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습하고 푹푹 찌는 장마철에는 점심 먹으러 나가는 것도 곤욕입니다.
메뉴를 선택하기도 어렵고 오가는 길에 땀을 빼서 밥을 먹은 건지 전쟁을 하고 온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창밖에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튀김이 땡깁니다.
확실히 비 오는 날에는 기름진 음식이 궁합이 맞는 것 같습니다.
빈대떡이나 모둠전에 막걸리를 마셔도 좋을 것 같고 차가운 생맥주를 한 번에 쭉 마시면 너무 시원할 것 같습니다.
금연한 지 열흘이 좀 지났는데 참 먹고 싶은 게 많아졌습니다. 미각이 되살아 났는지 뭐든지 맛이 있습니다.
오늘 점심은 “오로시까스”입니다.
육즙이 풍부한 두툼한 등심으로 돈까스를 튀겨내고 그 위에 시원한 무즙을 올려 줍니다.
유자 폰즈 소스에 와사비를 적당히 섞어 오로시까스 위에 살살 뿌려준 다음 잘게 채친 양배추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 없이 접시를 비우게 됩니다.
튀긴 음식을 먹었다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미소된장국과 공깃밥까지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싹 다 먹어버렸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땅위로 사우나탕 같은 수증기가 올라갑니다.
지금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시고 있는데 최대한 아껴먹으며 시간을 때워야겠습니다.
( 예술의 전당 앞 "허수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