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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Aug 01. 2016

삼복더위에 파김치가 되었을 때

이렇게 더운 여름이 있었던가? 할 정도로 무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재작년 여름에도 이렇게 더웠을 것입니다.

몸이 점점 더 더위를 이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더위는 정말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에 시련 일지라"입니다.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하면 어지럽고, 입맛도 없고, 손하나 까딱 하기 싫을 정도로 축 늘어집니다.

하루 한 번씩 신축사옥의 공사현장을 둘러보는데 그야말로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몸과 마음이 파김치처럼 축 처지는 것이지요.

더위 먹은 사람들 많습니다.

지난주에 부서장들과 함께 중복 음식으로 민어탕을 함께 먹었는데 이게 보양식이 될까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땀을 빼야 했습니다.

밥을 먹고 오는 길에 몸을 식힐 요량으로 회사 앞 커피집에서 주문을 하는데 민모부장이 "아이스 핫 쵸코"를 주문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아무도 말도 안 되는 주문을 했다는 걸 몰랐습니다.

주인이 난감한 얼굴로 다시 주문을 하라고 할 때 그제야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던 것입니다.

조크가 아니었습니다.

이 친구 땀 빼며 먹은 민어탕과 커피집까지 오는 동안에 완전히 더위를 먹은 것입니다.


더위에 파김치가 되었다는 말을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는 잘 익은 파김치를 먹는 것이 몸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시큼하게 잘 익은 파김치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혈액순환에도 특별한 효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삼겹살을 구워서 파김치에 돌돌 말아먹으면 상추에 싸 먹거나 김치와 함께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의 조화가 있습니다.


어쨌든

요즘처럼 파김치가 되었을 때는 파김치를 많이 드십시오.

박카스 한 병으로 잠시 반짝하는 피로 해소가 아닌 은은하게 조금씩 더위에 지친 피로를 회복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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