의 식감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고추장 양념과 어우러져 맛있게 밥 한 그릇을 다 먹었습니다.
더울수록 밥 잘 챙겨 먹고 가벼운 운동을 하며 잠을 잘 자야 이 여름을 잘 지낼 수 있겠지요.
그래야 아오지 탄광에서 탄을 잘 캐서 처자식 부양을 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