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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an 14. 2019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집에 들렀습니다.

결혼하여 분가한 지 40년이 가까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집"이라고 표현하게 되네요.


어머니가 차려주신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얼마만인가요?
내가 좋아하는 삼겹살 고추장구이를 해주셨습니다.

미리 준비를 해두신 것 같았습니다.


평생 어머니와 아내, 두 여자의 밥을 먹고살았습니다.
두 여자 모두 음식 솜씨가 좋아 지금까지 잘 먹고살았네요.

예쁜 여자와는 3개월, 마음이 고운 여자와는 3년, 요리 잘하는 여자와는 평생을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누라와 여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개성분이시라 음식이 깔끔하고 담백합니다.

아내는 장모님의 영향을 받아 남도음식에 가까워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맛이 깊습니다.
30년 넘게 아내의 음식에 길들여져 있었는데 어머니의 밥을 먹으니 금방 옛 입맛이 살아납니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조개껍질처럼 생긴 마들렌 과자를 한 입 먹는 순간 옛 기억이 피어오릅니다.


어머니가 해주신 고추장 불고기 한 점에 어릴 적 추억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좋아하실 것 같아 조금 오버하며 평소보다 많이 먹었더니 속이 더부룩 하긴 합니다.


그래도 행복한 점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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