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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Nov 12. 2018

춘천에서 닭 먹고 가평에서 또 먹고

닭고기를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닭고기를 자주 먹는데 물리지도 않습니다.


지난주에 춘천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일부러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46번 경춘국도로 차를 몰았습니다.

비 내리는 늦가을의 정취가 참 좋더군요.

아시다시피 춘천의 식당의 절반은 닭갈비집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특별히 골라 들어가지 않아도 이제 춘천의 닭갈비는 어느 식당이나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일행과 함께 들어간 닭갈비집에는 여느 식당과 마찬가지로 연예인들의 싸인과 사진들이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닭갈비.

참 맛이 있습니다.

고기도 연하고 간이 적당히 잘 배어있어서 맨입으로 먹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창 밖에 비는 내리고 소주 생각이 간절했지만 오후에 일을 봐야 해서 꾹 참았습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긴 하지만 다음날 오전까지 일이 이어져 1박을 했습니다.


오전에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또 닭고기를 먹었습니다.

이번엔 닭볶음탕입니다.

가평의 조그마한 야산 자락에 자리 잡은 "동기간"이라는 토종닭 집입니다.

수요 미식회에 나와 칭찬을 많이 받은 식당입니다.

정말 그렇게 맛이 있는지 일부러 찾아가 보았습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식당 입구에 관광버스가 서있고 주차장도 차를 댈 대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더군요.

간신히 조그만 방갈로에 자리를 잡고 닭볶음탕을 주문했습니다.

이 집의 닭볶음탕은 국물이 자박자박하지 않고 매운탕처럼 국물이 옅고 밥을 말아먹어도 될 정도로 물을 많이 잡아 끓였더군요.

닭다리 하나가 오리 다리만 합니다. 좋게 얘기하면 쫄깃쫄깃하고 나쁘게 얘기하면 노계를 잡은 것처럼 육질이 질깁니다.

토종닭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먹었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대형 닭공장에서 가공된 어린 양계닭의 맛에 익숙해져 있어서 토종닭의 맛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토종닭은 양계장의 케이지에서 운동도 못하고 자란 닭과는 달리 농가에서 놔기르는 닭을 생각하게 되는데 손님들의 수를 보니 수많은 토종닭을 어디서 매일 구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식당의 마당과 주변 경치가 참 좋습니다.

단풍 한번 제대로 구경 못해본 이번 가을, 여기서 단풍놀이를 하게 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일부러 찾아와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경치가 좋아 그런대로 만족했습니다.


주말에

또 치킨을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교촌치킨이 직원들을 못살게 굴었다는 뉴스가 생각나서 다른 데서 시켜먹었습니다.

점주 아저씨의 잘못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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