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그리고 개성만두
6월 초순...
아직 여름이 시작도 안됐는데 오늘 낮 기온이 32도 까지 치솟았다.
엊저녁의 숙취가 남아있어 뱃속이 더부룩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삐질 삐질 나와 점심 때가 다가와도 뭘 먹을 생각이 나질 않는 상태인데 연구원장님의 제안으로 부장들과 함께 평양냉면을 먹게 되었다.
곁들이 개성만두와 함께..
만두와 냉면은 아마도 이북 음식의 대표주자가 아닌가 싶다.
평양냉면은 요즘 수요미식회라는 TV프로에서 우래옥과 을밀대 그리고 봉피양 등 유명한 냉면집들을 소개하면서 냉면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봉피양"이 있어 그리로 향했고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2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겨우 테이블을 하나 차지할 수 있었다.
냉면육수에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깊고 개운한 맛이 나는 걸까?
간밤의 숙취와 함께 기분까지도 시원하게 청소를 해주는 그런 기분이 든다.
새삼 옛 선조들의 맛에 대한 세련된 감각에 감탄하게 된다.
평양냉면은 한여름에 더위를 식히며 시원하게 한 그릇 먹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한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고 한다.
냉면 육수는 기름을 잘 걷어낸 육수와 잘 익은 동치미 국물의 조화가 맛의 키포인트이며 동치미 국물은 한겨울에 훨씬 맛이 있기 때문에 겨울 냉면이 제맛이라는 것이다.
"맛없는 것을 음미하는 사람이 일체의 맛에서 담백해질 수 있다"
"축자소언"에 나오는 말이다.
자극적인 맛에 한번 길들여 지면 담백함의 진미를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육수를 들이키며 생각난 말이다.
개성만두는 우리 어머니 개성댁이 해주던 바로 그 만두다.
그래서 나는 개성만두를 안다.
개성만두는 평양만두에 비해 두부와 김치, 고기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고 애호박이나 부추 같은 생야채가 많이 들어가 퍽퍽하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
편수라고도 불렀던 개성식 만두를 초간장에 살짝 찍어먹으며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먹어본지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