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돼지불고기는 참 특별한 음식이고 추억에 음식이다.
어린 시절,
고기가 참 귀했었다. 노란 양은 불고기판에 얇게 썬 쇠고기와 당면과 육수를 넣어 익혀먹던 소위 서울식 불고기는 정말 졸업식날이나 특별한 날 맛을 볼 수 있었고 귀한 만큼 맛있어서 정말 원 없이 먹어보고 싶던 음식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값이 쌌던 돼지 삼겹살을 고추장 양념에 재웠다가 프라이팬에 볶거나 아니면 연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주시곤 했는데 고추장 돼지불고기를 하는 날에는 온 집안에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고 젓가락을 들고 침을 꼴깍 꼴깍 삼키며 이놈에 고기가 왜 이렇게 안 익지? 하며 한점 먹을라 치면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먹어야 한다는 말에 애를 태우곤 했다.
요즘 부쩍 유명해진 박찬일 셰프가 그의 책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에서(그렇다 난 우선 책 제목이 참 마음에 들고 공감을 한다)에서 "행복했던 기억들이 당신의 식도를 타고 흘러 들어온다"라고 얘기했다.
맞다...
요즘은 어떤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과 관련된 추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김치찌개 한 냄비, 달걀프라이 하나에도 수많은 기억의 편륜들이 묻어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라는 생각이다.
어떻게 먹지? 보다는 뭘 먹을지가 고민이 된 시대, 음식의 절반은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 시대...
돼지고기 한 점을 상추에 싸 입에 넣으며 참 귀한 음식, 참 귀한 행복한 기억이 식도를 타고 흘러내려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