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표 아침밥

by 이종덕

Food Essay를 쓰면서 30년 동안 얻어먹은 마누라표 밥상을 빼 놓는 건 기본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난 아침밥 신봉자이다. 아침밥을 거르면 왠지 하루를 제대로 못 보낼 것 같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아무리 술을 많이 먹은 다음날 아침에도,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하면서도 하다못해 눌은밥이라도 아침을 꼭 먹었다.
아침밥 해대느라 마누라 많이 힘들었을 거다. 내가 그걸 이제야 알겠다.
매일 매일 다르게, 술 먹은 날은 속풀이를, 추운 날엔 따끈한 음식을 그때 그때 내 상태를 살펴 참 어지간히도 정성스레 내 아침을 챙겨줬다.

뭐 그리 큰 벼슬을 한다고...


오늘 아침도 눌은밥에 명란젓, 따끈한 계란찜, 정갈하게 준비해준 아침을 먹으며 출근 전의 평안함을 만끽한다.

식후의 방금 내린 향 짙은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에게 대우를 받는 이 느낌 때문에 내가 참 별 볼일 없음에도 늘 자신 있고 당당하지 않았나 싶다.

마누라... 참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