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노부부가 살고 있는 집을 보면 마루에, 방에 온통 가족들이 담겨있는 액자가 빼곡히 걸려있습니다.
자식과 손주들 사진, 칠순잔치나 애들의 결혼식 사진 그리고 돌아가신 영감님의 젊었을 때 사진까지..
부모님 댁에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화장대와 거실 벽, 어지간한 공간에는 우리 형제와 조카들 그리고 증손주의 액자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사진들을 보며 보고픈 마음을 대신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추억을 곱씹으시는 것이겠지요.
어느 결에 우리 집에도 액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마누라와 연애하던 시절 어딘지 모를 유원지에서 팔짱을 끼고 찍은 아주 촌스런 사진과 딸아이의 결혼식 사진 그리고 한참 이쁜 손주의 사진은 아주 도배가 되어있을 정도입니다.
마누라가 분리수거하는 곳에서 뭔가를 자꾸 집안에 들여놓습니다.
누군가 내다 버린 낡은 나무벤치나 화분 같은 것을 주워 옵니다.
칠을 새로 하여 그런대로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내다 버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지나치게 깔끔을 떨어 콘도에 있는 식기도 쓰지 않던 사람입니다.
침대 시트, 커튼, 쿠션 같은 것들도 전부 다 칙칙한 색깔입니다. 때가 타도 표시가 나지 않는 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하는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난 안 그럴 줄 않았는데 변해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