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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Dec 31. 2018

선술집 送年會

                                                                                                                                                                                                                                                                                                                                                                       

또 한 해가 속절없이 지나갑니다.


지난주에 저와 함께 社史를 만들던 작가와 조촐하게 송년회를 했습니다.

어찌하다 보니 송년회가 송별회를 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35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社史를 마무리를 하지 못하였지만 지난 1년은 작가에게도 저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함께 취하고 싶었습니다.

어렵사리 방배동 카페골목 후미진 곳에 옛날식 선술집을 찾았습니다.

나무 의자와 탁자 그리고 꾸미지 않은 푸근한 분위기와 맛깔스러운 안주들이 진솔한 얘기들을 풀어놓게 해 주었습니다.

겨울밤은 깊어가고 소주 병수는 자꾸 늘어갔습니다....
술을 마실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는 달리 안주도 골고루 많이 먹었습니다.

헤어질 무렵

작가는 제 손에 선물을 쥐어 주었습니다.

그냥 단순한 작가와 PM의 관계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존경을 하게 되었노라고 말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더군요.


고민을 거듭하여 골랐다고 하며 건네준 선물은 넥타이와 보타이였습니다.
보타이는 나이를 들어도 멋지게 하고 다니라는 의미이고 넥타이는 다시 일을 하게 되면 첫 출근 하는 날 매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선물의 의미가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도 가슴 한편이 싸하고 감동이 왔습니다.

또 이렇게 한 사람과의 인연을 가슴에 묻고 한 해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선술집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며 다닌 수많은 어떤 술집보다 제 기억에 깊게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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